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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

원제 : Geschichten vom lieben Gott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 | 송영택 역 | 문예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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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1010848 / 176쪽 210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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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에 실린 릴케의 단편들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동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릴케는 하느님의 사랑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바라며 이 단편을 지었다. 그러나 릴케의 하느님은 기독교의 ‘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릴케는 인간의 참된 모습이 신에 의해 규정되었다기보다,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자기 성찰이 인간을 새롭게 변하게 한다고 보았다. 이는 하느님이 지상의 모든 사물에 내재하고 있고, 우리가 내재한 신의 사랑을 발견할 때 새롭게 피어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범신론적 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릴케의 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우리가 항상 신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알려주고, 그 사랑을 발견하고 인정할 때 새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 리뷰

근대 언어예술의 거장 릴케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선으로 그려낸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존재하는 하느님 이야기 섬세한 심리 묘사와 예리한 관찰력으로 20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존재하는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답고 언어로 풀어낸 《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가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선 126번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은 릴케가 러시아 여행에서 얻은 수확이다. 그 영향으로 러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체험의 흔적이 곳곳에 담겨 있다. 각각의 단편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동화 형식을 취하고 있어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선입견 없이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바라고 있다. 릴케가 이 단편집에 실은 열세 편의 단편들은 그 하나하나가 하느님이라는 하나의 실로 연결되어 있으며, 작품 곳곳에 하느님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하느님은 기독교 세계관에서 이야기되는 ‘신’에 대한 이해를 벗어난다. 릴케는 인간의 참된 모습이 신에 의해 규정되었다기보다,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모습이 언제나 변화하고 새롭게 생성된다고 바라보고 있으며, 가난하지만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에게서 인간의 참모습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릴케의 생각은 하느님은 어디까지나 이 지상의 사물들에 내재하므로 이윽고 그 사물들 속에서 날이 새듯이 피어오른다고 생각하는 범신론 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고 가난하지만 소박한 삶을 사는 인물들이다. 릴케는 가난한 삶을 단순히 물질적인 궁핍으로 묘사하지 않고, 거짓과 욕심을 벗어나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삶의 참다운 모습으로 바라본다. 삶을 바라보는 릴케의 예술가적 시선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소중함과 함께 언제나 내적 성숙을 위해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 소개

1875년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하사관에서 장교로 입신하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와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소녀 취향을 갖고 있던 어머니 사이에서 일곱 살 때까지 여자아이로 길러졌다가 1886년 아버지에 의해 육군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참담한 시련의 시기로 묘사되고 있는 이 시절에 릴케는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시들은 주로 감상적이고 미숙한 연애시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이러한 경향은 1896년 살로메와의 만남을 통해 크게 선회하게 된다. 특히 두 번에 걸친 러시아 여행과 스위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각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깊은 정신적 영감을 바탕으로 초기시의 대표작 '기도시집'이 완성되었다. 그 밖에도 브릅스베데의 화가촌에서 하인리히 포겔러와의 만남, 1902년 파리 방문을 통한 로댕과의 만남은 '형상시집', '말테의 수기'의 집필 동기가 되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씌어진 '신시집'은 사물시의 결정으로서 로댕과의 만남에서 얻은 조형 예술 세계 체험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체류와 제1차 세계대전의 체험, 아프리카와 에스파냐 등지의 여행은 릴케 말년의 역작인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이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 녹아들어 죽음으로써 삶을 완성하는 존재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사람과 사물, 풍경과 만남에서 그 내면을 응시하여 본질을 이끌어내고자 한 그의 글쓰기는 20세기 독일 현대 작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1926년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하고, 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은 작품으로는 시집 《너와 나의 목숨을 위하여》가 있고, 옮긴 작품으로는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릴케 《말테의 수기》, 《어느 시인의 고백》, 헤세 《데미안》, 《게르트루트》, 《지와 사랑》,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시집》, 힐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쇼펜하우어 《삶과 죽음의 번뇌》, 레마르크 《개선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 하느님은 완전히 숙달된 두 손에게 나머지 작업을 맡겼습니다. 인간이 과연 어떤 솜씨로 만들어졌는지 내심으로 몹시 알고 싶었으나,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먼 지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제는 지상에서 작은 잎사귀 하나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으로서는 이렇게 잇달아 불행이 계속된 후라서, 하다못해 사소한 기쁨이라도 맛보고 싶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두 손을 향해, 인간에게 숨을 불어넣기 전에 먼저 자기에게 그 만듦새를 보여달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몇 번이나,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다 됐니?’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대답은 없고, 대답 대신 손이 무언가 빚는 소리만 들릴 뿐이어서 하느님은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거무스레한 이상한 것이 공중을 누비며 떨어져 내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방향으로 보아 가까이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하느님은 손을 불렀습니다. 손은 둘 다 흙투성이가 되어, 화끈 달아오른 채 부들부들 떨며 나타났습니다. (15쪽)

■ 포르타 로마나라는 성문 앞에서 미켈란젤로는 문득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양쪽에 즐비한 집들이 마치 양팔처럼 그에게로 뻗어 오더니 순식간에 그를 붙잡아서 거리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나아감에 따라 길은 점점 좁아지고 차츰 어두워졌습니다. 간신히 집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가 되어서야 미켈란젤로는 자기가 수수께끼의 손에 붙잡혀서 벗어날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큰 방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서 그가 언제나 글을 쓰는 방으로 달아났습니다. 그곳은 길이가 두 발짝 정도밖에 되지 않고 천장이 낮은 작은 방입니다. 주위의 벽이 그에게로 덮쳐들었습니다. 그의 거구와 싸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미켈란젤로는 가만히 그것을 감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몸을 움츠려서 주위의 벽이 하는 대로 내맡겼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겸허한 마음이 솟아나고, 어떻게 하든 작아지고 싶다는 욕망마저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입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미켈란젤로, 네 속에 있는 것은 누구인가?’ 비좁은 방에 웅크리고 있던 사나이는 이마를 무겁게 두 손 안에 묻으며 나직이 대답했습니다. ‘하느님, 다름 아닌 당신입니다.’ (94~95쪽)

■ 나는 외투를 입고 친구 에발트를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책을, 물론 헌책이었지만, 읽느라고 늦어져서 그만 날이 저물고 말았다. 마치 러시아에 봄이 찾아드는 것처럼 순식간의 일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방 구석구석까지도 환하게 보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저녁 어스름밖에 보이지 않는 척하고 있다. 그곳에 커다란 검은 꽃이 피어나고, 그 비로드 같은 꽃받침 둘레가 잠자리 날개처럼 반짝거렸다. (142쪽)

목차

하느님의 손에 대한 이야기
미지의 사람
하느님은 왜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기를 바라는가
러시아에 어떻게 배신이 찾아왔는가
티모페이 노인은 어떻게 하여 노래하며 세상을 떠났나
정의의 노래
베네치아의 유대인 거리에 있었던 정경(情景)
돌에 귀 기울이는 사람
골무가 하느님이 된 이야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필자 불명의 추기(追記)
절실한 필요에서 생긴 협회
거지와 자존심이 센 소녀
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
작품 해설 - 근대 언어예술의 거장
R. M. 릴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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