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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거라 네 슬픔아-개정3판

신경숙 저 | 현대문학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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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2738 / 249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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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5분 후에 저 거리는 빗소리로 가득 찰 것이다. 사진작가 구본창의 카메라에 비추어진 인물과 사물과 정경들을 소설가 신경숙의 섬세한 사색과 소소한 추억을 담은 글과 함께 담은 사진에세이집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필체, 그리고 구본창의 예술적인 교감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어우러져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스물두 살 되던 해인 1985년 중편 「겨울우화」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풍금이 있던 자리』 『깊은 슬픔』 『외딴방』 등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잇달아 출간하며 신경숙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 상징과 은유가 풍부한 울림이 큰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온 그는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출간하면서 한국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했다. 31개국에 판권이 팔린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의 문학전문 출판사인 크노프사에서 출간되어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이 선정한 ‘올해의 책 베스트 10’(문학 부문)에 선정되었고, 각국 언론의 호평 속에 이례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을 모은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일본 작가 쓰시마 유코와의 서간집인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외딴방』이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 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Prix de l’naperCu)’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무엇이든 아름다움은 사람을 혼나게 한다. 닿을 수 없는데 가 닿고 싶은 욕망 때문에 가슴이 또 한번 데일 것 같은 것이다. 처음부터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지 않은 어머니 앞에서 나는 아름다운 것들은 어머니 생애에서는 쓰잘데기 없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였다.(중략) 자식이 아닌 다음에는 뭣을 봐도 감탄하는 바가 별로 없는 어머니는 연꽃을 좋아했다. 향기 나고 자태 고운 꽃일수록 어머니 앞에서는 먹지도 못하는 것에 불과했으나 연꽃 앞에서 어머니는 눈이 시어지는지 눈꼬리가 가느스름해지곤 했다. 물 위에 떠 있듯 피어 있는 모습이 신기한지 오랫동안 그 앞에 머물곤 했다. 그때의 어머니는 내 어머니가 아니고 그녀인 듯했다. 연꽃 앞에서의 어머니는 양수 속의 태아가 된 듯도 하고 소녀가 된 듯도 했다. 뺨이 발그레한 처녀로 돌아간 듯 목소리를 낮추고 수줍게 웃기도 했다. 어머니도 연약하고 흔들리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던 때는 연꽃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손수 수의를 마련해놓은 생의 끝자락에 가 있는 어머니인데도 연꽃 앞에서는 어머니를 위해 절을 해주었을 어머니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눈빛이었다.
어머니에게 이 꽃을 드리고 싶다.
-<이 꽃을 어머니에게>중에서


우리는 폐쇄된 호텔에 어둠이 깃드는 걸 가끔 쳐다보며 식당에 마주앉아 전복죽을 먹었다. 처녀가 자전거 뒤에 나를 태웠다. 우리는 낯선 마을을 한 바퀴 빙 돈 다음에 호텔로 돌아왔다. 잠결에 깨어보니 처녀가 내 쪽을 향해 얼굴을 두고 자고 있었다. 눈코입이 반듯하고 이마가 깨끗한 처녀였다. 얼굴을 한번 만져보려다가 그만두었다. 타자를 향한 그리움이 닿아서였을까. 그곳에 온 후로 가장 깊은 잠을 잤다.(중략) 처녀가 누워 있던 잠자리의 베개와 시트들이 구겨진 채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아직 거기에 누군가 누워 있기라도 한 듯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걸터앉았다. 그 한순간의 고요. 바깥에서였는지 안에서였는지 다른 기척이 났을 때까지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 순간엔 어떠한 비의도 머물지 않았다. 무엇인가를 피하고 싶은 생각도 무엇인가를 건설하고 싶은 욕망도 없이 마음이 텅 비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르는 것과 한순간 합쳐지는 기분이었다.
그날, 바다에 나가지 않고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침대 밑에서 가방을 꺼내 짐을 쌌다.
-<침대와 베개>중에서

목차

목차
1부
이 꽃을 어머니에게
자거라, 네 슬픔아
물이 나오지 않는 왕궁에서
저, 아까운 비!
너는 거기 왜 가니?
보리밭 속에 숨어 있는 것들
저 남자를 방해해선 안 된다
노을
매혹당한 뒤에
질?주하는 것들
비 오기 전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2부
길을 잃고 든 생각
담배에 대한 생각
돌마바흐체 궁전에 대한 생각
책상에 대한 생각
개밥 줘야 된다야
귀룽나무 아래서
옥수수, 감자
피아노 배우는 남자
3부
모자
여름바다
새
새벽 버스정류장
별을 찾아서
서례 이모
묘지 앞에서의 입맞춤
숨어 있는 나무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지 모르는 그때조차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 홀로
할머니들
백미러 속 풍경
손
발톱일랑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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