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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해변에서 혼자

시리즈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7]

김현 저 | 현대문학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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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885683 / 124쪽 104 x 18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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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최근 <호시절>이라는 시를 썼다. 부모와 자식, 봄볕과 분재, 도다리쑥국이 이루는 세계. 그런 시절을 되돌아보거나 미리 내다보는 사람이 되고자 하던 때도 있었다. 어릴 때도 지금도 기쁨이 많은 사람이나 이제 곧 슬픔이 기쁨을 앞지르게 될 것임을 안다. 그게 호시절이다.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산문집으로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가 있다. 쓰고 읽고 일한다.

책 속에서

깊은 밤에
귀를 대보면
나는 무시무시한 것을 앞두고 있다

파도에 휩쓸려 가는 비치볼처럼
잡지 못해 이끌려 가는 영원한 사랑
―「뿔소라」 부분

세상에 불륜이고 싶지 않은 사랑도 있니
―「뿔소라」 부분

웃고 있는 젊은 아빠가
아장아장 어린 아들을
그늘에 앉히고
나무의 이름을 알려주는 풍경을
그렇게 많은 시에서 보고도
나는 쓴다
도무지 가질 수 없어서
아름답다 여긴다
―「릉, 묘, 총」 부분


삶은 쏟아질 듯 쏟아지지 않는다는 걸
모두 알지
―「침대는 영혼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부분


노래하던 사람이
끝내 노래하며 죽기를 기도해도
마지막에 그를 노래하던 사람으로 만드는 건
산 사람일 뿐
―「뿔소라」 부분


눈은 부절히 내리고
누구 하나
항변하지 않았다
이미 세계는
신의 큰 그림
새하얗게 아름다웠으므로
―「항문외과 의사 이필잎을 저주합니다」 부분


눈이 녹으면 사람들은
다시 눈을 기다린단다 인생은
그뿐
―「그뿐」 부분


너와 나는 알았다
우리가 얼음 호수 밑을
사랑이 자꾸만 발목을 잡아당겨서
오랜 시간 떠내려가고 있다는
―「사랑의 손발이 차가운 데는」


언젠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우리는 쓴다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지혜롭지 못해서
―「뿔소라」 부분


타인의 언어는 어째서 모두(!) 시적일까. ―열 수 없으므로― 어두컴컴한 시에 넣고 환하게 켜두고 싶다. 그는 어디에도 머물지 않으며 누구와도 있지 않고 그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다. 해변에서는 누구나 남길 것인가 지울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해변에서 그런 갈림길에 서보지 않은 사람을 나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가지 않은 길에 관해 후회 없이 인간다운 척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는 그가 사랑의 기로에 서 있길 바란다. 몰락은 대체로 위대한 창조로 이어진다.

―에세이 「♡」 부분

목차

부처님 오신 날 9
큰 시 14
뿔소라 22
릉, 묘, 총 28
푸코 32
침대는 영혼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38
푸아그라 44
물거품을 위한 언어 46
릴케가 본 것 48
뿔소라 52
항문외과 의사 이필잎을 저주합니다 58
그뿐 66
관엽수 70
고양이는 어떻게 사랑의 미스터리를 완성할까 72
고스트 스토리 76
할로윈 78
사랑의 손발이 차가운 데는 82
자국 86
미움이 많은 사람이 쓰는 시 90
행복한 사람 96
뿔소라 102

에세이 : ♡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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