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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361145 / 224쪽 114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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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여기서 우리는 괜찮은 사람이 됩니다』는 은유 작가와 함께한 ‘감응(感應)의 글쓰기’ 수업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나이, 성별, 직업, 취향이 저마다 다른 이들이 3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며 삶의 시선을 글로 풀어내고, 서로 말을 걸고 귀 기울이며 공감을 나눈 기록입니다. 각기 다른 삶의 배경과 경험과 감각에서 건져 올린 사유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댓글을 통해 서로에게 보내는 감응(感應)의 태도입니다. 서로 다름에 공감하고, 질문하고 배우면서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엿보면서 저는 니체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우리가 충분히 배우고 우리의 눈과 귀를 충분히 연 경우 언제든 우리의 영혼은 더욱 유연하고 우아하게 된다.” 사적인서점 대표 정지혜 SNS를 통해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세태가 어느 때부터인가 불편했는데 이 책의 이야기들은 SNS였다면 절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취업준비생의 스트레스, 가부장제 가족의 억압, 남편의 실직, 가까운 이의 죽음, 폐기처분되는 노년... 내가 예전에 들었던 글쓰기 수업에서였다면 다들 입을 꾹 다물었을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여기 이야기들은 ‘중요해진 나’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보이기 위해 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니까 나를 드러냈다고나 할까. ‘독자가 보내온 편지’ 중에서 책 속에서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그날 이후, 지난 시간을 떠올릴 때 이따금씩 느껴졌던 가슴의 통증이 사라졌다. 드라마를 보다가 수술 장면만 나와도 온몸이 찌릿하던 아픔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2012년의 가을밤, 하필 그 시간에 그 사람 이야기를, 내 이야기를 보게 된 것일까. 어쩌면 내게 위로가 필요해서가 아니었을까. 고통 안에서 우는 것은 비명이었다. 하지만 고통 밖에서 나를 위해 우는 것은 위로였다. 힘든 시간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줄곧 자신을 잃어버린다. 고통에서 탈출하고 싶은 간절함과 좌절이 뒤섞여 내내 비명을 지른다. 그래서 고통 밖에서 고통 안의 나를 바라보는 것은 가장 익숙하면서 가장 낯선 일이 된다 - 나드 <고통 밖에서 울다> 중에서 그렇게 남편은 백수가 되었다. “나 같은 마누라가 어딨냐”며 큰소리 땅땅 치면서 호기롭게 남편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사실 막막하다. 남편은 불안한지 재차 “집에 있다고 뭐라 하지 마라.” “육아 전담시키고 바깥으로 나돌지 마라.” 등 몇 번이고 내 대답을 확인한다. 이런 결정이 시댁 어들에게는 고마운 며느리로, 친정 식구들에게는 불쌍한 딸로 여기는 시선이 느껴져 내 마음을 무겁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남편이 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맡으면 안 되나? 화낼 일인가? - 정화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봐!”> 중에서 우리 할머니는 요양원에 산다. 이젠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그녀는 자기 성깔과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거주지에 적응하기 위해 어설픈 노력을 한다. 바쁜데 왜 왔냐, 앞으로는 오지 마라, 거짓말도 하고 “그려 그려” 순응의 말들을 연습한다. 마음에 없는 말들 끝에 이내 고맙다, 고맙다 하는 할머니 옆에 나는 딴짓 하다 늦게 도착한 빨간 모자처럼 카스텔라 상자를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할머니 목소리가 반가움에 들뜰수록 나의 죄책감은 뱃속을 구물구물 휘젓는다. 앞으론 더 자주 와야겠다 하지만, 그 다짐은 요양원을 벗어나자마자 해야 할 일 리스트의 맨 밑바닥으로 옮겨질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 그레텔 <할머니는 숲에 산다> 중에서 내 나이 삼십대 중반. 나는 요즘 적당히 외롭고 꽤 괜찮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그러니 연애하지 않는 자에 대한 당신의 섣부른 동정이나 참견은 살포시 넣어두시라. - 유자 <연애하지 않을 자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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