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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빛을 찾아서 - PARAN IS 3 (양장)

황봉구 지음 저 | 파란 | 2023년 05월

어둠에 빛을 찾아서 - PARAN IS 3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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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897548 / 112쪽 / 157g /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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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머리말> 아직 공간에서 빛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언어를 끼적거릴 수 있어서 여전히 하늘 아래 대지 위에서 두 발로 숨쉬고 시간 속에 존재할 수 있어서 낡아 뒤뚱거려도 온 힘에 생명이 꿈틀거려 그 발자취를 남긴다 <시집 속의 시 세 편> 봄이 떨어지다 봄이 떨어진다. 눈길은 떨어지지 않는데 봄바람이 높은 하늘에서 땅으로 구른다. 어제의 기억들이 사라진다. 저무는 봄에, 화장을 지운 꽃잎들이, 그대 얼굴이, 그대 이야기가, 끝내 감추었던 그 모습들까지 하나 둘 하나 둘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그 모두가. 살랑이는 바람에도 떨어지는 이야기들. 겨울의 아픔까지도 씻어 내는 봄의 산화. 산산조각 흩어지는 시간. 능소화는 몸을 꼿꼿이 세우며 떨어진다. 싱싱했던 풋내 사라지고. 텅 비워 홀가분한 그대.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백의 붉은 울음.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도 온몸으로 숨소리를 감싼다. 절벽 아래 수억 년 고였던 이야기의 연못이 낙하하고 있다. 落花. 지워지는 봄빛 끄트머리에서 환하게 솟아오르는 얼굴. 시간의 검은 강물을 마다하며 순간을 붙드는 얼굴. 모든 기억을 지우며 언어까지 몽땅 삼켜 버린 얼굴. 땅바닥에 구르는 그대의 주름진 손을 당기며 웃음을 짓는다. 떨어지는 가슴꽃들이 봄이다. ■ 마침표를 기다리며 한 얘기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되풀이하고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한 얘기 한 얘기 한없이 되풀이하는 되풀이되는 한 얘기 쉼표는 있는데 마침표가 없는 얘기 한 얘기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되풀이하고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한 얘기 한 얘기 한없이 되풀이되는 한 얘기 쉼표는 있는데 마침표가 없는 얘기 한 얘기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되풀이하고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한 얘기 한 얘기 한없이 되풀이되는 한 얘기 쉼표는 있는데 마침표가 없는 얘기 마침표가 다가오고 있다. 마침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한 얘기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되풀이하고 다시 하고 또 하고 한 얘기 한 얘기 한 얘기 한없이 되풀이되는 한 얘기 쉼표는 있는데 마침표가 없는 얘기 끝나지 않고 사라지려는 얘기 그래도 다시 하는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 걷다 걷는다. 걷고 있다. 걸음을 걷는다. 걸음이 걷는다. 걷는다가 걷는다. 발을 옮긴다. 발이 옮겨진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아간다. 이동한다. 움직인다. 변하고 있다. 흐른다. 흘러간다. 내가 걷는다. 당신도 걷는다. 그들도 걸음을 옮긴다. 한곳에서 제자리로 걷는 것은 하나도 없이 모두 걸어간다. 간다. 간다 다음에 또 간다. 걸어서 간다. 천천히 발을 옮겨서 간다. 태어나서 걸음마를 배웠다. 두 발로 일어선다. 한 발이 아니라 두 발이다. 발가락이 열 개다. 꼼지락거리며 두 발을 곧추세운다. 하늘 아래 직립이다. 허리를 곧추세운다. 걷는다. 기어가다가 일어나 걷는다. 발이 걷는다. 두 발이 걸어간다. 파도가 걷고 바다가 걷는다. 만물이 걷는다. 생명의 숨소리들이 걷는다. 지구가 걷고 하늘도 걷는다. 은하수가 걸어간다. 은하수를 품은 은하단이 걷는다. 은하단을 거느린 우주가 걸음을 옮긴다.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왜 걷는지도 알지 못한다. 어떻게 걸어가는지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젯밤에는 꿈이 걸어갔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며 시간이 걸었다. 시간을 움켜쥐며 눈물이 걸음 자국을 남겼다. 젖어 든 마음이 베개를 끌어안으며 걸음을 옮겼다. 깨어난 아침에 빛이 걸어왔다. 그냥 지나치며 걸어갔다. 왔다가 갔다. 어둠과 빛이 모두 걷는다. 걸음은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래도 걷는다. 또 걸어간다. 걷는다. 걸음이 걷는다. 걸음이 걸음을 하고 있다. 걸음아 날 살려라 외쳐 대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 검은 우주는 소리 없이 형체 없이 걷는다. 걸음에 언어를 얹힌다. 걸음은 그냥 꿀꺽 삼키며 말이 없다. 걸음이 모여 블랙홀이 된다. 블랙홀이 걷는다. 빛 덩어리조차 블랙홀로 걸어가며 사라진다. 걸음을 멈추고 싶다. 걷지 않고도 살고 싶다. 멈출까. 정지할 수 있을까. 호흡을 걷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대 의식을 멈추게 하라. 의식에서 발을 떼어 내 걸을 수 없게 하라. 걷지 못하게 하라. 의식의 흐름이 정지한다면 걸음이 끝날까. 죽음도 걸음인데, 죽음을 품은 우주도 걷는데, 그대여 어떻게 걷지 않을 수 있을까. 오늘도 걷는다. 순간이 걷는다. 영원이 걷는다. ■

