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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808483 / 192쪽 124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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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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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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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호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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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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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내 인생은 몇 조각 꿈으로 조각나고.
나는 몸으로 가장 감명 깊은 인생을 살았어.”
고단했던 어린시절부터 산업 성장의 잊힌 주역 공순이 시절을 지나
가장 낮은 곳에서 환자들, 이웃과 독거노인을 마주한 노년의 삶까지
이순자 작가의 내밀한 삶과 시대가 담긴 한 권의 내밀한 자서전!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의 〈선물〉에서도 나와 있듯, 시인은 쉰넷의 나이에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에서 만난 스승 이문재 시인의 “시는 이야기다”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담고 홀로 창작이라는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 이 시집은 한국전쟁 때 아버지가 전사해 유복자로 태어난 때부터 1970~1980년대 한국 산업과 경제 성장에 디딤돌이 되었으나 역사에서 지워진 공순이 시절의 이야기를 거친다. “국군 훈련복에 총을 메고 있는/한 번도 뵌 적 없는 아버지 사진이/ 혼자 안방 벽을 차지하고 있다”(〈사랑 3〉) “산업훈장/이른 새벽, 아니면 늦은 밤/철교의 비명을 자장가 삼는 출퇴근길”(〈훈장〉) 또한 오랜 호스피스 봉사와 요양보호 활동을 통해 만난 환우들과 독거노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환자복 팔꿈치와 무르팍 걷어붙이고/눈물에 눈물을 보태는 일은/아무나 할 수 있는 일/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사랑 2〉) “할아버지 똥에서 누룽지 냄새가 난다는 할머니/할아비보다 딱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이라며/민망해서 볼 빨개져 호탕하게 웃는 할머니”(〈사랑 6〉) “사람이 반가운 내 습관으로/평생 문 잠그는 버릇, 들일 수 없는 건/문 잠그면 내 마음 잠그는 것 같아/내 마음에 벽 치는 것 같아”(〈도둑맞은 기억〉) 황혼의 나이에 이혼 후 독립적 인간으로 서고자 결심한 작가는 외로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는 한 여성으로서의 일상을 유지하며, 그 과정에서 만난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를 시에 담는다. “수틀의 뒤/어지러운 매듭 정리하듯/살아온 날들 동안/온전히 나를 주지 못한 마음의 매듭/저절로 뒤돌아보게 되는 이즈음”(〈이순 즈음〉) 그는 고단한 일생에도 사랑과 희망, 꿈을 잃지 않음으로써 자기 존엄을 지키고자 분투했다. 이 시집에는 그런 작가의 삶과 그가 살아온 시대를 한 권의 자서전처럼 내밀하게 담았다.
“이 시집으로 애도의 자세를 다시 배웠습니다.”
―이문재 시인의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중에서
이순자 시인이 남긴 유고 시를 마주한다면
‘삶’과 ‘죽음’은 ‘배웅’과 ‘마중’이 될 것이다.
이문재 시인은 ‘책’이라는 창작의 결실을 앞에 두고 세상을 떠난 이순자 시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에서 이문재 시인은 10여 년 전 만학도 이순자 시인을 만난 때의 기억을 전한다. 그는 이순자 시인을 이렇게 기억한다. 청각장애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귀가 아닌 눈으로 듣기 위해 스승의 “입술을 가장 많이 쳐다”봤던 학생이자, 오랜 시간 홀로 글쓰기에 분투해온 작가. 그의 시 세계와 생애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이문재 시인은 “이순자 시인이 남기고 간 시를 시 자체로 만나야 한다”라며 시 읽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한 권의 내밀한 자서전과 같은 시집을 통해 결핍으로 충만했던 시절과 연민과 헌신을 잃지 않은 생애를 읽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순자 시인은 “함부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끝끝내 시의 마음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이 유고 시집을 읽으며 각자의 삶의 어려움을 “가만히 받아 안”고 시인을 위한 “진정한 애도”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이순자 시인은 서지 창립 멤버 중 하나였습니다. 매우 열성적인 문청(文靑)이었습니다. 몸이 불편한데도(청각장애를 가졌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스터디에 참석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고 시를 읽거나 제 ‘지청구’를 들었는데, 이 시인은 언제나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귀가 아니라 ‘눈으로 들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서 제 입술을 가장 많이 쳐다본 사람이 이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중에서
그녀의 직업은 실로 다양합니다. 호스피스, 요양보호사를 거쳐 급기야 기초생활 지원금을 받는 ‘독거노인’으로 살아가지만 생에 대한 존엄을 잃지 않습니다. 함부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인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한낱 지원 대상으로 취급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뒤늦게 시를 붙잡고, 끝끝내 시의 마음을 놓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인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스케치’를 우리가 완성해야 할 때입니다.
