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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

조재형 저 | 소울앤북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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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762780 / 224쪽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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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시골 법무사의 심심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조재형 시인의 첫 산문집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는 저자가 수사관으로서 16년, 법무사로서 18년째 사건 현장을 누비며 법을 통해 바라보던 시각에 문학적 감성과 사유를 곁들여 풀어낸 사건 중심의 에세이다. 글을 이끄는 소재들은 하나같이 저자가 직접 부딪치며 몸을 상하여 얻은 것이다. 얼핏 법의 언어는 문학과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하지만, 현실을 담아내고 진실을 캐내는 점에서 무척 닮았다. 이 책 속에 담긴 66편의 이야기는 난생처음 당신의 심심한 일상에 심심한 감사와 심심한 사랑을 일깨워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조재형
저자 : 조재형
1963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고, 2011년 {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함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검찰청 수사관으로 16여년간 재직했고, 2012년 현재 전북 부안에서 법무사의 일로 매우 분주한 나날들을 지내고 있다. {지문을 수배하다}는 그의 처녀시집이며, 이 시집은 두 개의 시선의 마주침에 의해서 그 힘찬 역동성을 얻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번째는 무위자연으로서의 가장 성실한 자의 삶에 대한 예찬이고, 두 번째는 현대 자본주의의 삶에 대한 비판이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당숙과 지문이 없는 농부들과 지체장애인들의 삶은 전자의 예에 해당되고, 사채업자와 악덕상인과 관료들과 정치인들과 매춘부들의 삶은 후자의 예에 해당된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의 삶에, 마치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처럼, 가장 날카롭고 예리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게 되고, 그 결과, 상호간의 사랑과 행복의 싹이 자라나는 공동체 사회를 꿈꾸게 된다. {지문을 수배하다}는 가장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왔던 ‘지문이 없는 사람들’에게 바쳐진 시집이며, 진실에 의해서 진실의 집을 짓고, 오직 진실의 삶을 살고자 하는 조재형 시인의 절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 속에서

나에게는 두 노인이 어떤 이정표처럼 보였다. 가로로 누워 있는 아내는 죽음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아내 옆에 세로로 앉아 있는 남편은 삶에서 죽음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서행 구간을 가리킨다고 할까. 원래 소리 없이 표정만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교차로의 이정표처럼. 두 노인은 주름살로 도색된 두 개의 낡은 이정표였다.
-23쪽「두 개의 낡은 이정표」

 

하지만 그는 고독을 너무 오래 방치하였다. 고독을 버려둔 대가는 끔찍했다. 골방에서 반려견처럼 길러 온 자신의 고독에 물려 죽은 것이다. 우리가 사전 속에서 관념으로 만나온 고독을 그는 현장에 방목하였다. 고독에 처참히 물려 죽은 그는 응급실에서 백일몽을 깬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가슴에 박혀 있던 못 자국은 고독에 물린 이빨 자국으로 판명되었다. 장례식장 주변에서 스산한 바람 몇 점이 조문객들 발길에 차였다. 그의 사체 옆에서‘사채私債’같은 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상속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노파심을 내려놓았다. 빈소를 빠져나오는데 농약 냄새가 골목을 활보하고 있었다.
-28쪽「고독을 방치한 대가」

 

처음엔 젊은 살인자의 눈물을 믿어야 할지 망설였다. 나를 설득시키기 위해 가장하고 덤비는 눈물인지 점검이 필요했다. 진실의 조사를 업으로 삼고 있던 내가 조심히 다룰 것이 눈물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위조나 조작이 웃음보다 쉬웠다. 냉혈한 인상보다 눈물이 효과를 보이기는 했다. 사건 기록에서 접한 공분감이 쏟아내는 눈물로 인해 누그러진 것이 사실이었다. 눈물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적어도 그의 눈물이 내게 잘 보이려는 위조품은 아닌 게 분명해 보였다.
-32쪽「살인을 정독하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망산(望山) / 자백과 고백 사이 / 자장면 한 그릇의 오랜 기억 / 낮은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 두 개의 낡은 이정표 / 가을의 비품 / 고독을 방치한 대가 / 살인을 정독하다 / 도둑으로 걸고넘어지다 / 내 청춘의 겨울날 /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 내 유년의 거점 / 아버지를 남용한 상속인들 / 닉네임은 ‘빈손’ / 처서 무렵 / 부탁

2부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 / 나이 먹은 계절 / 문이 언니 / 나쁜 골목 / 개명 후기 / 시집의 기원 /〈달빛소리수목원〉에서 / 눈먼 돈 /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 할매의 비자금 / 이제 쉴 수 있겠다 / 용의자 / 이모의 ‘우리 이장님’ / 5원으로 구원받다 / 확인서면 / 환승역에서

3부
한나는 소재불명 / 금품의 양태 / 6학년 4반 / 이름이 두 개 / 요한 형의 기각당한 꿈 / 사례금 만 원 / 외상 합의 / 뒤편에서 맺은 동지애 / 반가운 죽음 / 엄마라는 약속어음 / 울려라 종소리 / 지폐들의 표정 / 부처님의 대위변제 / 즐거운 우리 집 / 세월에 몰수당한 슬픔 / 의뢰인들 / 반려된 영장

4부
나의 평자(評者) / 유일한 단서는 가난 / 삶의 이면 / 안경을 수배하라 / 남이의 소재를 아는 분 연락 바람 / 늑대가 물어간 봄 / 마음대로 소환할 수 없는 그대 / 악마의 대변인 / 당신으로 우거진 나는 빈틈이 없으므로 / 사건의 열쇠는 동기 / 구겨진 나를 꺼내보곤 한다/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 저자의 땀 / 최악의 독자 / 지명수배 / 건강한 이별 / 가난한 부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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