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6일 오늘의 책
마리오 베네데띠 | 창비 | 2015.01
분류 : 소설
- 정가
- $24.00
- 판매가
- $13.20 (45%↓)
- 적립금
- $0.26 (2%P)
출판사 서평 언론인이자 시인, 소설가로 활동한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좌파 지식인 마리오 베네데띠의 『휴전』이 창비세계문학 40번으로 출간되었다. 1960년에 발표되어 2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고 두차례 영화화되면서 베네데띠의 명성을 전세계로 알린 그의 대표 장편인 『휴전』은 은퇴를 앞둔 마흔아홉의 홀아비 마르띤 산또메의 일기를 통해 염세주의와 숙명론에 길들여진 몬떼비데오 도시 노동자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볼라뇨, 네루다의 작품은 물론 루벤 다리...
취업준비생인 내게, 이미 취직한 선배들이 말했다. “일에서 행복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 포기하고 와라.” “말해줄 수 있는 건, 만족스럽긴 하지만 행복하진 않다.” 일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선배들에게 일종의 혐오를 느꼈다. ‘노동 소외’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버린 이들. 즉,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에 실패한 이들은 비겁하거나,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지한 건 나였다. 나도 실패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고통, 다음에는 무관심, 그 뒤에는 자유가 잇따랐고 결국에는 권태만이 남았다.”
산또메도 마찬가지다. ‘절망적이리만큼 열정적이었던 몽상가’였던 그에게 권태가 남았다. 소외되지 않을 노동을 꿈꿨지만, 삶과 꿈에 관해 자조하고, 냉소하며 권태롭게 살아가는 일이 두렵다. 산또메에게 딸 블랑까가 했던 말을 정확하게 반복할까봐.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뭐 하나 변변히 하는 일도 없고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의 연속이에요. 마음속 깊이 저를 감동시키는 일도 전혀 없어요.” “저는 혈기는 왕성한데 에너지를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대체 모르겠다고요.”
하지만 냉소와 권태보다 두려운 것은 이 고통으로부터의 ‘도피’다. 나는 잠깐이나마 머문 광양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났다. 노동소외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당연하다고, 흔히 “꿈을 이루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엄마의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 혹은 “좋아하는 일-자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은 배부른 소리”라는 아버지 세대의 태도를 익혀가는 사람, 노동에서는 의미의 발견을 포기하고 공허를 채우는 취미, 연애 혹은 결혼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말하진 못했겠지만, “무미건조한 일상의 한가운데서 날 지켜주는 그 쾌락의 존재감”을 위해 섹스를 탐닉하는 사람도 있겠지.
아직 직업이 없는 나로서는 내 미래의 태도를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의 실패를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가려버릴지 아니면 ‘비겁’이라는 틀로 더 파고들지 결정하지 못했다. 미지근하고 나약해 보이지만 가장 나은 방법은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다. 50의 나이를 바라보면서도, 25년 넘게 쳇바퀴를 돌면서도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에 괴로워하는 산또메처럼. (산또메가 바라본 그림은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였을까)
마리오 베네데띠는 소설의 제목을 ‘패전’이 아니라 ‘휴전’이라고 썼다. 휴전의 냉소적인 상태로 삶을 마감한다고 해도, 패전의 도피보다는 나을 테니까. 충만함이 느껴지지 않는 생일지라도, “가슴속에 묵직한 무언가가 들어 있는 느낌은 살아 있음을 의미”하니까.
“내 안에 다른 가능성으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들이 있다는-혹은 과거에 있었다는-것을 아는 것. 내가 소모적인 직업, 몇 안 되는 취미, 그리고 판에 박힌 일상적인 대화에서 드러나는 것보다는, 대단치는 않지만 그래도 더 잘난 사람임을 아는 것. 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나의 평정심에 도움이 되기보다 상황을 극복하는 데 무력감과 좌절감을 안겨준다.” (본문 중에서)
57살쯤, 철학카페 'The School of Life'의 개점을 꿈꿉니다.
미디어&관련기관추천
more
-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 레이디가가
미야베 저 | 북스피어
-
강우근 저 | 창비
-
벵하민 저 | 문학동네
-
설탕 : 2500년 동안 설탕은 어떻게 우리의 정치, 건강, 환경을 변화시켰는가
윌버 저 | (주)도
-
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원도 저 | 세미콜론
-
곽재식 저 | 교보문고
-
대화의 대화 : 우리의 대화는 불가능하다 - 모임의 모임
요조 저 | 중림서재
-
헤르만 저 | 뜨인돌출
-
일꾼의 말 :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고 먹고살고 (개정판)
강지연 저 | 시공사
-
공부머리 대화법 : 말로 할 수 없다면 모르는 것이다 특별한 인재들의 비밀
강환규 저 | 도마뱀출
문학상추천
more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은행나무
-
크러스 저 | 알마
-
한강 저 | 문학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