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8일 오늘의 책
가키야 미우 | 지금이책 | 2019.02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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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위기 시대의 발칙한 상상력 “국가가 나의 결혼 상대를 결정해준다?” 저출생 대책으로 미혼 남녀에게 결혼 상대를 배정해주는 ‘추첨맞선결혼법’이 일본 의회에서 가결되었다. 25세에서 35세까지의 미혼 남녀는 국가가 주도하는 맞선에 응해야 한다.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2회까지는 거절할 수 있지만, 3회까지 모두 거절할 경우 테러대책 활동 후방지원대, 이른바 테러박멸대에서 2년간 복무해야 한다. 야당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
“국가가 나의 결혼 상대를 정해준다?” 제목 다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문장입니다. 아무리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고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서 각종 대책이 만들어진다지만 세상에나 어떻게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강제로 맞선을 보고, 결혼하라는 제도입니다. 책의 설정을 봤을 때, 딱 ‘일본답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초고령화, 초초초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는 일본에서 저출산 문제는 진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라고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인구가 현격히 줄어들어 연금을 지탱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었고, 경제적으로 모두가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니 이젠 기업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젊은 사람들이 일본 쪽으로 취업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런 나라에서 저출산의 문제는 떨어진 기혼율을 먼저 올리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나 봐요. 기혼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나온 생각 중 하나가 강제로 맞선을 보게 하는 것이죠. 작가는 강제 맞선 결혼이라는 기막힌 생각을 소설이라는 공간을 빌려 현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결혼 적령기의 사람 중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대상이 됩니다. 너무 동떨어지면 안 되기에 비슷한 지역으로 한정합니다. 기준은 등록 거주지입니다. 대상자는 단 하나의 희망 사항을 적어서 담당국에 제출합니다. 담당국에서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 무작위로 짝을 지어 대상자들에게 통보합니다. 국가 정책이기에 강력한 강제성이 있으며, 벌칙으로는 대테러박멸대에서 2년간 복무하는 것입니다.
벌칙조항을 보고선 코웃음이 났죠. 개인적으로 ‘자기만족추구’하는 편이라서 까짓것 군대 2년 복무하고 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본은 입대하면 월급도 많이 나오겠다, 전역 후에 스펙이 하나 생기고, 직업군인으로 입대하는 게 아니니까 상대적으로 훈련 강도도 낮을 테고, 또 2년이란 시간 동안 아무 걱정 없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되겠다 얼마나 좋아요. 전쟁 국가도 아니고 겨우 테러 지원이니까 군에서 의문사할 일도 없을 테니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입대하는 일도 있겠다 생각을 했어요.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일인데 강제로 맞선봤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평생 하는 것보다는 2년이란 시간을 버는 게 더 좋겠다는 판단이죠. 또 3번의 기회 중에서 어쩌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도 있으니 이상하지만 괜찮겠네 싶은 생각도 했죠.
작가는 소설 속에서 어떻게 현실로 만들었을까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어가면서 제 생각도 많이 변했습니다. 우선 ‘대테러박멸대’에 입대하는 것은 그 사회에서 ‘공포’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지원부대라고 해도 엄청난 악명을 가진 곳으로 설정을 했나 봐요. 국내에서는 특수부대 병사로 전역하면 더 고생했다고 알아주긴 하는데 전역 후에는 뭐 그냥 다 같은 아저씨일 뿐이죠.
책에 등장인물들은 다양합니다. 직접 대상자가 되는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 그중에서 네 사람이 주인공쯤 되는 것 같네요. 시골에 엄마와 둘이서 살고 있고, 직업은 간호사인 여자. 도시에 살고, 사회에서 꽤 유명한 디자이너 엄마, 교수 아빠를 둔, 직업은 여행사 가이드를 하는 남자. 아빠는 중견기업 창업주, 엄마는 가정주부, 할머니 인맥으로 방송사에 입사해서 라디오국에서 엽서를 분류하는 일을 하는 여자. 특이사항으로는 가이드 남자와 사귀는 사이. 마지막으로는 공과대학을 나와 수십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결국 중소기업쯤 되는 곳에서 일하는 평생 여자 한번 없던 남자. 무작위 맞선을 통해서 서로가 얽혀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아주 간단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성을 만나고 고민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이성을 만나고 고민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며 그러다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하더라고 매일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살다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습니다. ‘행복한 이유는 비슷하지만 불행한 이유는 저마다 있다’라는 톨스토이의 유명한 문장처럼 말이죠. 그리고 꼭 결혼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저출산 대책으로 황당한 아이디어를 냈지만 결국 시행 몇 년 만에 법안이 폐지되죠. 감당 못할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공포로 자리 잡았던 대테러박멸대에 감당하지 못 할 만큼의 사람들이 입대했고, 여러 이유로 맞선 제도에서 예외를 인정하면서 대상자도 줄어들고, 제도를 악용하는 여러 방법들도 생기면서 폐지가 결정됩니다. 짧은 시행 기간에 대상자인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까요. 책은 법안이 폐지되고 나서의 이야기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인생
비록 강제적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정말 정신없이 사람을 만났고, 진지하게 결혼과 연애에 대해서 생각했던 인물들이 성장했습니다.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 것이죠. 각자가 있어야 할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 그 선택에 또 여러 고민이 되겠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고민하고 답을 내리는 선택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그 당연한 삶의 진리를, 희망이 없이 일상에 매몰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chbjjang '님은?
정규직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비정규직 5년차 직장인으로, 간서치 이덕무를 흠모하며 매일 2시간 책읽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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