저자 소개

  • 저자 : 황봉구 지음
저자 : 황봉구
1948년 경기도 장단에서 태어났다.
시집 [새끼 붕어가 죽은 어느 추운 날] [생선 가게를 위한 두 개의 변주] [물어뜯을 수도 없는 숨소리] [넘나드는 사잇길에서] [허튼 노랫소리―散詩 모음집] [어둠에 빛을 찾아서], 예술철학서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1권 정신에 관하여]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2권 생명에 관하여]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3권 예술에 관하여] [사람은 모두 예술가다], 예술산문집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 [소리의 늪] [그림의 숲] [소리가 노래로 춤을 추다], 산문집 [당신은 하늘에 소리를 지르고 싶다] [바람의 그림자] [부대끼는 멍청이의 에세이] [천천히 그리고 오래], 여행기 [아름다운 중국을 찾아서] [명나라 뒷골목 60일간 헤매기]를 썼다.

목차

머리말

제1부 길게
아침에 11
彌助 앞바다 안개 12
이야기보따리 13
햇님이 바람에게 들려준 이야기 14
無明의 寺刹 16
빗방울 하나 17
봄이 떨어지다 18
세월의 향기 19
마침표를 기다리며 20
가슴화산 21
존재를 긍정하면서 22
존재의 울음 23
새벽에 추산의 단소를 들으며 24
재즈를 듣는 오후에 25
XXX 26
안개비 28
김두수 30

제2부 짧게
矛盾 33
反 解脫 34
아내의 迎新 35
妄念 36
마지막에 37
하양 시클라멘 38
비움 40
부르다 42
빛 44
아침 빛 46
의식 48
破門 49
달력을 넘기면서 50
지금껏 52
회색의 바다 53
숨 쉬는 하루가 고맙다 54
우주로 분열하다 56
검은 날개의 그리움 58
동짓날 앞에 60
부처 앞에서 스러질 때 62
먼지가 세상을 삼킨 아침에 64
떠나고 싶다 66
왜 살까 68
쓴다 69
逆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70

제3부 기다랗게
말하기 전의 세계 75
언어의 춤 77
소리 94
이야기 96
걷다 100
끄트머리 103
우주를 움켜쥐다 105
초록의 외계인 109
한세상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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