스크랩

구간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김도연 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20.00
판매가
$11.0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2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54613422 / 288쪽 145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5,300
  • 19,800
  • 16,920
  • 104,40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쓸쓸한 바람만이 가슴을 쓸고 지나갔다.
더이상 설렘이, 떨림이 없는 길 위에 우두커니 혼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세상은 조금 피곤하고 지루하고 가끔 화가 날 뿐이었다.
그 너머를 향한 꿈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_「바람자루 속에서」 중에서


비애를 감싸안는 특유의 정서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두 세계의 경계를 일시에 무너뜨리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위치를 단단하게 다져온 소설가 김도연이 세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2006년과 2008년 각각 이효석문학상 추천우수작으로 선정된 「꾸꾸루꾸꾸 빨로마」와 「북대」를 비롯하여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생의 고통과 누추함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되 능청스럽게 눙치는 작가의 솜씨는 이번 소설집에서 또한 빛을 발한다. 익숙한 세상의 풍경을 한순간에 전복시켜버리는 폭설처럼 그의 소설은 모든 것의 경계를 지우며 한바탕 꿈과 같은 삶의 진경을 우리들 눈앞에 펼쳐보일 것이다.

부박한 존재를 견디게 하는 환상의 힘

김도연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을 살다가도 어느새 한바탕 환몽으로 빠져든다. 몸이 아파 산속으로 요양을 온 ‘그’에게 옛날 옷을 팔러 다니는 옷장수, 지금은 사라진 체장수가 찾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이미 삼십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옛 연인까지 나타난다.(「꾸꾸루꾸꾸 빨로마」) 심야의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고라니와 멧돼지가 능청스럽게 말을 걸어오는가 하면(「바람자루 속에서」), 달리는 택시 안에서 운전석을 버린 채 다방 아가씨와 사랑을 나누는데도 운전기사 없는 택시는 잘만 달려나간다(「북대」). 꿈속으로 불려나와 말을 걸어오는 누대의 조상들, 동물들은 모두 마음이 불러낸 헛것들이다.
이러한 환영은 종종 아름다움으로 화하여, 깊고 넓은 조화와 화해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했던 허동이의 말년을 이야기하는 「메밀꽃 질 무렵」은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로 대표되는 윗세대가 사라진 현재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 소설의 세계는 “등짐을 지고, 나귀의 방울 소리를 들으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장에서 장으로 갔던 그 고되고 흐뭇한 밤길”에 머무르며 그것들이 사라진 자리를 가만 바라본다.

그렇게 한 세대가 연분홍 꽃그늘 속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하늘이 비를 뿌리지도 않았고 황사를 동반한 강풍이 세상을 뒤흔들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평소 말대로 무섭고 기막힌 밤을 지나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 어디쯤에서 꽃이 피었다가 작은 열매를 남기고 떨어지는 것뿐이었다. 인생은 그런 것이었다. _「메밀꽃 질 무렵」 중에서

“왜 이렇게 된 거지?”
‘불안해’에서 이상한 ‘행복해’로 건너오는 동안의 일……


끝도 없이 눈이 내리는 풍경은 김도연 소설의 인장과도 같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인물은 눈 내리는 공간에 놓여 있지 않더라도 마치 깊은 겨울밤 폭설 내린 산골에 갇혀 있는 듯 보인다. 그 막막한 고독의 공간 속에서 오래전 헤어진 옛 연인을 다시 찾아 “안타까운 시간의 파편들로 조합된 듯한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옛날과 조금도 다름없게 복원시키려는 듯 어루만”지기도 하지만, 그 안타까운 몸짓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미 “이러다 어느 날 (……) 아무렇지 않게 헤어지”게 되리라는 사실을 예감한다.(「이별전후사의 재인식」) 그것은 20세기가 끝나가는 동안 느꼈던 ‘불안해’에서 현재의 “이상한 ‘행복해’”로 건너오는 사이, “마침내 그녀와 그의 기억이 거의 다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래오래 타오를 것이라 믿었던 무언가가 잠깐 불꽃을 피웠다가 사그라드는 모습을 응시하는 작가의 시선에선 회한만이 아닌 어떤 순정마저 느껴진다.
붙잡을 수 없었던 떠나간 사랑과 그 마음과 함께 사라진 옛 시간들. 김도연 소설의 인물들은 기억과 꿈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을 한자리로 불러모은다. 그리고 그것은 곧 고독한 존재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저자 소개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마치고 춘천으로 갔다. 속칭 '뺑뺑이'라는 걸 돌려 춘천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낯선 도시에서의 고등학교 생활은 조금 우울했다. 늦게 찾아온 사춘기와 안개처럼 몰려드는 고독 속에서 점점 말을 잃어갔던 날들이었다. 대학은 국문과로 가고 싶었는데 막상 불문학과 강의실에 앉아 있었다. 프랑스 소설들을 조금씩 훔쳐보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소설가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대학 재학시절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돌, 구르는 소리》로 당선 됐다(1991년). 휴전선에서 근무하는 병사의 이야기다. 대학을 졸업하고 수원에서 살았다. 수원 화성을 따라 걸으며 소설을 꿈꿨다. 그곳에서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1996년). 대학시절에 썼던 소설을 고쳐 쓴 것인데 최루탄 분분히 날렸던 80년대 검문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여전히 추위는 가시지 않았고 수원 생활도 정리해야만 했다. 
춘천에서 잠시 머물다가 2000년 1월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도 역시 엄동설한의 겨울이었다. 고향에 새로 생긴 작은 도서관에 앉아 추위를 달래며 책을 넘기고 소설을 끼적거렸다. 소설에 대한 꿈을 이제 그만 포기할까 고민하며 집과 도서관을 오가고 있던 차에 신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밤중에 당선 소식을 알려주는 게 믿어지지 않았는데 휴대폰을 잡은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게 바로 2000년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당선 소식을 알리는 중앙일보 문화부기자의 전화였다. 추위가 조금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부터 게으르게 소설을 쓰며 지금까지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십오야월》,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삼십 년 뒤에 쓰는 반성문》, 《아흔아홉》, 《산토끼 사냥》, 산문집 《눈 이야기》,  《영嶺》이 있다. 
이 중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목차

꾸꾸루꾸꾸 빨로마……『21세기문학』 2005년 가을
떡―병점댁의 긴 하루……『문학들』 2008년 봄
메밀꽃 질 무렵……문장 웹진 2006년 6월
바람자루 속에서……『현대문학』 2009년 2월
북대……『좋은소설』 2007년 여름
사람 살려!……『현대문학』 2007년 6월
이별전후사의 재인식―그녀와 그의 연평해전, 그리고 즐거운 트위스트……『문학동네』 2008년 봄
저 언덕으로 건너가네……『시에』 2006년 가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