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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저 | 김난주 역 | 재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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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982414 / 44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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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참을 수 없이 격정적이고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온다 리쿠 최고의 판타스틱 미스터리! “이곳은 악의로 가득 차 있어.”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고풍스럽고 호화로운 호텔. 매년 늦가을 이곳에서는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올해도 수십 명의 손님이 초대받아 모여든 가운데, 어두운 비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 자매의 친척과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는다. 만찬 석상에서 주빈인 세 자매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참을 수 없이 격정적이고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온다 리쿠 최고의 판타스틱 미스터리! “이곳은 악의로 가득 차 있어.”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고풍스럽고 호화로운 호텔. 매년 늦가을 이곳에서는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올해도 수십 명의 손님이 초대받아 모여든 가운데, 어두운 비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 자매의 친척과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는다. 만찬 석상에서 주빈인 세 자매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그 이야기의 끔찍함과 잔인함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 무언지 모를 불길한 기운이 호텔을 뒤덮은 가운데, 어느 날 아침 중앙 계단의 층계참에 놓인 거대한 괘종시계가 넘어져 세 자매 중 둘째인 니카코가 깔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온다 리쿠 식 본격 미스터리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별책 문예춘추』에 지난 2003년 5월부터 2004년 3월까지 총 6회에 걸쳐 연재된 장편소설로, 온다 리쿠에게는 스물여섯 번째 작품이다. 지난 1992년 데뷔한 이래 판타지와 호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걸작을 남겨 온 온다 리쿠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어느 소설에서도 볼 수 없었던 매우 드라마틱하며 광기 어린, 그러면서도 고딕풍의 섬찟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문체로 우리를 본격 미스터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기억, 그 모호함에 대하여 온다 리쿠가 책 뒷부분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녀는 이 소설의 제목을 19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하인리히 빌헬름 에른스트가 작곡한 동명의 연주곡에서 빌려 왔다. 이 곡은 하나의 테마가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는 음악으로, 이 곡과 마찬가지로 소설도 하나의 스토리가 각기 다른 화자(話者)에 의해 제1변주에서 제6변주까지 되풀이되면서 그 내용이 조금씩 변질되어 간다. 즉, 첫 장인 제1변주에서 일어난 사건이 뒤의 제2변주에 가서 다른 화자가 말할 때는 이미 지워지고 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독자들은 과연 이 소설에서 일어난 일은 무엇이고 일어나지 않는 일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며 소설 속의 인물들과 자기 자신의 기억에 의심을 품게 된다. 닫힌 공간, 그러나 닫히지 않는 이야기 그러나 이렇게 기억에 계속 변질되어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본격 미스터리 소설로써는 치명적인 결함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모름지기 본격 미스터리라는 것은 곧 모호한 기억을 해명하는 과정이며, 기억의 해명이 대단원으로 연결되면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것이 그 전형적인 작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이러한 닫힌 형식을 거부하고 끝까지 이야기를 완결되지 않는 구조로 열어 놓는다. 이 소설은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기 때문에 등장인물 모두가 한 번씩은 제3자의 묘사를 거치게 되고, 그럼으로써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숨김없이 전달한다. 이것은 바꿔 말해 등장인물 중에서 특례로 인정되는 숨겨진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미스터리 소설 대부분이 등장인물의 특례를 이용한 속임수를 까발림으로써 충격과 반전을 독자들에게 선사해 온 것과는 달리 온다 리쿠는 미스터리의 그러한 상투적인 작법을 거부한다. 사실 온다 리쿠는 이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 작품이 문예춘추사 80주년 기념 출판 사업의 하나로 2002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본격 미스터리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수록될 것을 의식하고 썼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온다 리쿠가 ‘본격 미스터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소설의 무대는 국립공원인 산의 정상에 있는 정통 영국식의 호화로운 호텔. 층계참에 우뚝 선 거대한 괘종시계가 손님들을 내려다보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이곳에 주인공 자매가 초대한 손님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겨울을 재촉하며 내리던 비는 눈보라가 되어 휘몰아친다. 그 광경을 본 등장인물 한 명이 이렇게 말한다. “이제 폭풍의 산장이 되었잖아, 피의 비가 내릴 거야.” 폭풍의 산장. 본격 미스터리 팬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것은 이른바 ‘클로즈드 서클’ 즉, 외부로부터 고립된 상황의 전형적인 예이다. 온다 리쿠의 소설에는 시·공간적인 클로즈드 서클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온다 리쿠는 ‘클로즈드 서클’을 자신의 본격 미스터리 서술 방식으로 채용한 듯하다. 그리고 이것은 다분히 애거사 크리스티의 영향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것은 클로즈드 서클 타입의 대표적인 소설이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점 외에도 온다 리쿠가 인터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가로 애거사 크리스티를 꼽은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름의 마지막 장미』 제1변주에 “크리스티 소설에 나오는 벨기에 사람 같아. 왜, 그 탐정 있잖아.”라는 주인공의 대사가 나오는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남음이 있다.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닫히지 않는 이야기, 이것이야말로 온다 리쿠식 본격 미스터리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비일상적인 공간과 비일상적인 시간이 교차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 속으로 독자들을 숨 가쁘게 몰고 가는 판타스틱 미스터리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본격 미스터리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그 상투성과 전형성을 거부하며 온다 리쿠 특유의 몽환적인 아름다움과 노스탤지어까지 담아낸 작품으로, 미스터리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보석과도 같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저자 소개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집필, 1992년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여섯 번째 사요코』로 문단에 데뷔했다.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제2회 서점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일본의 대표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무려 12년에 걸친 구상과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 『꿀벌과 천둥』을 출간, 일본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가장 아름답게 그렸다고 평가받은 이 작품은 2017년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역사적인 첫 동시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밤의 피크닉』 이후 12년 만에 또 한 번 서점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상 최초로 서점대상 1위에 두 번 오른 작가가 되었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는 온다 리쿠는 지금껏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60여 편이 훌쩍 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국과 일본 독자들에게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역자 소개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쇼와여자대학(昭和女子大学)에서 일본 근대 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신기한 돈(ふしぎなお金)』『사각형의 역사(四角形の歴史)』『냉정과 열정 사이: 로소(冷靜と情熱のあいだ: Rosso)』 『키친(キッチン)』『박사가 사랑한 수식(博士の愛した數式)』『겐지 이야기(源氏物語)』『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별을 담은 배(ほしぼしのふね)』『신참자(新參者)』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 괘종시계는 관을 닮았다.
서양의 그림책에서는 관이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경우가 흔했던 것 같다. 드라큘라도 지하실 벽에 세워둔 관 속에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잠잔다.
그 시계는 로비의 정면 층계참 한가운데 서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층계참을 지나 두 갈래로 갈라지기 바로 전 위치에서 계단을 좌우로 양분하는 역할을 한다.
높이가 족히 2미터는 될 만큼 웅장하고, 꼼꼼하게 니스를 칠한 붉은색 나무는 지금도 다가오는 손님의 모습이 비칠 만큼 반들반들하다. 과연 이 정도 크기면 일곱 마리 염소 중 막내가 숨어들 여유가 충분하다.
유리문에는 빛을 잃은 금색 글자로 ‘1969년 사와타리 정공 주식회사 기증’이라고 쓰여 있다. 이 호텔의 소유주와 같은 성씨이다.
괘종시계가 이렇게 자주 울리는 것이었던가.
소리 없이 흔들리는 진자가 또박또박 때를 새기다가 매시 30분에 한 번, 그리고 정시에는 숫자판의 수만큼 우직하게 시간을 알린다.
인기척 없는 복도를 지날 때나 메인 다이닝에서 식사를 할 때에도, 내 존재를 잊지 말라는 듯이 땡, 길게 꼬리를 늘어뜨린 그 소리가 들리면 몸이 움찔한다. 나는 이 시계가 이 호텔의 중심에 서서 묵고 있는 손님들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견딜 수가 없다.

