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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 세계문학전집 42

원제 : Die Aufzeichnungen des Malte Laurids Brigge
시리즈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8]

R. M. 릴케 저 | 민음사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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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5370 / 312쪽 152 x 22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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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875년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하사관에서 장교로 입신하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와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소녀 취향을 갖고 있던 어머니 사이에서 일곱 살 때까지 여자아이로 길러졌다가 1886년 아버지에 의해 육군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참담한 시련의 시기로 묘사되고 있는 이 시절에 릴케는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시들은 주로 감상적이고 미숙한 연애시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이러한 경향은 1896년 살로메와의 만남을 통해 크게 선회하게 된다. 특히 두 번에 걸친 러시아 여행과 스위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각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깊은 정신적 영감을 바탕으로 초기시의 대표작 '기도시집'이 완성되었다. 그 밖에도 브릅스베데의 화가촌에서 하인리히 포겔러와의 만남, 1902년 파리 방문을 통한 로댕과의 만남은 '형상시집', '말테의 수기'의 집필 동기가 되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씌어진 '신시집'은 사물시의 결정으로서 로댕과의 만남에서 얻은 조형 예술 세계 체험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체류와 제1차 세계대전의 체험, 아프리카와 에스파냐 등지의 여행은 릴케 말년의 역작인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이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 녹아들어 죽음으로써 삶을 완성하는 존재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사람과 사물, 풍경과 만남에서 그 내면을 응시하여 본질을 이끌어내고자 한 그의 글쓰기는 20세기 독일 현대 작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1926년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책 속에서

우습다. 나 브리게는 스물여덟 살이나 되었는데, 아무도 나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이 여기 내 작은 방 구석에 앉아 있다. 여기에 앉아 있는데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닌 이 존재가 생각하기 시작한다. 회색빛 파리의 오후에 6층 방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이 현실적이고 중요한 것을 한번도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도 그리고 말해 보지도 못한 일이 가능할까라고. 인간이 보고 생각하고 글로 쓰기에 수천 년의 시간 여유를 갖고 있었으나 이 수천 년을 마치 학생이 버터를 바른 빵과 사과를 먹는 학교의 휴식 시간처럼 흘려보내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은 많은 발명과 진보, 문화, 종교 그리고 세계에 대한 예지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표면에 머물러 있는 게 가능할까? 약간의 가치가 있는 이 표면조차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밋밋한 천을 씌워서 그것이 마치 여름 휴가철 응접실 가구처럼 보이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중략...)
이 모든 인간들이 결코 있지도 않았던 지나간 일을 정말 정확하게 안다는 게 있을 수 있을까? 모든 현실의 일들이 아무 의미도 없고, 그들의 인생은 마치 텅 빈 방에 있는 시계처럼, 어떤 것과도 연관 없이 그저 흘러가 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중략...)
이런 불안한 생각을 가졌던 사람은 아무라도, 하지 못한 일 중에서 무엇인가를 조금이라도 하기 시작해야 한다. 아무라도 좋다. 전혀 적임자가 아니라도 좋다. 이 젊고 보잘것없는 외국인 브리게는 6층 방에 앉아서 낮이나 밤이나 글을 써야만 할 것이다. 그래, 그는 써야만 한다. 그것이 그의 종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p.35-37)

목차

제1부
제2부

작품 해설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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