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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사이로 윤경옥 산문집

윤경옥 저 | 북앤피플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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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871513 / 23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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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57년생 


인천 인일여자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졸업 


1979 서울 신림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 
2011 서울 성원중학교에서 퇴임 
1987 서울특별시장 표창장 
1994 서울특별시교원연수원 교육연수상 
1999 서울특별시 교육감 표창장 
2009 강원대 교육대학원 졸업, 전문 상담교사 자격 취득 
2012 대통령 근정포장 
2020 시집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고 싶다》 간행


 


 

책 속에서

어느 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갔더니 누가 오렌지를 까서 먹고 그 껍질만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선생님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누가 그랬냐고 나오라고 소리 지르며 야단쳐야 할까? 아니다. 이렇게 하라고 써 있었다. “누가 오렌지 껍질을 여기 놓았느냐? 나는 껍질보다 알맹이를 좋아하니 다음에는 알맹이를 주렴.” 그러고 수업을 시작하면 된다고.
내 입장에서 그렇게 약간 오글거리게 대응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중요한 일화로 마음에 담아 두었다. 아마도 나라면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고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p.19

그날도 아이들을 보내고 한자 테스트한 것을 가지고 교무실에 돌아와 채점을 하였다, 정운이가 9개를 다 맞추고 한 글자에서 한 획을 빠뜨렸다. 내가 빨간 펜으로 한 획을 마저 긋고 다 맞은 걸로 해 주었다. ‘이 정도면 다 맞은 거나 마찬가지야 잘 외웠네’ 하면서. 빨간 펜으로 또렷하게 한 획을 마저 그어 주었으니 정운이도 분명히 그것을 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분 좋으라고 선생님이 점수에 인심 쓰셨구나’ 이 정도 생각할 줄 알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나중에 그 글자가 중간고사 시험에 나왔고, 정운이는 여전히 한 획을 빠뜨려서 틀리고 말았다. 내가 그 쪽지시험 볼 때 틀렸다고 빨간 줄을 좌악 그었다면 아마도 정운이는 그것을 정확하게 다시 외웠을 것이고 진짜 시험에서 틀리지 않았을 텐데. 아쉬움인지, 미안함인지, 후회인지 뭔가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p.54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은우는 비빔국수를 배달 중인데 불어터지면 안 되니까 가던 길을 속히 가야 했다. ‘참새 방앗간’ 주인이라니 기쁘다. 아르바이트나 점원으로 있는 것이 아니고 버젓이 가게를 차렸다니 뭔가 안심이 되면서 새록새록 기쁘다.
‘참새 방앗간’은 김밥도 팔고 비빔국수도 파는 소박한 분식집이다. 우리 가족도, 물론 은우네 ‘참새 방앗간’은 아니고 우리집 근처의 ‘참새 방앗간’에 가끔 김밥이나 비빔국수를 먹으러 갔었다. -p.94

선우는 잘 지내고 있는지, 총명하지만 어딘가 엉뚱한 태윤이는 여전히 그러고 있는지, 작은 귀염둥이 남준이는 잘 자라고 있는지, 착하고 통솔력 있었으나 앞장서서 실내화 바람으로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던 반장은 여전히 반장을 하고 있는지, 곰처럼 생겼어도 순하기만 했던 영식이는 좀 날렵해졌는지, 우르르 운동장으로 몰려나가다 결국은 얼어 있던 서편 현관문을 깨뜨리는 바람에 애꿎은 수인이가 다리를 다쳐 한 달간 휠체어를 탔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은연이는 학교에 잘 다니는지, 성윤이는 이제 청소 시간에 도망가던 일을 멈추었는지, 많은 것이 궁금하고 그리웠다. -p.170

-어, 뒈졌네.
하는 어느 남학생의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누군지 알 것 같은 목소리다. 품행이 불량한 학생은 아니다.
이 학교에 와 보니 예의바르면서도 왠지 좀 까다롭고 쉽게 곁을 주지 않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먼저 학교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르다.
전기문이 시작되는 단원의 맨 앞 페이지에는 간단하게 정리해놓은 연표가 있다. 이육사의 생애를 요약한 그 연표를 들여다보다가 생몰연도를 보았나보다.
분필을 든 채로 돌아섰다. 수런수런하던 아이들도 놀라 모두 입을 다물고 일제히 나를 바라본다. 그 남학생을 잠깐 쳐다보다가 한마디 했다.
-김영수! 네가 죽으면 뒈진 거고, 이육사는 돌아가신 거야.
그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바로 수업을 시작하였다. 아무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조용하다. 수업도 별일 없이 진행되었다. -p.174

 

 

목차

서문

1부 : 나의 수선화에게(1979~1988)
1. 교사가 되어
2. 교사와 학생의 사이
3. 3월 배정, 4월 발령
4. 초심을 잃지 말아야
5. 승주의 조언
6. 우리 반 종언이
7. 연극 공연
8. 완곡한 말솜씨
9. 새로 오신 도덕 선생님
10. 민이의 결석
11. 철희 어머니
12. 내 모습 패러디
13. 글 잘 쓰는 정호
14. 메뚜기볶음 반찬
15. 그리운 환이
16. 첫 학교의 기억 마무리
17. 한자 시험
18. 인연
19. 온탕과 냉탕
20. 국화꽃 한 송이
21. 복남이 사건
22. 충청도에서 온 아이
23. 진학 지도
24. 주용이
25. 가가멜 교장 선생님

2부 : 살며, 사랑하며(1989~2000)

26. 신설 학교
27. 교실에서 레슬링을 하는 아이들
28. 현중이의 꿈
29. 부장 선생님
30. 자유를 위한 변명
31. 등기 우편물
32. 배철수의 크리스마스카드
33. 어물전
34. 참새 방앗간
35. 그리운 연주
36. 수정이의 속 깊은 마음
37. 상계동의 슈바이처
38. 줄다리기
39. 우리의 인생
40. 사춘기
41. 내성적인 성품
42. 올리브나무 사이로
43. 새우튀김
44. 교감 선생님
45. 연구교사가 되어
46. 나, 졸도하다
47. 장학사가 되려고
48. 학교 배정

3부 : 홀씨가 머문 자리(2001~2011)

49. 기타 치는 한문 선생님
50. 명문 학교 나오신 도덕 선생님
51. 학교에 도둑이 들다
52. 가을 시화전
53. 넛지(Nudge)
54. 삶은 토종밤
55. 우리 반의 새터민
56. 개구쟁이들
57. 급식 지도
58. ‘말하기’ 수업
59. 선우가 출구를 잃고
60. 귀여운 남준이
61. 1학년 3반의 추억
62. 모두가 좋아하는 재웅이
63. 전기문 ‘이육사’
64. 가출
65. 연지의 꿈
66. 일탈 행동
67. 영리한 형언이
68. 5월의 선풍기
69. 컨닝 사건
70. 사업가 마인드
71. 천사
72. 그리운 승현이
73. 실내화
74. 전학을 보내다
75. 논술 채점
76. 제주도 수학여행
77. 노랑머리
78. 반말을 듣다
79. 돼지와 멸치
80. 잃어버린 돈
81. 운서의 학교생활
82. 학부모를 위한 공개수업
83. 일찍 등교하는 종훈이
84. ‘나대다’라는 말
85. 컨닝과 오해
86. 준수 아버지
87. 퇴임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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