―서문 〈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중에서
보랏빛 꿈
가지꽃이 피었다
가지꽃 진 자리에
엄마 눈망울만 한 열매들 달렸다
저 보라색 열매들이 한 뼘쯤 자라나면
찜통에 살짝 쪄 내
배를 가르고
묵은 된장에
양파와 마늘 다져 넣고
풋고추와 파도 송송 썰어 넣고
참기름 방울방울 떨어뜨려
가지 배 속 꼭꼭 눌러
가지찜장 담아야지
보랏빛 스란치마 입고
사락사락 걸으시던
고향 가는 먼지 뽀얀 길 지나면
놀빛에 물든 엄마 집
상석에 앉아
이밥에 시큼시큼 익은 가지찜장
척 올려놓아
아, 크게 한 입 먹여주고
무덤 옆
여기저기 핀 제비꽃으로
손가락마다
꽃반지 끼워주고 와야지
―〈보랏빛 꿈〉 전문
병 깊어지신 후 가끔
네 아버지 밥그릇 어쨌냐며
올케를 닦달하시던 어머니
어머니 여의고 이제 와 생각하니
어머니 무덤 속에
주발 하나 넣어드릴걸
이불도 한 채 넣어드릴걸
―〈놋 주발〉 부분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는
밤마다 꿈속에서 나를 쫓았다
어머니가 짚 더미 속에 나를 감추고
아버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찾아내
얘가 누구냐며 고함을 질렀다
뒤란 담을 뛰어넘어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달리다
해골이 우글거리는 도랑에 빠졌다
―〈유복자(遺腹子)〉 부분
저 미싱으로
두 오빠 장가가고
작은언니 시집가고
아파트도 마련했는데
그런데 언니는 알까?
야근하고 돌아와
휘휘 둘리던 내 머릿속 바큇살
―〈바퀴의 계보〉 부분
남편은 몰라
자식도 몰라
내가 공순이었다는 걸
그래도 나는 한때
이 땅의 산업 전사
푸른 꿈 대신 아침 이슬을 먹고 살았지
―〈훈장〉 부분
나를 어제처럼 살게 하지 마시고
어제와 함께 살게 하소서
어제와 함께
내일의 걱정 대신
오늘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하소서
내게서 떠나는 것들이
조용히 문지방을 넘게 하시고
다가오는 것들을
가만히 받아 안게 하소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 무게로 살게 하소서
―〈신년의 기도〉 부분
서문
\t이것은 유고 시집이 아닙니다 | 이문재 시인 5
1부 오직 사랑이다
\t \t보랏빛 꿈\t 20
\t \t문간방 순진네\t 22
\t \t문풍지 바르는 날\t 24
\t \t오래된 양식\t 26
\t \t사랑 1\t\t 28
\t \t사랑 2\t\t 30
\t \t사랑 3\t\t 33
\t \t사랑 4\t\t 35
\t \t사랑 5\t\t 37
\t \t사랑 6 \t \t 39
\t \t수제비달\t \t 42
\t \t꽃 말\t \t 43
\t \t아침밥\t \t 45
\t \t새치\t \t 47
\t \t놋 주발\t\t 49
\t \t대장 새 되어\t 51
\t \t꽃비\t\t 52
2부 내가 걸어 들어간 길
\t \t사까닥질\t \t 54
\t \t어릴 적 아르바이트55
\t \t둥근 가슴\t 57
\t \t그리움\t\t 59
\t \t유복자(遺腹子)\t 61
\t \t나, 잠들고 싶어라\t 63
\t \t바퀴의 계보\t 65
\t \t벚꽃 장사\t 68
\t \t벚꽃 지고\t 70
\t \t우물\t\t 72
\t \t미친 여자\t 74
\t \t훈장\t\t 75
\t \t오래된 풍경 하나\t 79
\t \t겨울 국화\t 81
\t \t가족 유통기한\t 83
\t \t꽃다발을 버리며\t 86
\t \t그리움 \t\t 88
3부 나는 몸으로 가장 감명 깊은 인생을 살았어
\t \t휴가\t \t 90
\t \t기일(忌日)\t 92
\t \t상흔\t\t 93
\t \t꿈\t\t 94
\t\t궂은 날\t\t 95
\t \t몽유(夢遊) 랩\t 96
\t \t질긴 生\t\t 106
\t \t한식날\t\t 108
\t \t덤으로 사는\t 109
4부 아무렴 단풍만 한 아름다움이 있으랴
\t \t낙엽당\t \t\t 112
\t \t나이\t\t\t 113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1\t 115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2\t 118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3\t 120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4\t 124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5\t 127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6\t 130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7\t 133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8\t 135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9\t 137
\t \t독거노인의 자화상 10\t 140
\t \t도둑맞은 기억\t 143
\t \t단순한 것이 아름답다\t 146
\t \t꽃보다 단풍\t\t 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