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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평화유배자들

이주빈 저 | 오마이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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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430568 / 280쪽 14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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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거기 누구 없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남쪽바다 제주 강정마을에 사는 구럼비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사람들은 너른 내 몸에 기대 책을 읽거나 피곤할 땐 누워 잠을 잤죠. 그 흔한 일상의 풍경이었던 모습들이 이젠 먼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있군요. 내게로 오는 길을 다 막아버렸기 때문이에요.
해군과 시공업자들은 육지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내게로 올 수 있는 모든 길목에 높이 3미터짜리 철제 펜스를 쳤어요. 그리고 다음날부터 굴착기에 정을 꽂아 내 몸을 부수기 시작했어요. 하얀 살이 터져 포말처럼 강정바다에 흩뿌려졌어요. 너무 아팠지만 비명을 지를 수가 없었어요. 너무 슬펐지만 울 수가 없었어요.
그리웠기 때문이에요. 내 등을 주방 삼아 요리하던 종환 삼촌, 감옥에 갇혀 있는 문주란 꽃처럼 순한 사람 동원 씨, 그리고 우리들의 공주님이었던 일곱 살 태나…….
그리움이 깊으면 다시 만날 것이란 믿음에 그들에게 고통을 핑계로 구걸하고 싶지 않았어요. 내 온몸이 바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들에겐 신음소리 한 점 내주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끝내 저 3미터 펜스를 넘어 다시 만날 테니까요.

아이들 웃는 소리가 들려요. 다시 아이들을 안고 싶어요. 내 너른 등에 무등을 태우고, 강정바다 수평선 너머를 함께 꿈꾸고 싶어요. 나를 가두고, 나를 죽이는 건 참을 수 있어요. 그러나 섬마을 아이들의 꿈을 죽이는 건 참을 수 없어요. 섬마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지우는 건 참을 수 없어요.

이봐요,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이 미친 짓 그만두라고 말해주세요.
제발, 제발 이 죽음의 망나니짓 그만 멈추라고 말려주세요.


- 에필로그 <구럼비의 노래> 중에서

구럼비를 아시나요?
구럼비는 제주 강정마을 해안가에 넓게 펼쳐진, 길이가 1.2킬로미터나 되는 너럭바위의 이름이다. 연산호 군락과 붉은발말똥게를 포함해 여러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제주 올레 7코스에 속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들은 이 너른 바위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바다를 감상하고 피곤할 땐 누워 잠을 잤다. 아름다운 강정바다의 물결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그러나 2011년 9월, 해군과 공사 시행업체는 구럼비바위로 가는 길목에 높이 3미터짜리 철제 펜스를 치고, 다음날부터 굴착기로 구럼비바위를 부수기 시작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4년 넘게 반대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끝내 강압적인 방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평화롭던 제주 강정마을이 격랑에 휩싸이다
평화롭던 제주 강정마을이 격랑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은 2007년 4월, 당시 마을회장이 불과 주민 87명의 동의를 얻어 해군기지 유치를 결의하면서부터다. 분노한 주민들은 2007년 8월 해군기지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전체 주민 1970명 중 725명이 참여해 94퍼센트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정치권에서는 세계자연유산 3관왕(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존지역) 지역인 강정마을 일대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한국 정부는 남방해상무역 보호 등의 이유로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제주해군기지가 중국을 압박하는 미군의 기항지로 활용되면서 ‘관광의 섬 제주’가 ‘동북아의 화약고’로 바뀔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미군은 한·미안보동맹과 한·미행정협정 등에 근거해 언제든지 한국의 기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강정마을은 매향리―대추리에 이어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평화유배자들을 만나다
매향리, 대추리, 용산에서 주민들과 함께 싸웠던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는 2011년 7월부터 강정마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강정 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한 김민수 씨는 아예 ‘강정 김씨’로 본을 바꾸고, 3년째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온 ‘마음치료사’ 뱅자맹 모네는 평화를 위해 작은 힘을 보태는 강정의 생활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느끼고 있다. 대만에서 온 평화운동가 왕에밀리는 강정마을에서 ‘양심의 소리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발 들어달라고 호소한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유배’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지속적으로 취재해온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는 강정마을 ‘평화유배자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생각하는 평화와 자유가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한국전쟁’과 ‘분단권력’을 주요한 테마로 삼아 사진 작업을 해온 노순택 작가는 강정 사람, 강정 바다, 구럼비바위의 소박하지만 강인한 모습을 포착해냈다.

*두 저자의 인세와 책 판매 수익금은 모두 강정마을 대책위에 기부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주빈
글 : 이주빈
서남해 외딴 섬,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목포에서 시를 쓰며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월북시인 김기림의 시로 교가를 지은, 해방 이후 최초 민립대학 조선대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했다. 시민단체 ‘참여자치21’에서 활동했으며, 무크지

을 만들어 ‘정체성’을 탐구하는 글을 썼다. 2000년부터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며 사회, 정치, 문화 가리지 않고 현장?기획 기사를 쓰고 있다.

  


사진 : 노순택
르포르타주 사진가. 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웠다. 배우긴 했는데, 허투루 배운 탓에 아는 게 없다.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학동시절부터 북한괴뢰집단에 대한 얘기를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터라 그들이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품어왔다. 나이를 먹고 보니, 틈만 나면 북한괴뢰집단을 잡아먹으려드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하나 더 품게 됐다. 분단체제가 파생시킨 작동과 오작동의 풍경을 수집하고 있다. 2008 올해의 독일 사진집상 은상, 2012 동강사진상, 2014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6 구본주예술상을 수상했다.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비상국가>
<좋은 살인>
<망각기계>
등의 국내외 개인전과 동명의 사진집, 사진에세이 《사진의 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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