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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트레버 저 | 김하현 역 | 한겨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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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6856 / 29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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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추천사> 오래전, 소설을 읽다 가슴이 벅차올라 어쩔 줄 몰라 하던 어린아이였던 때가 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남몰래 생각하며 밤잠을 설치던. 트레버의 소설들을 읽으며 그때 그 아이를 다시 만났다. 아아, 이건 너무 좋잖아. 트레버는 이 소설들을 통해서 누구나 마음속 깊이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그 비밀이 우리를 끝내 고독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놀랍게도 트레버 덕분에, 그 고독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 _백수린(소설가) 조이스, 체호프, 업다이크보다 뛰어난 이야기의 장인. _〈하퍼스앤드퀸〉 그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트레버는 미묘한 문장 순서의 변화와 숙련된 색채 전환으로 독자를 열두 개의 작은 세상으로 데려가며, 이 세상들이 합쳐져 그가 사는 감각적이고 너그럽고 슬프고 감탄스러운 우주를 이룬다. _〈헤럴드〉 윌리엄 트레버라는 기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트레버는 인간의 희망과 죄악, 실패를 낱낱이 꿰뚫어 보면서도 다정한 호기심과 한결같은 경이감을 잃지 않는다. _〈아이리시 타임스〉 트레버는 극히 작고 고통스러운 뉘앙스를 기록하는 데 여전히 뛰어나다 …… 독자를 사소한 인간 드라마로 끌어들인다. _〈이코노미스트〉 독창적이고 암시적이다. _〈스펙테이터〉 독자를 최면에 빠뜨리며 차분하고 어두운 유머가 들어 있다. …… 시대를 초월한다. _〈데일리 익스프레스〉 자양분이 되는 진실 가득한 스토리텔링. _〈메트로〉 아름답고 비범하다. _〈스코츠맨〉 개성적이고 절묘하다. 과거에 얽매인 삶과 현실을 불편해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는 기민하고 통렬하고 씁쓸하게 웃긴 이 단편들은 빈틈없이 다진 섬세함과 정확한 관찰, 심리적·감정적 진실을 담은 걸작이다. _〈선데이 타임스〉 최고의 수준에 오른 이 장르의 대가. _〈파이낸셜 타임스〉 늘 그렇듯 탁월하다. _앨런 매시, 〈스코츠맨〉 <본문에서> 그녀가 흠모하는 소년의 피부는 도자기처럼 하얗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부드러웠고, 도자기 같은 피부에 종종 나타나는 분홍빛이 없었다. 그녀는 그 창백한 색깔을, 그 얼굴 속의 짙은 눈동자를, 이마의 윤곽과 완벽하게 나란한 앞머리를 사랑했다. 걸어가는 동안 그의 얼굴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의 목소리는 오래전 다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던 그 소년들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짐작했듯이, 그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비슷한 부류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나 비슷한 부류를 알아보았다. _46쪽 그때, 지속될 수 없는 것은 시작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의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그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들은 서로의 취향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가능성처럼 보였던 것이 흔히 그렇듯 45분이 지나자 더 이상 가능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많은 것이 괜찮았다고, 에벌린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즐거운 만남이었고, 당신 또한 즐거웠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었다. 에벌린의 잔은 여전히 채워져 있었고, 제프리의 잔도 마찬가지였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_89~90쪽 그들은 자기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대화는 그렇지 않았으나, 본인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의 우정으로 전과 달라진 방 안에는 그들의 삶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고, 후회나 과거에 있었을지 모를 것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들은 단어를 통제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그는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을 배신하지 않았다. 그녀가 커피를 내오면 그는 내리는 비나 차가운 봄의 햇살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고, 다시 와일드펠 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넓은 현관을 배경으로 계단 위에 서 있었고, 그의 백미러에 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곧 버드나무로 바뀌었다. _117쪽 남자가 비틀거리다 난간을 붙잡는다. 그리고 마치 재미로 그랬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다. 얼굴에 난 땀이 보인다. 꼭 이마에 빗방울이 떨어진 것 같다. 또 한 칸 계단을 오를 때 그의 두 눈이 감겨 있다. 그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온다. 한 칸, 그리고 또 한 칸. 남자의 입 끝에 침이 묻어 있고, 입에 물었던 담배 두 개비는 계단 카펫 위에 떨어졌다. 이제 손을 뻗으면 남자를 만질 수 있다. 내 손끝이 그의 검은 옷소매에 닿고, 그 아래 있는 팔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때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가 굴러떨어진다. 난간이 부서진다. 쿵 소리가 나고, 또 쿵, 또다시 쿵 소리가 난다. 그리고 고요해진다. 업실라 부인이 나를 올려다본다. _132~133쪽 이 음악은 쏜살같이 달려나가다 부드러워졌고, 잔잔했고, 느렸다. 진홍색 벽지와 초상화 속 인물들의 시선 위에서 음악이 춤을 추었다. 음악은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 위에, 꽃병과 장식품 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점점 위로 떠올라 천장의 새하얀 꽃잎에 닿았다. 브리지드가 두 눈을 감았고, 무용 선생의 음악이 어둠 속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음악의 선율이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달라졌다. 개똥지빠귀의 노랫소리가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과, 브리지드가 스케나킬라 언덕을 넘을 때 옆에서 세차게 밀려들다 졸졸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음악이 멈췄을 때 침묵은 전과 같지 않았다. 마치 음악이 침묵을 바꿔놓은 듯했다. _262쪽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이 백화점 유리창에 반사되어 새겨졌다. 두 사람은 순간 그 이미지에서 우아함이 드러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들은 그 우아함이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연애에서 자신들에게 우아함이 있었으리라 짐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으나 이해한 사랑의 규칙은 끝나지 않은 것을 끝내는 괴로움 속에서도 깨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었다. 오늘 사랑은 조금도 부서지지 않았다. _286~287쪽

저자 소개

  • 저자 : 윌리엄 트레버
저자 : 윌리엄 트레버(William Trevor)
1928년 아일랜드 코크 주 미첼스타운에서 태어났다.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수학하고 1954년 영국으로 이주, 1964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한 이후 휫브레드상 3회, 오헨리상 4회,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고, 5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1994년 문학 훈위 칭호를 받았으며, 1999년에는 ‘영국 작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코언상을 수상했다. 2002년 평생의 업적과 공헌에 대하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이 가장 영향을 받은 작가로 손꼽고 있으며 수백 편의 단편과 18권의 장편을 발표했다. 아일랜드의 대통령 마이클 히긴스는 트레버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뤄낸, 우아함을 지닌 작가’라고 경의를 표한 바 있다. 2016년 11월 20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존 밴빌, 조이스 캐롤 오츠 등 많은 작가들이 애도를 표했다. 대표작으로 《비 온 뒤》, 《여름의 끝》, 《루시 골트 이야기》, 《그의 옛 연인》 등이 있다.

역자 : 김하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지금은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한낮의 어둠》,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식사에 대한 생각》,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팩트의 감각》, 《미루기의 천재들》 등이 있다.

목차

고인 곁에 앉다
전통
저스티나의 신부
저녁 외출
그라일리스의 유산
고독
신성한 조각상
로즈 울다
큰돈
거리에서
무용 선생의 음악
밀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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