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쿄코와 쿄지

한정현 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09월

베스트셀러

북트리

정가
$34.00
판매가
$18.7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7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32042176 / 484쪽 / 484g / 128 x 188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기이한 일이다. 항상 과거의 일부터 소환하게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두번째 소설집을 내려고 보니 첫번째 소설집을 묶을 때의 내 기분을 떠올리게 된다는 뜻이다. 2020년에 첫번째 소설집을 냈으니 요즘 속도로는 빠른 편이 아닌 것 같다. 다만 그사이에 장편을 두 편이나 썼다는 게…… 쓰는 인간의 삶을 살게 되어 감사하다. 사실 최근 세번째 소설집의 첫 소설을 계간지에 투고했고 다행히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 세번째 소설집도 나름의 세계관을 짜두었고 거기에 맞춰 진행될 예정인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 두번째 소설집의 세계를 잘 마무리지었나 돌이켜보면 조금은 스스로에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애당초 이 두번째 소설집은 「쿄코와 쿄지」에 등장하는 네 명의 친구, 그들과 관계된 이들이 시대사의 흐름에 따라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로 짜두었다. 현대사에서 내가 주요 거점이라고 생각하는 강남과 용산, 지방의 광주와 부산, 마산 일대에 초점을 두었다. 다만, 첫번째 소설집에 비해 배경이 현대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보다는 개인사에 더 비중을 두었다. 그러다 보니 화자를 당사자가 아닌 비켜선 인물로 설정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제 한국 현대사 또한 당사자 이후 세대의 과제이며 그들의 몫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현대사 질곡의 순간을 경험한 피해 당사자가 고령으로 죽거나 죽음을 목전에 둔 경우가 굉장히 많아진 데다가, 아쉽게도 그들의 피해 사실이 이제야 밝혀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가령 부마민주항쟁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민주항쟁으로 인정되었는데, 그 시절 그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때껏 자신들이 국가 폭력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현대사의 굵직한 국가 폭력 중에는 그나마 많은 연구 성과가 있는 편이지만, 이 사건의 피해 범위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것이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한국 현대사 연구는 독재 정권들의 많은 방해 속에서 실질적으로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해 당사자가 극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거나 현장에서 사살되었을 경우 제대로 된 피해 사실 확보가 어렵다. 그러니 피해 당사자의 구술 증언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또 다른 과제는 아마도 이후의 세대가 이것을 어떻게 인지해야 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그 사건에 슬픔과 애도를 표하나, 이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것이 나의 두번째 소설집에서 다루고자 했던 첫번째 이야기이며 나의 지속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마고』의 ‘작가의 말’에 이야기했지만, 나는 공적인 역사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그 공적인 역사만 존재하는 건 아니 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무척 당연하게도 나는 역사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자질과 지식을 가졌으나 적어도 역사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역사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가치판단을 하는 자가 아니라 응시하는 자,라는 말에 적극 동조한다. 그러니까, 응시. 침묵으로의 언어 찾기. 이것이 이 소설집에서 내가 관심을 기울였던 두번째 이야기다. 지금껏 내 소설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은 자는 모두 ‘쓰는 자’였고(『줄리아나 도쿄』의 한주, 「소녀 연예인 이보나」의 ‘나’,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의 설영, 『마고』의 송화) 이것은 등단작부터 지속된 나의 세계관의 가장 공고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아돌프와 알베르트의 언어」에서 데이비드 셰이퍼는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자신의 언어’라고 명명한다. 그만큼 내게 쓰는 일과 언어로써 기억하기는 중요한 관심사인데 소설 쓰기와 공부를 지속할수록 ‘음성언어화되지 못한’ ‘침묵’의 언어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침묵을 향한 내 태도에 대한 생각을 쓰고자 한 소설집이기도 하다. 소설 속 시간대는 1970~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아마 세번째 소설집에는 이후 시간대와 개인적으로 한국 현대 산업사의 중추라고 생각되는 지역들이 등장할 것 같다. 어디까지나 계획이지만 이렇게 말해놓으면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지키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에. 이 소설집을 묶으며 등단작인 「아돌프와 알베르트의 언어」에 관한, 개인적으론 재밌는 기억이 있다. 