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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

2014년 7월 30일 오늘의 책

18세기의 맛

안대회, 이용철, 정별설 외 | 문학동네 | 2014.02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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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왜 교황청은 버터에 면죄부를 발행했을까? ★ 감자는 어쩌다 악마의 작물이란 누명을 썼을까? ★ 건륭제가 조리사를 이끌고 강남으로 맛 기행을 떠난 이유는? ★ 사워크라우트가 아니었다면 대항해 시대의 영광도 없었다? ★ 입맛 잃은 영조가 고추장에 푹 빠진 사연은? 18세기를 뒤흔든 수상한 맛, 고상한 맛, 황홀한 맛! 음식의 통치술과 맛이 이끈 위대한 교류 웬만해서는 ‘맛’에 회가 동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렇다. 그 맛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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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맛



구내식당이 없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할 고민이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가 아닐까. ‘끼니 때우기파’나, '오늘의 끼니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끼니파’나,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역시 '먹고사니즘'의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사다. 새삼스럽지만, 이런 생각을 언제 하느냐면, 내 블로그에 어떤 책에 관한 포스팅을 할 때보다 음식 포스팅을 할 때 방문객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걸 볼 때다. 먹을거리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리소스를 소모하는 것인지. 역시 '먹을거리'는 인간의 영원한 테마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18세기의 각국을 들여다보는 《18세기의 맛》은 그 소재부터 흥미를 끈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읽는 재미가 더 커진다. 음식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겠다고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맛있는 음식을 읽는 재미가 있으니까.

 

커피가 유럽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의 일이다. 처음에 커피는 아랍인들이 즐겨 마신다는 이유로 '악마의 음료'라고 비난 받았지만,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를 마셔본 후 이런 음료를 마시는 즐거움을 이교도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선언하면서 커피에 세례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후일 역사는 교황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증명한다. 유럽에 확산되기 시작한 커피와 카페는 기독교의 교권에 반대한 계몽주의 운동의 촉매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58~259쪽)

 

커피 - 카페 - 계몽주의 운동, 이런 흐름도 재미있지만, 하루에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는 나는, "이런 음료를 마시는 즐거움을 이교도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유감"이란 표현에 아주 동감한다.

 

아무튼, 18세기 영국인들이 고기 먹는 방식은 '야만스럽게' 비칠 정도였다. (...) 당시 유럽에서 온 방문객들은 영국인들이 대화도 변변히 나누지 않고 묵묵히 먹기만 했다는 목격담을 전한다. 영국인들은 예절도 화술도 모르는 육식 인종이라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었다. (284쪽)

 

끔찍하기로 악명 높은 영국 음식!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영국 음식에 관한 농담들이 생각나 낄낄대며 읽을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다. "되고 싶다, 육식 인종".

 

몇백 년 뒤 아직 인류가 살아 있다면, 《20세기의 맛》이라든지 《21세기의 맛》 같은 책이 나오지 않을까. 21세기 한국을 다룬다면 최소한 치킨은 들어갈 것이다. 치킨은 어떤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을까. 치킨 ‘장사’에 관하여 말한다면, ‘너무 사실 같은 농담 - 프로그래머의 종착역’이라거나 자영업자라는 선택지로 몰린 이들의 삶을 말할 수 있겠다. 스포츠 경기랑 엮어서도 말할 수 있겠고. 마침 아사히신문 한국어판 트위터가 이런 트윗을 날려주었다.

 

"한국은 ‘치맥의 날’이 있나요? 없다면 만들어야죠. 치맥의 ‘치’로 역시 7월이어야 할 겁니다. 그래야 맥주가 맛있겠죠. 그럼 ‘맥’을 어떻게 해석해서 날짜를 정할지? 그냥 7월 중은 모두 ‘치맥의 날’로 할까요. 또는 일 년 내내." (▷ 트윗 보기)

 

치킨은 21세기의 맛에 적어도 한국의 맛에 중요한 음식이 되었다. 존재할지 모를 우리의 후손들이 이 시대를 정리하기 전에 상상해 본다. 과연 어떤 음식이 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이해될 수 있을까.

 

오늘의 책을 리뷰한 'layner'님은?

가끔 만화 번역을 하는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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