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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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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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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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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 1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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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정정화 시인이 가진 팔레트는 무성하다. “내 몸은 헝겊처럼 해져 색칠을 해야 합니다 두 무릎을 동그랗게 오므리면/검고 두꺼운 점이 왼쪽 무릎에 출렁입니다”(「콜링 유」)라고 노래하거나, “저녁은 점점 아랫배가 아픈 사람처럼 붉어져 오고/(…)/난 민트 빛 손톱을 지우지 못하고 자꾸 햇빛인 듯 덧칠을 합니다”(「민트 빛 손톱」) 같은 문장들은 시를 읽는 우리가 곧 그 몸이 된 것처럼, 아픔 속에서 꿈꾸는 환상의 세계를 감각하게 한다. “팔레트는 초록색이 점점 닳아져 갑니다 붉어지려면 지금이어야 할 듯합니다” (「아침의 피아노」) 같은 문장, “손바닥은 매일 다른 색이 입혀져 있었으니까/염색공이라고 불러요/(…)//바다 건너 이 작은 냄비에 끓여지기까지/문장들은 얼마나 아름다운 시가 될 수 있을까요”(「염색공」)에서 볼 수 있듯 정정화는 의지와 위로의 말들을 모두 색으로 표현해낸다. 그가 그려낸 색채들은 ‘늪’ 같은 시간들을 환기換氣시키고,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하던 희망을 우리 눈앞에 가져다 놓는다. 시인은 강인한 사람이다. 불가능한 회복이 있음을 받아들이면서도 “오늘 밤 난 음악회에 갑니다/아주 먼 곳이 되어 돌아올 생각입니다”(「통영」)라고 다짐하듯 다른 미래를 예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시인이 바라는 미래는 마냥 기쁨과 환희에 찬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고통에 더 귀 기울이고, 존재들의 울음소리에 더 예민해지기 위한 성장과 탐색을 의미한다. 해설을 쓴 김안 시인에 의하면 정정화는 어떤 존재의 “울음소리를 시인 스스로 벽이 되어 반향시켜 자신의 귀 속에 넣어 두고 싶다는 의지”를 놓지 않는다. “마른 울음 한번 터트리지 못한 첫아이는/물컹 내속을 빠져나갔다//매일매일 울음은 저녁 무렵을 통과했다”고 「벽」이라는 시에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시인에게는 “통증과 고통의 반복을 기록하는 일”이 곧 시다. 추천사를 쓴 문정희 시인은 말한다. “안이한 정서나 지적 포즈에 길들지 않은 염색공이 붓과 펜을 번갈아 집어 들고 간절한 호흡으로 은종을 울리고 있다.”고. 정정화의 몸속에는 화가와 시인이 함께 살고 있다. 이 시집은 “제 몸속의 화가가 제 몸속의 시인을 만나 눈물을 흘리며 내지르는 심미적 탄성”(추천사)이다.
1부 믿을 수 없는 일
이제는 없는 나날을 세다
금요일의 문장
알바니아 의자
손의 동굴
그럼, 안녕
여름이라는 산책
늪이었을 거야, 아마도
문래동
당신 걸음
폴란드 그릇
콜링 유
착색지
종이지도
2부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는 연습
얼룩무늬 식탁
민트 빛 손톱
타라에서
통영
밤이 있는 집
체리 색깔의 가죽 가방
골목이 있어
벽
북극
양이 있는 밤
사육제
아침의 피아노
3부 목화송이들이 기쁘게 피어날 거예요
일요일의 한 모금
꼭대기 집
고양이였다고 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나의 행성
케냐
염색공
다락방 전시회
안국역 5번 출구
지하 창고
오늘의 식탁
한 문장
잠
4부 오래된 베개 속에 팬지꽃을 넣어 두었지
부은 발
아직 귀가 젖어 있다
암보셀리 암보셀리
오른쪽 왼쪽
5번 트랙
괜찮다는 말
자몽 고양이
수제 스피커 상점
햇빛
파란 줄을 긋는 시간
가령, 꿈
해설
사물의 문장에서 회복의 문장으로
- 김안(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