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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745761 / 303쪽 / 451g / 143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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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등장인물 소개 봉순이 언니 어린 나이에 버려져 짱아네 집에서 식모살이 하는 인물. 다섯 살 짱아의 곁에서 늘 함께하는 언니이자 엄마이며 친구이다. 열여덟에 뜻하지 않는 누명을 쓰고 세탁소 총각을 따라 집을 나간다. 짱아 태어난 순간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봉순이 언니와 함께 보내는 조숙한 다섯 살 꼬마. 유년기와 학창 시절 내내 봉순이 언니의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본다. 짱아 엄마 어린 봉순이를 거둬 식모로 부리면서 스스로 그녀에게 인정을 베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 하지만 남편이 유학에서 돌아와 형편이 안정되자 봉순이를 차츰 귀찮게 여긴다.
낮잠에서 깨어나 마주친 이 세상은 아주 낯설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푸르스름하게 물들어 있었다. 왜, 어린 시절엔 낮잠에서 깨어나면 그렇게 서러웠을까. 나는 지금도 나의 아이가 낮잠에서 깨어나 서럽게 울 때면 가슴이 철렁해진다. 말이 되든 그렇지 않든, 별로 세심한 어미도 아닌 내가 아이를 그처럼 잘 이해할 수 있는 때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푸르스름한 저녁 빛이 이 세상에 내려앉을 때, 화단에 심어진 파초나 담장 따라 올라간 연분홍빛 월계꽃 이파리조차 푸른 필터를 끼운 것처럼 보이는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순간에 말이다. 누구도, 사랑하는 누구와 함께 있어도 모두 고아 같은 그 어스름의 시간.
어쨌든 잠이 들면서 언니가 세탁소를 차려 떠난다 어쩌구 하는 소리를 들은 뒤끝이라 그랬는지, 눈을 떠서 언니가 보이지 않자, 그래서 그때도 나는 울었고, 내 귀로 들리는 나의 울음소리가 하도 처량해서 더욱 악을 쓰며 울었다. 봉순이 언니는 내가 울기 시작하자 미자 언니네 방 안으로 얼른 달려왔고, 잠이 깨서 우는 나를 귀여워죽겠다는 듯이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면 푸르스름한 세상이 조금씩 노란빛을 띠기 시작했고 얼마간은 서러움이 가셨다. 아직도 봉순이 언니는 내가 서러울 때, 내가 따돌림당할 때, 내가 혼자 외로울 때 나를 안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엄마였고 언니였고 그러면서 친구인 그녀는, 내 첫사람이었다.
―87~88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