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7일 오늘의 책
정욱식 | 서해문집 | 2012.10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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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는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 주민, 각계각층의 시민과 단체들, 국제평화단체와 활동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제주해군기지가 우리의 국가 안보와 국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1999년 평화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동북아 정세와 평화군축을 연구해온 정욱식 대표는 이에 대해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을...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남춘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11년 8월 14일부터 올 8월 31일까지 강정마을에 총 194개 부대, 1만4천992명의 경찰력이 강정마을에 157차례 투입”됐다고 한다. 그리고 강정마을에서만 2009년부터 586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이 중 493명은 기소되었다. 사정을 모르고 보면 우범지대라고 할 만한 수치다. 기소된 사람들은 “올레길 가운데 최고라는 제7코스가 통과하고, 국내 유일의 암반습지인 구럼비 바위 곳곳에는 붉은발말똥게와 맹꽁이 등 다양한 멸종 위기 생물들이 서식하고,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이 인근 지역에 있는, 그래서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던”(10쪽)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지킨다는 것은, 다시 말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다. 도대체 왜, 누가, ‘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의 한 마을을 우범지대로 만들었는가.
“정말 이게 국가를 위하고 안보를 위한 것이라면 저희들도 물러설 용의가 있습니다. 제주도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국가 안보를 마다하겠습니까? 그런데 제주해군기지가 정말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지, 저희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10쪽)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강정마을 회장 강동균의 말이다. 그렇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놓고 강정마을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발단은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노무현 정부 때였다. 안보에 관한 미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추진하였으나 “노무현의 자주국방 노선은 ‘동맹의 범위’ 내에 갇혀 오히려 미국에게 역이용당한 측면이 강했”(22쪽)으며, 해당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명박 정부는 ‘민항 위주에 해군 기항지’라는 부대조건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바꾸어 “철저하게 해군기지 위주”(32쪽)로 진행하고 있다. 이만큼 안보가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문제는 여기부터다.
“국가 안보를 위한다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이 이명박 정부 들어 ‘정권 안보용’으로 변질”(14쪽)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 안보》를 통해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안보의 ‘적’들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있다. 말라카 해협의 해적, 일본 및 중국과의 영토 분쟁, 한반도 유사시 등 외부의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는 논리는 “실체도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들 위험이 크다”(58쪽)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주해군기지가 현실화 될 경우 안보에 오히려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미중 패권 경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제주해군기지의 위험성은 정권의 성격이나 변화와 관계없이 존재할 공산이 크다. 그 위험성의 핵심은 미국이 해군기지를 사용하고자 하는데 한국이 반대하면 한미관계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거꾸로 미국이 사용하게 되면 한중관게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주권적 선택이 가장 비주권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51쪽)
저자가 말하듯 “종속적인 한미동맹 관계에서 미국의 제주해군기지 사용 여부는 한국의 주권 사항이 아니라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에 자칫 “잠재적인 상대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의 소중한 파트너”(82쪽)인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이 모든 게 지금까지는 전망에 불과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여부’는 우리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며 아직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한국의 전략적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남방 해역의 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방법”(51쪽)을 구할 여지가 남아 있다. 이 책은 말미에 “동북아시아 각국 정부 관료와 민간 전문가 및 NGO 대표가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평화군축포럼’의 창설을 권고”(183쪽)하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집회 구호가 떠오른다. ‘평택’을 일컬어 사람들은 외쳤다. 평화를 택하라! 맞다. 진짜 안보는 평화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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