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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4798 / 76쪽 130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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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숨쉴 때마다 꾸역꾸역 붉어지는 서쪽의 비위가 싫지 않은 것은 이미 내 몸이 비애와 바뀌었기 때문이다 몸속의 모든 것을 피로 뱉어내며 내가 흥건해졌다 나와 섞이기 위해 저렇게 붉어졌다 _「붉은 아가미」에서 잠들지 못하는 밤의 손발로 나무를 깎아 사람을 만들었더니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아가미를 남긴 채 속을 헐어내자 뉘엿뉘엿 편서풍에 헹군 악기만 남았다 그림자와 그림자가 섞이고 마주치는 현의 인기척이 더디면서 생의 잎새는 한 뼘 더 길어진다 그때 콘트라베이스의 떨림은 온몸을 몇 차례 돌아다닌 핏물과 다름없다 그게 급기야 슬프디슬픈 시선이 되었다 사람은 저녁을 되풀이하는가보다 _「신체와 콘트라베이스」에서 잠시 신기루였다가 되돌아오면서 시퍼렇게 멍든 호수는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제자리로 찾아오는 것일까 기록에 의하면 순례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말라버린 호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기루는 호수의 생멸 일부이다 사막의 기억은 사라져버린 호수를 찾아서 현재의 모든 호수와 연결되려는 것이다 _「신기루의 사전」에서 사람은 죽어서 어떻게 누워 있는가 어떤 발자국 하나는 무겁고 하나는 다쳐서 희디희므로 종이처럼 구겨진다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비명이 내 입과 비슷해졌다 주검도 그러하다 쏟아지는 시의 얼굴처럼, 속절없이 종이/주검이라는 별자리만 남는다 망자 앞에서 우는 사람을 구운 신라 토우는 서러운 진흙이었다 물망(勿忘)의 연두색이 계속 돋았다 _「구기다와 굽다」에서 너무 많은 눈물로 시작하는 부식 모든 얼굴을 기억하는 얼굴 귀와 입이 서로 섞이면서 얼굴은 거울 안에서 앙금이 되었다 훗날 눈물이 번진 것을 알게끔 푸른색이 번졌다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니 너무 많은 녹이 묻어나온다 _「동경」에서
시인의 말
1부 아침을 담는 항아리
일출이라는 눈동자/애면글면/일몰의 구름은 무엇의 일부였을까/수선을 위해 속을 뜯어낸 서쪽 노을에 정념의 벌레가 도착했다/붉은 아가미/노을이라는 얼굴/노을이라는내부―내부 3/노을 혹은 목판화 제작소―내부 2/유화―내부 5/지하실―내부 6/너라는 조문/얼음일까 거울일까/방파제 저녁/인면어/신체와 콘트라베이스/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사람의 노을, 노을의 사람
2부 물망(勿忘)의 연두색이 계속 돋았다
르베르디를 읽는 르베르디/결핵문학/이장(移葬)/풍자/그랑 저테/신기루의 사전/장마/시처럼 북처럼/입이 수평선이 되기까지/정(情)/강/마네킹 실종사건/위와 헛묘/옹이/그림자/가지가 둥치에서 벋어나온 것이 아니라 둥치에 가지가 박힌 나무가 있다/고라니 울음/구기다와 굽다
3부 이름 대신 슬프고 아름다운 계면(界面)을 얻었다
작년/달 이야기/쇠백로 근경/내가 모르는 또다른 이야기/시월/1월 15일 맑음/어린 연잎의 다채로운 색깔들/달맞이꽃/동경(銅鏡)/황비창천명경/용수전각문경/살구와 그들의 세계/숲이 없어도 쓸쓸한 희망―섬 1/두 사람이기에 가능한―섬 2/지척지간 모란체(牧丹?)/물푸레나무/그냥이라는 고양이/비로자나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