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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은 채식주의자

2018년 12월 26일 오늘의 책

무민은 채식주의자

구병모, 권지예, 김봄 외 | 걷는사람 | 2018.11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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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동물권’을 고민해야 할 때, 우리 안의 야만성, 잔혹성, 폭력성을 아프게 직시할 것 ‘동물권’을 테마로 한 소설집 『무민은 채식주의자』가 출간됐다. 『무민은 채식주의자』는 작품의 길이를 초단편으로 구성하여 독자들과 폭넓게 소통,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출판사 걷는사람의 테마 소설 시리즈 ‘짧아도 괜찮아’의 네 번째 작품집이다.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인권에 비견되는 동물의 생명권을 의미한다. 고통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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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동물권을 아시나요?

 

무민은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이 엄청 흥미로웠다. 무민이라니, 게다가 무민이 원래 채식하는 애였나? 싶은 생각에 구미가 확 당겨서 원래 사려던 책을 내려놓고 이 책을 샀다. 읽어보니 그 무민이 아닌 듯했지만 말이다.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에 대해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시리즈마다 주제를 정해두고 작가들이 단편을 써서 엮어낸 책이었다. 이번 주제는 ‘동물권’이었다.

 

나는 생명 예찬론자도 아니고, 동물 애호가도 아니고, 환경운동가는 더더욱 아니지만,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었다. 아이들이 살아있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34쪽)

 

동물권은 나에게 조금 부족한 개념이었는데, 원체 사람을 제외한 다른 생명에 관심이 없었고(쓰고 보니 새삼 부끄럽다, 이렇게 무지한 걸 자랑하다니) 특히 개는 관심이 없는 걸 넘어서 무서워하는 편이라 더욱 동물권을 편협하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책장을 펼치자마자 ‘뭐야, 나 책 잘못 샀네?’라고 생각했는데 생명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가 달라지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오히려 전문 서적으로 동물권을 접했다면, 부담스러웠을 듯하다.

 

동물권(動物權, 영어: animal rights)은 사람이 아닌 동물 역시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다는 견해이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그것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각각의 이견과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끊임없이 논의하지만 동물이 하나의 돈의 가치로서, 음식으로서, 옷의 재료로서, 실험 도구로서, 오락을 위한 수단으로서 쓰여서는 안 되며, 동시에 인간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개체로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 광범위하면서 공통적인 견해이다. 동물권 옹호론은 동물 자체의 권익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동물 보호나 자연 보호와는 다른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동물권 옹호론자들은 채식주의 역시 강하게 지지하는 편이다.

 

책 제목에 끌려 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가장 인상 깊던 단편은 김은 작가님의 『오늘의 기원』과 위수정 작가님의 『검은개의 희미함』이었다.

 

나는 생의 처음과 마지막 순간을 모두 한자리에서 맞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들의 삶과 죽음은 시간이 아닌 무게로 결정되었다. 1.5kg에 도달할 때까지를 살고, 1.5kg에 도달하면 죽음을 맞았다. (75쪽)

 

『오늘의 기원』은 식용 닭을 위해 닭장(닭을 사육하는 건물)에서 식용 닭으로 태어난 ‘나’의 이야기이다. 1인칭 시점에서 쓰인 글이라 매우 생생하게 느껴졌다. 무게로만 생사가 결정되는 모습이나 결국 도계 하는 장면까지. 읽다 보니 문득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을 처음 읽고 한동안 간장 게장을 먹지 못했던 것처럼, 한동안 닭류를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빨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속으로 자꾸 생각하게 되는 말이었다. 안락사를 결정하는 데 예전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00쪽)

 

『검은개의 희미함』은 읽고 난 후 개인적인 미안함이 남았는데,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동물보호단체 종사자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남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바로 R은 아니었나 반성하는 중인데, 사람들의 무관심에 소진해버린 활동가의 모습이 마치 내 모습같기도 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내가 필요로 하는 영역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얼마나 다른 것들에는 무관심했는지 반성하는 중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hyei0519'님은?
내성적이지만 호불호가 명확한, 책을 읽는 것과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계절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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