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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는 즐겁다 - 푸른사상 산문선 42 (양장)

정정호 저 | 푸른사상 | 2021년 11월

바람개비는 즐겁다 - 푸른사상 산문선 4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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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8412 / 240쪽 / 336g / 150 x 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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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해방공간의 혼란과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의 비극을 겪으며 격랑의 시대를 살아온 저자의 유년시절을 지나 창작의 바람이 불어온 현재까지 자신에게 불어온 일곱 가지 바람 이야기를 정정호 교수는 이 산문집에서 풀어낸다. 나부끼는 바람을 타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했던 시절을 거쳐, 이제는 어린아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춤추며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저자의 바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찍이 시와 산문 등 창작에도 뜻이 있었음에도 영문학자로서 연구하고 지낸 세월이 더 길었던 저자는 창작으로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기까지 수많은 세월을 건너온 정정호 교수는 4부로 구성된 이 책에 그에게 불어온 일곱 개의 바람을 이야기한다. 1부에는 어려웠던 저자의 유년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방 직후 북한에서 탈출하여 월남한 실향민의 후손인 저자는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한국전쟁 직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음식 찌꺼기를 한데 모아 끓인 ‘꿀꿀이죽’으로 허기를 달래야 했던, 힘들었지만 소중한 흔적으로 남은 그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2부에서는 그의 삶에 소중한 영향을 끼친 인연들을 그린다. 자신의 교육철학에 강한 신념을 가졌던 교장 선생님, 삶의 지표를 마련해준 피천득 선생과의 소중한 인연 등을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새뮤얼 존슨, 엘리엇 등의 문학을 읽은 감상과 그에 대한 단상들을 기록한다. 4부는 신앙, 남북통일, 세계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불혹을 지나면서 성령의 바람을 맞이한 저자는 기독교인으로서 예수의 가르침을 받아 신앙의 충만함을 고백한다. 저자가 염원하는 남북 통일을 문학과 신앙으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암담한 현실에 절망하면서도 서해 바다가 보이는 뒷동산에 올라 불어오는 바람을 품으며 바다 너머의 세계를 꿈꾸었던 어린 시절의 저자는 이제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고 만들어내는 바람개비로 우뚝 서고자 한다. <책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나의 계보나 족보도 모른다. 아는 것은 오로지 내가 북한을 떠나온 실향민의 후손이라는 사실뿐이다. 1945년 해방 직후 북한을 떠나 남한(이남)으로 내려온 이주민의 1대 후손인 나는 요즘식으로 말하면 원조 탈북자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함경북도 명천 출신이고 어머니는 함경남도 함흥 태생이다. (명천은 맛있는 명태로 유명한데, 명태는 명천 어부가 동해안에서 처음 잡은 생선이라는 말이다. 함흥은 함흥차사로 이름난 곳으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데서 유래하였다.) 부모님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3년경 결혼하신 것 같다. 아버지는 명천 지방 유지의 장남으로 서울로 유학 와 당시 경성의 보성전문을 다녔고 그 후 일본 대학 법문학부에 재학하다가 귀국하였다. 아버지가 남긴 편지 등의 필체를 보면 한자와 한글이 모두 달필인 것을 볼 때 아버지가 당시 지식인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내 어린 기억으로는 휴전 직후 우리 동네에 미군 물차가 와서 식수를 나누어주었는데 아버지가 미국 병사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었다. 어린 나는 물론 동네 사람들도 아버지가 영어 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 같다. 1960년대 중학교 입학할 때 나는 아버지에게 영어를 배우기도 했다. (「나의 뿌리」, 18~19쪽) 내가 라면을 처음 먹은 것은 1964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국수하고는 다른 그 맛이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이었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라면 맛이 아직도 생생한데, 1957년 처음 맛보았던 꿀꿀이죽과는 다른 감동(?)이었다. 꿀꿀이죽은 어렵게 사다 먹으면서도 미군들이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고 돼지 사료로 허가된 것이라는 생각에 민족적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것도 없어 못 먹던 상황이었으니 그렇게 깊이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라면은 우리나라에서 당당히 생산된 새로운 식품이었고 꿀꿀이죽과는 달리 새벽부터 30리씩이나 걸어갈 필요도 없이 가까운 구멍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었고 그 가격이 저렴하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하지만 내 마음에 깊이 각인된 것은 부대찌개나 라면이 아니라 꿀꿀이죽이다. 어린 시절 내가 스스로 통을 메고 여러 시간 걸어서 사다 먹던 음식(?)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꿀꿀이죽은 인생 초반에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에까지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주름과 흔적을 남겨놓았다. (「꿀꿀이죽」, 30~31쪽) 올 2021년 3월 손주 녀석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태어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학교에 들어가다니 믿어지지 않는 빠른 세월이다. 아무쪼록 아이가 사춘기 등을 지혜롭게 지나고 학교폭력이나 입시지옥을 경험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자기 재능(달란트)을 빨리 찾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되돌아보니 두 딸을 키운 것은 우리 부부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두 딸을 우리에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달란트)을 잘 키워 이웃을 사랑하며 사회에 도움을 주는 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여 보람찬 나날을 살아가기를 기도할 뿐이다. 일흔의 나이를 훌쩍 지난 나도 스스로 지은 아호 소무아처럼 노년의 시간을 ‘웃으며 춤추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계속 지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t(「웃으며 춤추는 어린아이」, 219쪽)

저자 소개

  • 저자 : 정정호
저자 : 정정호(鄭正浩)
아호 소무아(笑舞兒). 서울에서 1947년에 태어났다.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어영문학과 석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와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국제PEN한국본부 전무이사,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부회장, 사랑의교회 교수선교회장, 제19차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 조직위원장(2010, 서울), 제2회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장(2016, 경주)을 역임했다. 김기림문학상(평론), PEN번역문학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최근 저서로 『피천득 평전』(2017), 『문학의 타작:한국문학, 영미문학, 비교문학, 세계문학』(2019), 『번역은 사랑의 수고이다』(공저, 2020)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 명예교수, 국제PEN한국본부 번역원장, 금아피천득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 한국통일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장이다.

목차

작가의 말 일곱 개 바람 이야기

제1부 봄, 사라진 나의 그림자를 찾다
나의 뿌리
꿀꿀이죽
소금의 꿈
4월 14일
“해”바라기의 편지
두 딸 이야기

제2부 여름,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다워
길영희 교장 선생님
기적을 만드는 사람
비엔나에서 만난 이합 핫산
도산, 춘원, 그리고 금아
피천득의 담요
산소 같은 남자

제3부 가을, 책 세상이 바로 낙원이네
글 쓰는 검투사, 새뮤얼 존슨
『피터 팬』 나이 들어 “다시” 읽기
엘리엇의 유령
펄 벅의 수양딸, 한국계 혼혈인 자서전
“동물 되기”의 시적 상상력:사슴과 연어
코로나 감염 시대의 일상 회복:최근 시 읽기

제4부 겨울, 내 마음의 지도 새로 그리기
백두산, 천지, 그리고 숭고미
내가 만난 예수님
서울의 산들이 그립다
한반도 통일은 “언어”로부터
세계문학 단상
웃으며 춤추는 어린아이

발문 : 풍차는 누가 돌리나 _ 우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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