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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2020년 8월 12일 오늘의 책

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 한스미디어 | 2020.06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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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사건을 겪은 후 기억 장애와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자, 브리엔. 그런데 전혀 모르는 여자가 나와 같은 모습, 같은 이름으로 살고 있다! 민카 켄트는 3년 동안 발표한 작품 5권을 모조리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심리스릴러계의 신성으로, 워싱턴 포스트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너였을 때』는 예상치 못한 사건 이후 트라우마와 불안을 겪는 여성이 또 한 번의 사투를 통해 상처를 극복함과 동시에 관성적인 예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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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바깥으로 확장되는 스릴러

 

누군가가 나의 신분을 이용해 살고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 발달과 함께 신분증 및 여권 위조 등이 교묘해지고 해킹, 다크웹을 통한 거짓 정보로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스릴러 소설 『내가 너였을 때』는 부유한 한 여성이 누군가 자신의 이름으로 살고 있음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내가 너였을 때』의 저자 민카 켄트는 데뷔작인 『훔쳐보는 여자』로 Amazon Most Sold 차트에 오르고, 영화화 계약을 성사시키며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다. 『내가 너였을 때』는 여주인공 브리엔 두그레이가 강도에게 습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강도 사건 후 브리엔은 그녀의 보험 대리점 사무실도 철수하고 트라우마로 인해 약에 의지하며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하지 못한다. 사고 후 연락하던 친구들도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락을 끊었고, 이제 브리엔에게 남은 건 그녀의 집에 세입자로 있는 의사 나이얼 뿐이다. 2층에서 생활하는 나이얼은 항상 친절하며 그녀의 공포를 이해해준다. 부모도, 친구도 남지 않은 브리엔은 나이얼을 심적으로 의지하며 그가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힘들게 버텨나가는 브리엔의 일상에 균열이 온 건 그녀 앞으로 온 아파트 열쇠였다.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이 된 아파트에 브리엔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브리엔이라는 이름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찾아간 그곳에서 브리엔은 자신이 사용하는 향수와 물건을 사용하고 있는 한 여성을 발견한다. 누가 자신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일까?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의 정체에 혼란스러워진 브리엔은 그 여성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며 그녀를 추적해간다. 진짜 브리엔이 가짜 브리엔의 정체에 가까워질수록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점점 그녀를 옥죄어온다.

 

1부에서 브리엔의 관점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면, 2부에서는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저자는 1부에서 뿌려 놓은 단서를 바탕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브리엔과 나이얼의 관계를 예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그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3부에서 급반전을 선사한다. 브리엔의 시점, 나이얼의 시점에서 각각 전개된 1, 2부와 달리 브리엔과 나이얼 양자의 입장에서 교차로 사건이 진행되는 3부에서는 공격하는 자와 막는 자의 심리를 더욱 극대화함으로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내가 너였을 때』는 강도 사건 이후 힘들어하는 브리엔의 심리를 이용하여 그녀를 조종하고 거짓 진실을 믿게끔 유도하는 나이얼의 가스라이팅 수법을 이용한다. 브리엔이 갖고 있는 과거의 기억까지 모두 거짓으로 몰며 상대의 말에 조종당하는 심리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사건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 읽는 나조차도 나이얼의 거짓말을 진심으로 믿게 하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가짜 브리엔과 진짜 브리엔이 만나 급반전되는 부분도 꽤 흥미롭다.

 

다만 다소 아쉬웠던 건 브리엔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다른 사건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 계기의 개연성이 더 촘촘했다면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강력한 페이지터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느 순간 독자는 책 바깥의 독자까지 조종하는 나이얼의 가스라이팅에 속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극도의 심리전을 필요로 한다. 상대방을 세뇌시키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이 가스라이팅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파괴력이 크다. 심리를 조장하는 이 범죄는 『셰어하우스』, 『브레이크 다운』, 『이노센트 와이프』 등 주로 남녀관계를 다룬 소설 또는 심리스릴러 소설에서 좋은 소재가 되곤 한다.

 

『내가 너였을 때』를 읽으며 나 자신이 나이얼의 수법에 속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독자마저 속이는 저자의 스토리텔링에 단숨에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로 놀라게 할지 매우 기대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superwoman79'님은?
결국 모든 게 괜찮아진다. 괜찮지 않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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