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7일 오늘의 책
김혜나 | 광화문글방 | 2016.10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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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제4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알바여도 괜찮아, 꿈이 있다면....! 소설가로서 불투명한 미래, 그러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혜나 작가의 자전적 소설!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한 제4회 수림문학상 당선작인 김혜나의 장편소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가 출간됐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는 명문대 대학원에서 연구 보조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스물다섯 살 여성을 화자로 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지방대 문...
“치밀하고 질깃질깃하며 집요한 이야기의 그물로 포박한 '지금 이 자리, 나의 옆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소설가 성석제)
김혜나는 치밀하고 집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작가다. 그녀의 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 읽고 싶다. 그녀의 문체는 경쾌하면서도 자신에 대해 깊이 탐구한 흔적이 엿보인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는 2030 세대, 아니 전 연령을 막론한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주인공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다 부족한데 무언가 괜찮은" 소설을 쓰고 싶은 작가지망생이다.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해온 그녀는 어느날 대학교 연구실에서 일하게 됐다. 명색은 교수의 연구보조원이지만, 경리라고 보아도 무방한 일이다. 헌데 막상 자리에 앉고보니, 책상에 놓인 전화기가 골드스타 브랜드인 거다. 배우 ‘송중기’가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서술로 보아 소설의 배경은 2010년대로 짐작된다.
* 금성사(金星社, Goldstar)는 1958년에 LG그룹 창업주 구인회가 설립한 전자 회사였다. 이 회사는 1995년에 LG전자와 LG산전으로 분리되었고, 1995년 3월 1일 부로 LG전자로 이름이 바뀌었다. LG전자의 전자제품 중 일부는 1997년까지 금성사 브랜드가 붙어있었다. (출처- 위키백과 '금성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전화기를 바꾸지만, 골드스타 전화기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주인공의 곁에 존재한다. 그리고 과거의 화자와 현재의 화자를 만나게 해주어 내면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골드스타 전화기는 이야기의 중심축이자, 화자의 과거사라 이해해도 무방하다. 주인공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면 그가 꽤나 격렬한 시절을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과거를 살아온 주인공이 조심스럽게 꺼냈던 말이 있다.
아, 저기, 그러니까...... 프라하는 말이죠. 카프카가 늘 떠나고 싶어 했지만 평생 떠나지 못한 도시래요. 그래서인지 저도 꼭 한 번쯤 체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프라하의 그 무엇이 카프카를 그렇게 붙잡았던 것인지, 그곳에 가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본문 중에서)
주인공은 카프카가 프라하를 떠나지 못했던 점을 의아해하면서,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 왜일까? 짐작컨대 그녀는 해답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주인공은 소설을 놓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아르바이트를 전전해가며 글을 쓰고 있었고, 소재를 찾고 있었다. 소설이 삶을 궁핍하고 힘들게 만들고, 소설만 놓으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빤히 알면서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왜 놓지 못하는가’에 대해 궁금했을 것이다. 그래서 카프카의 삶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궁금했던 것이다. 카프카가 프라하를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어쩌면 화자가 소설을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되어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주인공은 끝내 해답을 구하지 못한다. 다만 골드스타 전화기를 통해 중학교 3학년 때 남겨놓은 자신의 사서함에 장문의 이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자신이 여태 소설을 놓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이 있을 수도 있고, 현재의 삶에 대한 한탄일 수도 있다.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먼 우주로 뻗어나가 기나긴 여행을 시작할 나의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어놓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서)
현재의 상황을 녹록치 않게 하는 것일지라도 누구든 놓고싶지 않은 게 있기 마련이다. 이때 놓지 못하는 무엇에 대한 당위성은 기나긴 변명이라도 좋다. 본인 스스로에게만 증명하면 된다. 책 속의 화자가 전화기 너머로 늘어놓기 시작했던 장문의 변명처럼.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는 놓고 싶지 않은 '무엇'을 가진 이에게 전하는 응원, 그리고 자신에게 하는 변명에 대한 팁을 담고 있다. 이 책을 2030 세대에게 권하고 싶다. 재미있고 또 나름의 의미도 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워뉴'님은?
지적 성숙보다는 스스로, 그 자체로의 성숙을 바라는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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