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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178550 / 264쪽 14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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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해동을 앞둔 냉동인간 B-17903. 그의 담당인 규선은 그가 냉동된 사유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꿈에서 만났던 여자를 만나야 한다는 이유로 냉동되는 것을 선택했다. 변화를 싫어하고 남들이 선택하는 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는 지금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규선과의 결혼을 앞둔 가은은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한다. 실력은 출중할지라도 그녀가 하는 일은 잡다한 심부름이다. 규선은 그녀에 관해서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녀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는 까닭이다. 결혼하기 전에 그에게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알리지 못했다. 가능하면 뒤로 미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은태는 제보를 받았다. 그래서 취재하고 싶지만, 국장을 그를 만류한다. 그냥 묻으라는 것이다. 이미 묻혀있던 사건이라는 이유로 국장은 더는 사건화 시키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은태는 국장을 존경했다. 그의 말을 따르고 싶었지만,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더 컸다. 일단 알아볼 필요는 있지 않은가.
많은 등장인물의 다양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냉동’이라는 소재를 둘러싸고 각자의 입장과 사건이 반복되어 일어난다. 별개의 이야기라고 느껴지지만, 인물들은 서로의 인생이 유기적으로 얽혀있음을 알게 된다. 과거와 현재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십 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연결되어 있다. 모든 관계를 다 파악했다고 느낄 무렵 마지막 반전이 기다릴 것이다.
<책속에서>
p.46
과거의 일은 늘 발목을 잡는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 방법은 없다. 꼬리처럼 따라다니며 평생을 괴롭힌다. 화해와 용서는 추상적인 단어일 뿐이다. 실재하지 않고 실재할 수 없는. 속절없이 당해야만 했던 사람에겐 기회도, 선택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영원히 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p.83
이날까지 솔직하지 못했다는 게 가은을 내내 괴롭혔다. 이유가 있었다. 규선이 냉동되는 사람들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몇 번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다. 서서히 대화로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그때마다 규선은 너무도 단호했다.
p.96
음식 냄새가 사람 사는 냄새라고 착각하는 거 같다. 음식 냄새는 그냥 음식 냄새일 뿐이다. 아무도 먹지 않을 음식이라면 더더욱. 엄마는 이 어색한 공기가 시간이 지나면 환기될 거라고 믿었다.
p.99
누가 지키고 서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꼼짝도 안 하고 서 있기만 했다. 빗방울에 살갗이 찔려 온몸이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벌을 받는 중이니까.
p.115
미리 알아서 뭐 할 건데? 네가 미리 알든 모르든 어차피 전부 일어날 일이야. 기다리다 보면 저절로 다 알게 된다고. 살아만 있다면 말이야. 뭘 바꾸고 싶어 그러는 건가? 머리가 나쁜 거야 순진한 거야? 사람은 미래를 바꿀 수 없어.
p.146
아이들을 위해 그런 거였는데. 흔하게 이뤄진다고 해서 두렵지 않은 건 아니었다. 삶을 십칠 년이나 멈춘다는 것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원망스러운 적도 있었다.
p.228
아버지. 기뻐해야 하는데, 아버지를 냉동시키지 않아도 되고, 지금 당장 수술할 수 있다니까 기뻐서 소리라도 질러야 하는데, 나 너무 무서워. 무서워. 돈 때문에 무서워.
p.261
본인이 살아갈 시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선 당연한 일인 걸까. 대체 소수는 어느 쪽인 걸까. 다수라고 믿는 쪽이 실은 소수였던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