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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니

버지니아 울프 저 | 김정아 역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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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8797 / 364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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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가장 실험적인 울프의 에세이 『3기니』 『3기니』는 편지와 주석의 교차 편집이라는 매우 독특한 형식의 에세이다. 편지의 수신자는 ‘고학력 전문직 남성’의 한 전형이지만 허구의 인물이다. 울프는 이 긴 편지에 수많은 주석을 달았는데, 간략한 서지 정보에서부터 소논문에 가까운 긴 글까지 다양한 분량과 형태와 성격을 지닌다. 에세이의 형성 과정 또한 특이하다. 울프는 1934년에 2만 단어, 900페이지에 이르는 액자소설 형식의 대작 『파지터가 사람들The Pargiter Family』의 초고를 끝냈다. 이 작품의 ‘소설’ 부분은 울프 생전의 마지막 소설인 『세월The Years』로 완성되었고 ‘강연’ 부분은 『3기니』의 바탕이 되었다. 울프는 『3기니』의 집필을 위해 오랫동안 스크랩북(신문 기사, 전기와 역사의 인용문, 울프 자신의 논평 등의 자료 모음)을 만들었다. 이를 재료로 남녀의 격차를 지표로 보여주고 국내외 정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하는가 하면 당시 유력 인사들에 대한 조롱에 가까운 실명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이처럼 이 에세이는 현실에 밀착해 있지만 곧바로 프로파간다로 직진하지 않고 중층적인 서술과 구성을 통해 천천히 에둘러, 그러나 집요하게 결론으로 향한다. 편지와 편지의 바깥 그리고 편지 속 편지, 픽션과 논픽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건조한 리포트와 통렬한 풍자와 조롱, 차가운 논평 등을 오가며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글쓰기 형식을 취한다. 탁월한 저널리스트이기도 했던 울프는 평생 수많은 에세이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에세이 형식을 성찰했고, 작가 울프는 그런 성찰을 바탕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의 에세이들을 썼으며 『3기니』는 울프의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실험적이다. 이 실험적인 에세이의 맥락을 밝히고 행간을 메우는 옮긴이의 노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주석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옮긴이 또한 문헌적 정확성과 시대적 배경을 드러내는 꼼꼼한 주석을 추가했다. 상호 참조하여 읽어야 하는 부분이나 문학(사)적 전거에서 유래한 내용도 주석으로 짚었다. 강연에서 출발한 글인 만큼 그 문체적 특징을 최대한 부각하여 마치 광장에서, 토론장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단호하고 생생하고 뜨거운 목소리로 옮겨냈다. 치열한 ‘전투’와 3기니의 행방, 울프의 새로운 반전론 전쟁을 막기 위한 단체 가입과 지원을 요청하는 남성 법조인에게 보내는 여성 작가의 편지라는 중심 설정을 취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응답은 지연된 채 여자 대학 개축 지원 단체와 여성 취업을 돕는 단체 각각에 보내는 편지 속 편지가 등장한다. 이들 편지를 써나가는 과정에서 영국 사회에서 벌어진 몇 차례의 ‘전투’가 회고된다. 여성 참정권 운동(‘웨스트민스터 궁의 전투’), 여자 대학 출신자들의 학위 인정(임용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을 둘러싼 논쟁(‘대학교들의 학위 전투’), 공무직 고용 및 임금의 남녀 격차(‘화이트홀의 전투’), 여성의 의과대학, 예술 학교 입학 저지(각각 ‘할리 스트리트의 전투,’ ‘왕립예술원의 전투’) 등이다. 이를 통해 조망되는 영국 사회는 지난한 투쟁으로 여성의 교육과 경제 활동, 정치 참여 등에서 약간의 성취를 이루었으나 여전히 여성이라는 성과 계급이 가부장제에 의해 억압을 받는 사회다. 이 여성 작가가 남성 법조인의 질문과 무관해 보이는 이야기를 책 전체 분량에 걸쳐 상세하게 서술한 이유도 당시 사회와 파시즘 체제의 유사성을 외면하는 남성들의 기만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 활동 외에는 그 어떤 잉여가치도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전쟁에 직간접적인 협력을 거부하겠다는 다짐, 현재의 위계질서를 지탱시키는 그 어떤 상징이나 지위, 심성도 갖지 않겠다는 각오, 현 체제를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는 그 어떤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겠다는 결심, 즉 ‘아웃사이더’로 남겠다는 선언으로 편지는 끝을 맺는다. 이 선언과 함께 위의 세 단체에 각각 1기니씩 기부하기로 하면서 말이다. ‘고학력 남성의 누이이자 딸’이라는 울프 자신이 속한 계급 여성의 현실을 직시하고 때로는 치열한 자기반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유한계급 지식인이자 정신 질환과 자살이라는 전기적 요소가 만들어낸 울프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부순다. 울프 당대의 당면하고도 현실적인 문제를 역사적이고 급진적이며 실험적인 방식으로 써낸 이 작품은 차가운 통찰이자 뜨거운 선언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버지니아 울프
저자 : 버지니아 울프
1882년 영국 런던에서 역사가이자 문예비평가인 레슬리 스티븐과 줄리아 프린셉 잭슨의 셋째 아이로 태어났다. 열세 살이던 1895년 어머니의 죽음으로 심한 충격을 받고 그해 여름 처음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 1904년에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다시 정신이상 증세에 시달려 자살을 시도했다. 이후 형제들과 함께 블룸즈버리로 거처를 옮기고, 케임브리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오빠 토비의 친구들로 구성된 ‘한밤중의 모임’ 멤버들과 교유하기 시작했다. 훗날 ‘블룸즈버리 그룹’의 모태가 된 이 젊은 지식인 예술가 그룹에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화가 덩컨 그랜트, 전기작가 리턴 스트레이치, 미술평론가 클라이브 벨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1912년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이던 레너드 울프와 결혼한 뒤, 서른세 번째 생일을 기념해 구입한 인쇄기로 남편과 함께 출판사를 차렸다. 당시 두 사람이 살던 집의 이름을 딴 ‘호가스 출판사’는 T. S. 엘리엇, 캐서린 맨스필드, E. M. 포스터 등의 작품을 출간해 명성을 얻었고, 버지니아 울프 역시 첫 장편 《출항》(1915)을 시작으로 《밤과 낮》(1919), 《제이콥의 방》(1922)을 출간하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댈러웨이 부인》(1925)이 20세기 소설의 혁신을 이룬 작품으로 평가받았고, 자전적 소설 《등대로》(1927)로 영국판 페미니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출간한 환상소설 《올랜도》(1928)로는 상업적 성공까지 거두어 작가로서의 명성과 함께 경제적 안정을 얻었다. 그리고 1929년, 기념비적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출간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 독자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파도》(1931), 《세월》(1937), 《3기니》(1938)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나,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정신이상 증세가 심해지면서 1941년 3월 28일 우즈 강으로 산책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역자 : 김정아
에밀리 디킨슨의 시로 영문학 석사학위를, 소설과 영화의 매체 비교 연구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으로』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아카이브 취향』 『자살폭탄테러』 『마음의 발걸음』 『걷기의 인문학』 『미국 고전 문학 연구』 『발터 벤야민, 사진에 대하여』 『발터 벤야민 평전』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또는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 『역사: 끝에서 두번째 세계』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감정 자본주의』 『슬럼, 지구를 뒤덮다』 『비폭력의 힘』(근간) 『프닌』(근간) 『센티멘털 저니』(근간) 등이 있다.

목차

하나
둘
셋
미주
옮긴이의 말
버지니아 울프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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