사실 첫번째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를 묶으면서 등단작을 넣지 않았던 건 내 세계관이 「괴수 아키코」 이후 바뀌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등단작을 아예 버려둘 생각은 없었던 데다가 『쿄코와 쿄지』를 기획하며 두번째 소설집엔 등단작을 프롤로그로 넣어야겠다고 생각해두었다. ‘진작’에 기획했던 일이긴 했지만, 솔직히 다시 읽어보기 전까지는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을 믿기 어려웠던 거다. 아무래도 등단작이니 혹 모난 표현이 있지는 않을지 여러모로 걱정스러웠다. 그러다 하루는 동료 작가 K의 집에 놀러 갔는데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거였다. “등단작 이번엔 나와요? 그거, 누가 봐도 한정현의 소설이던데요? 이름 가려도 알겠던데요” 솔직히 이 한마디에 웃음과 안도가 터졌다. 그 말에 힘을 얻어 그 소 설을 다시 읽었는데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밌었던 건, 등단작이 단순히 소재적인 측면에서 『쿄코와 쿄지』의 작품들과 유사성을 띠는 게 아니었단 점이다. 전혀 수정하지 않았는데 『쿄코와 쿄지』의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어서 뭔가…… 스스로는 ‘환승 인간’이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소설에서는 지독한 ‘소나무 인간’인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뜻이다. 어쨌거나 등단작을 책으로 묶을 수 있는 날이 실제로 오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언제까지일지 몰라도 이 쓰는 삶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해설을 맡아주신 강도희 평론가님께 무척 감사드린다. 이 두꺼운 소설집의 편집을 맡아주신 김필균 편집자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쉽지도 않고, 역 사적인 사건을 다루다 보니 필연적인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내 소설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께 가장 큰 감사를 보낸다. 2023년 9월 한정현 책 속에서 그 침묵은 일종의 강요된 것이었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하는 자를 목격했을 때의 침묵, 강요된 복종을 거부하는 자를 바라볼 때의 침묵, 부당한 것에 대한 억울함보다는 공포가 더 선명하게 보일 때의 침묵. 그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침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는 일생 동안 그런 침묵을 겪어보진 못했다. 하지만 마주친 적은 있었다. 바로 이 나라에서였고 이 도시에서였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어떤 순간이 되면 모두 의식적으로 침묵 했다. ---「프롤로그―아돌프와 알베르트의 언어」중에서 네, 그렇게 혜자, 미자, 영자 그리고 나 경자까지 모두 자 자 돌림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우정으로 만들어진 가상 아들들의 공동체. 그런데 얼마 뒤 여기서 다시, 우리는 생각해요. 굳이 우리가 또 그놈의 아들 될 이유는 뭐지? “너네한테 아들을 권하고 싶진 않어. 아들 되기 전에 인간 되는 거 고려해보는 게 어때?” 그렇게 갖고 싶다던 흔한 여자 이름을 갖게 된 영자가 다시 한번 이런 말을 했고, “그럼 최종적으로 인간 자(者)?” 미선이가 그럼 이거는, 하는 표정으로 물었을 때, 이번엔 내가 다시 말했습니다. “스스로 자(自),는 어때?” [……] 그렇게 우리는 아들들의 공동체를 통과하여 최종적으로는 스스로의 공동체로 들어가고자 했습니다. ---「쿄코와 쿄지」중에서 이모 진짜의 모습을 죽어서야 드러낸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게 이모의 기억 속에 남은 생전의 사람은 그 언니 한 명이었다. 그런 이모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고 또 어떤 면에서는 애틋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역시 삶은 기억만으로 이뤄지는 건 또 아니다. 비록 이모의 마음에서 이모는 죽었겠지만, 현실에서 이모는 진짜 죽은 것이 아니니까. ---「지금부터는 우리의 입장」중에서 오빠, 난 궁금한 게 많아. 멀리 가지 않고 엄마만 해도 그래. 나는 엄마를 좀 이해해보고 싶어. 난 아빠보다 엄마가 더 이해가 안 돼. 아빠는 평생 일도 안 하고,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도 손 하나 까딱 안 하잖아. 그런데도 엄마는 아빠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 줄 아느냐는 말만 하고. 그런 엄마한테 아빠는 무식해서 어떡하느냐는 소리나 자꾸 하고. 엄마는 대학 안 나와도 성실하게 잘만 살았는데 할머니 댁 가면 바닥 걸레질까지 다 하고. 대학 나온 남편이랑 사는 게 대단한 거란 말이나 듣고. 난 이런 이유들을 알고 싶어. 그리고 아빠가 자꾸 이태원 녹사평에 있는 미군 성노예 피해자분들에게 양공주라고 하잖아. 다 지들이 먹고살려고 나온 거라고, 그런데 무슨 그게 국가 폭력이냐고 하면서. 그런데 난 그것도 아빠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자발적이라는 게 맞는 걸까? 용산이 미군, 일본인 모두에게 빼앗겼던 땅이라면 그 땅에 살던 사람들에게 자발적이라는 게 있는 걸까? 나는 이런 것들이 너무 궁금해. 그러니까, 대체 왜 약한 사람들이 더 저자세로 나가게 되는 건지……” ---「다만 지구의 아침」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한정현
저자 : 한정현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 중편소설 『마고』,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산문집 『환승 인간』 등이 있다. 오늘의작가상, 젊은작가상, 퀴어문학상,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아돌프와 알베르트의 언어(등단작)
쿄코와 쿄지
리틀 시즌
지금부터는 우리의 입장
나의 아나키스트 여자친구
결혼식 멤버結婚式のメンバ
다만 지구의 아침
무이네
여름잠
에필로그 | 연어와 소설가, 그리고 판매원과 노래하는 소녀의 일기

해설
역사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연구하는 사람들·강도희
작가의 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