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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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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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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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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페트먼, 유진 새커
- 15,300
- 17,100
- 15,120
- 27,000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나는 내 보리밥에 섞인 쌀밥 알을 보자 급히 눈을 굴려 형과 누나들을 살폈다. 형과 누나들은 아빠의 생신날 보리밥을 먹는 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는 듯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다. 나는 형과 누나들에게 들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쌀밥이 섞인 부분을 떠먹으려다가 멈칫했다. 한입에 넣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나는 한 수저에 한 알씩 떠서 입에 넣었다. 입속에서도 어느 쪽에 쌀알이 있는지 가늠하며 식감을 음미했다.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두 알을 먹었을 때였다. 형과 누나들이 각자 준비한 선물을 아빠께 드리는 것이었다. 나는 깜빡하고 방에서 안 가져왔는데, 형과 누나들이 드리는 것을 보고야 생각난 것이었다. 그때 엄마가 나를 보고 빙긋 웃으며 물었다. “작은놈은 선물 없냐?” (20쪽) “작은놈아 라면 먹어라.” ‘작은놈’은 작은아들을 일컫는 말인데, 우리 집에서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아부지가 작은놈이 라면 좋아헌다고 몇 봉지 더 사다 놓고 갔어야.” 엄마가 칭얼대는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밥상에 앉아 보니 냄비에 있는 건 라면 한 봉지 양이 아니었다. 나는 맺힌 눈물을 닦고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이게 행복한 맛이었다. 이제 라면을 또 먹으려면 아빠를 기다리는 것밖에 도리가 없었다. 나는 바다가 보이는 방파제에 자주 갔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아빠도 보고 싶고, 라면도 먹고 싶었다. 아버지가 고인이 되신 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 지금도 그때처럼 아버지를 기다리는 것 같다. (27쪽) “이거 편하다. 바꿀까?” “안헌당께(싫다니까)!” 나는 용감한 척 쏘아붙였지만 이미 무너져 버린 자존심을 다시 세우기는커녕 검붉게 화끈거리는 얼굴과 떨리는 가슴이 더 이상 말할 힘을 빼앗아 가 버렸다. 그리고 수아는 매우 친절했다. 점심을 먹을 땐 내 꽁보리밥 도시락에 계란 반찬과 햄―사실 내가 엄청 먹고 싶어서 흘끗대던 반찬이었다―을 얹어 주고는 대신 내 김치와 말린 생선 반찬을 뺏어 먹기도 했고, 손으로 돌리는 자동 연필깎이로 연필도 깎아 주고, 공부하며 틀린 글씨를 고쳐 주기도 했고, 난생처음 번쩍번쩍 빛나는 세단을 타고 하교하게 해 주기도 했다. 수아의 그런 친절 덕분에, 남들이야 어떻든 우리는 일주일도 안 돼 영역 표시를 없애 버렸다. (95쪽) 녀석의 비명에 깜짝 놀란 우리는 달아나려 출구를 찾았다. 그런데 너무 급한 나머지 처음 들어왔던 허물어진 담 쪽이 어딘지를 몰라 허둥대는 동안 집 안에 불이 켜지고 주인이 촛불을 들고 나왔다. 우리는 이제 허물어진 담이고 뭐고 각자 흩어져 죽기 살기로 아무 데나 담을 기어올라 달아나려 했다. 그때 주인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느그들 누구누군지 다 안께(아니까). 어매 아부지한테 일러불 것이여.” (158쪽) 한참 동안 따스한 햇볕을 즐기던 나는 부덕이를 바라보았다. 잔뜩 추위를 탄 듯 옆구리와 허벅지를 떨고 있었다. 아마도 내 눈치를 보느라 음지에 있다가, 추위를 참지 못하고 그나마도 나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의 양지를 찾은 것이었다. 허벅지에 뜯긴 털 사이로 아직 덜 아문 상처 가운데 벌건 피부가 햇빛에 훤히 보였다. 부덕이도 나를 쳐다보았다. 순간 나는 따스하고 뭉클한 뭔가를 느꼈다. (205쪽)
1부
논픽세이
보릿고개 1975
진흙 속의 진주
조금만 더 행복해 봅시다
아버지의 바다
대한민국, 대한국인
전설의 고향 ①
기원祈願
전설의 고향 ②
테레비 ①
테레비 ②
아이스께끼 ①
아이스께끼 ②
냉고구마
군고구마
돈키호테
꼬숩다!
기저귀
첫사랑
2부
매 맞자 ①
대변검사 ①
대변검사 ②
매 맞자 ②
발명왕
발명왕 똥보
딱지
둥글둥글 구르는 세상
훨훨 날아라!
서리
딸기 서리
겁나게 시원허네!
의리
새 지붕
전구
엄마의 연인
복 받으시요!
3부
부덕이 ①―다산여왕多産女王
부덕이 ②―아이가 아이들에게
개 파는 날
쥐 잡는 날
끔찍한 이야기
뻥이요!―너희는 멋진 녀석들이야
50년 만의 편지
물이 펑펑 ①
물이 펑펑 ②
부엉이의 전설
재봉틀
리어카
가을밤 외로운 밤
이불 손질하던 날
맞선
그리움, 기다림
라디오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