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2일 오늘의 책
장혜현 | 자화상 | 2017.09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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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효기간을 아시나요? 이별 후의 상실감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청춘 다이어리! 남녀간의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절대적일 것만 같았던 두 사람만의 사랑도 시간이 흘러 마침내 빛이 바래고 어느덧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별은 아프다. 어느 시인은 “그토록 사랑했던 우리가 이제는 남이 되다니!” 하는 말로 절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저자는 말한다. “그가 표현했던 모든 애매모호한 말들 속에서 나는 항상 진심이 아닌 거짓만을 골라냈다. ...
혼자 국내가 아닌 해외로 여행을 떠난 게 만 2년 전. 서른을 한참 넘기고서도 여전히 무슨 자아를 그렇게 찾아야했는지 늦은 '자아찾기' 여행을 다녀왔다. 이전에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홀로 떠났던 그 여행에서도 크게 외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연인이 있었고, 오래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진짜 '혼자'라고 느꼈던 시간은 이틀 정도. 그래서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여행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책 『졸린데 자긴 싫고』를 읽는 동안 그렇게 잊힌 여행에 대해, 혼자 떠났던 여행에 대해 생각했고, 사랑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이 모르는 길 위에서 헤매지 않고 숙소로 잘 돌아가는 것과 내일 돌아가는 날인 것을 기억하는 것 (118쪽)
개인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연인과 정말 좋을 것이라 예상되는 여행지에 함께 가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의 여행처럼 그 장소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자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이라면 피할 수만은 없다. 다행인 것은 막상 여행을 떠나보면 추억에 사로잡혀 눈물바람을 일으킬 여유(?)가 없다. 저자처럼 날짜를 아예 잊어 놓친 적은 없지만 체크인 이후 공항에서 깊은 잠에 빠져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 한 적이 있었기에 출입국 전후로는 늘 긴장이 된다. 게다가 런던 한복판에서 휴대폰 전원이 아예 나가버려 미아가 될 뻔한 적도 있어 '숙소로 잘 돌아가는 것'이 내게는 아주 중요하게 다가왔다. 이렇게 적으면 여행가서 허둥지둥하는 에피소드가 많은 책이라 느껴질 테지만 아쉽게도 혹은 안타깝게도 '여자'는 줄곧 눈물을 흘린다. 옛 사람과의 이별 장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투정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때때로 도대체 왜 이렇게 징징거리는 걸까 싶어 짜증도 났다. 마치 친구가 이별 후 여행을 다녀와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분이랄까. 그렇다보니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말하듯 나의 이별이야기, 여행이야기를 노트에 적을 수 있었다. 그동안 엉뚱하게 다른 곳에 화풀이하고 아닌 척했던 것들을 천천히 토해낼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 상처받지 말자. 당최 사람이 사랑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200쪽)
공감가는 말들이 참 많지만 위의 저 문장. '사람이 사랑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만큼 격하게 공감되는 건 또 없을 것 같다. 결국 혼자했던 사랑이고, 혼자 착각했던 사랑이라 잊는 것 역시 오롯이 혼자 해야만 하는 게 사랑인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그런 방황과 슬픔과 눈물이 내게만 내려진 굴레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 아물었다고 느꼈던 헤어짐, 그저 좋았던 그래서 너무 쉽게 잊었던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준 『졸린데 자긴 싫고』는 진짜 친구 같다. 뜨겁게 사랑도 해보고, 아프게 이별도 해보고, 담대하게 떠날 줄도 아는, 그런 친구.
오늘의 책을 리뷰한 '리제'님은?
평일에는 도서관에서, 주말에는 미술관에서 마주칠 수 있는 보통의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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