세 여자는 공범자 같은 표정으로 눈길을 주고받는다.
순간적으로 누가 주역을 맡을지 정해진다. 이번에는 미즈코인 듯하다.
미즈코의 눈빛이 먼 곳을 바라보는 듯 아득해진다.
“그곳에만 햇빛이 찬란하게 쏟아지고 있었어. 환한 가을 햇살. 쓰러진 고목이 있고, 거기에 하얀 덩어리가 있었지. 마치 하얀 솜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였어. 우리는 어리둥절해서 그저 보고만 있었지. 그러다 다가갔어.”
미즈코는 궁금증을 부추기듯 잠시 뜸을 들였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하얀 덩어리가 움직이는 거야. 우리는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 쳤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 하얀 덩어리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거야.”
미즈코는 시선을 위로 올렸다.
“그건, 무수한 나비 떼였어. 앉아 있던 나비가 우리들이 다가오자 날아 오른 거였지. 그리고 나비가 있던 곳에…….”
미즈코가 모두를 둘러보았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어. 쓰러진 고목에 뭐가 휘감겨 있었어. 그런데 조금 더 다가가 보니까 검은 머리카락이 보이는 거야. 지금 보이는 게 머리카락이라는 걸 아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지. 그리고 체크무늬 셔츠와 검은 바지도 보였어.”
미즈코가 볼에 손을 대었다.
“얼마나 끔찍하던지! 그건 사람의 시체였어. 게다가 시체가 좀 묘했어. 백골이 되기 전,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말린 생선 같은 상태였다고 할까. 어머나, 식사하는 중인데 미안하네. 그리고 도처에 돋은 새싹이 쓰러진 고목과 어우러져 한 몸이 된 듯한 느낌이었어. 나비가 그 몸을 감싸고 있었던 거지. 왜 그랬을까, 체액이라도 빨아먹고 있었던 걸까? 그건 지금도 모르겠네. 그리고 우리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어. 뛰고, 뛰고, 또 뛰었지.”
(/ 본문 중에서)

목차

목차
주제
제 1 변주
제 2 변주
제 3 변주
제 4 변주
제 5 변주
제 6 변주
작가 후기―두 마리앙바드 사이에서
푸근하고 은밀한 온다 리쿠―스기에 마쓰코이
온다 리쿠 스페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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