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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연대기

기에르 굴릭센 저 | 정윤희 역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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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342500 / 272쪽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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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북유럽의 맨부커상, ‘노르딕 카운슬 문학상’이 주목한 이 시대의 문제작

사랑해본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슬프지만 섹시한 소설. 읽는 내내 숨이 막힌다. - 소설가 A. M. 홈스
부부의 사랑과 무모한 방종이 분노의 불덩어리로 폭발하기까지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 -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사랑의 자가면역이 뭔지 짧고 아름답게 풀어낸 강력한 소설.”- 가디언(The Guardian)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 단숨에 읽게 된다!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뜨거웠던 부부관계와 유일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이 왜 서서히 무너지게 되었는지 중년 부부인 두 주인공이 자신들의 ‘결혼의 연대기’를 되짚어보는 노르웨이 소설. 이혼 시점부터 운명적 첫 만남까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남편인 존이 마치 아내 티미가 된 것처럼 그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들을 포착, 서술해나간다. “이 시대 결혼 해산의 극적인 초상화”, “오직 부부만이 알 수 있는 복잡하고도 농익은 감정들을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파고들어 표현한 극사실주의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노르웨이 비평가협회 비평가상, 노르딕 카운슬 문학상(북유럽의 맨부커상),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출판사 리뷰

‘노르딕 카운슬 문학상’ 최고의 화제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 출간 이 시대 결혼 해산의 극적인 초상화 오직 부부들만이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농염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노르웨이판 ‘부부의 세계’ “수십 년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로 가능해?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건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은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 그렇게 단둘이, 함께 꾸려가는 삶이 가장 행복할 거라고 믿어야 하는 거니까.”_본문 중에서 결혼한 이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사랑이란 감정만이 아니라 그 사랑이 언젠가는 변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남편 존은 아내 티미의 이런 의구심에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대답한다. “당신과 함께하면서 확신을 얻게 되었고, 설령 당신이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할 거야. 당신의 결정을 지지할 거고.” 누구보다 뜨겁게, 단단하게 그리고 서로를 자유롭게 해주며 사랑했던 두 사람. 그런 견고한 두 사람 사이에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들조차도 모르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균열은 대수롭지 않은 것에서 점차 섬뜩한 두려움으로, 광기 어린 집착으로, 사랑하는 이를 죽이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변하며 점점 두 사람을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간다.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되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베테랑 편집자이자 극사실주의 소설가로 명성을 떨친 기에르 굴릭센은 존이 아내의 입장이 되어서 그녀의 일상과 감정을 관찰하게끔 하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택하였는데, 바로 이 지점이 이 소설을 결혼, 불륜, 이혼을 소재로 한 단순 치정극이 아닌 인물의 가장 내밀한 감정을 세밀하고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서서히 변해가는 두 사람의 감정선을 치밀하게 쫓아가며 독자들이 주인공의 결혼의 연대기로, 저마다의 사랑의 연대기로 순식간에 빠져들도록 이끈다. 오직 사랑하는 관계에서, 부부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복잡 미묘하고도 농익은 감정들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그려내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실체에 다가서게 만든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단번에 부부의 세계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탁월한 감정 서사로 “이 시대 결혼 해산의 극적인 초상화” “오직 부부만이 알 수 있는 복잡하고도 농익은 감정들을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파고들어 표현한 극사실주의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노르웨이 비평가협회 비평가상, 노르딕 카운슬 문학상(북유럽의 맨부커상),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에서 출간되었다. 결혼의 시작과 종말, 스러져가는 사랑에 관한 기록 인생의 유일하고도 운명과 같았던 사랑이 어느 날부터 두려움으로, 속박으로, 한순간 사랑하는 이를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 아내와 딸아이가 있던 30대의 존, 이제 막 의대생 티를 벗은 20대의 티미. 두 사람은 존의 딸아이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가 이후 한 강의실에서 재회한다. 순순한 호기심에서 강한 이끌림으로 서로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 두 사람은 마침내 각자의 생활을 정리하고 수십 년에 걸쳐 두 사람만의 견고한 세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존과 티미는 평범하고 빤한 부부에서 벗어나 서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지해주고 자유를 보장해주며 침실에서는 뜨겁게 사랑해주는 자신들의 균형 잡힌 관계에 누구보다 만족했다. 부부관계는 완벽했고 빈틈이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두 사람 사이에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들조차도 알아채지 못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티미의 삶에 불쑥 들어온 ‘장갑맨’의 등장으로 말이다. “언젠가 당신도 나처럼 똑같이 버림받기를 기도할게. 나를 무참히 버리고 떠난 것처럼 당신도 똑같이 버림받기를, 내 온 마음을 다해서 간절기 기도하고 기도할 거야.”_본문 중에서 존은 그간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괴롭혀온 전처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면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애써 외면한 채 아내 티미와의 생활에 집중하려 한다. 하지만 모든 일상을 공유하던 아내 티미가 서서히 비밀을 만들고, 자신과의 세계에서 전혀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을 느끼며 두려움은 극에 달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외면하고자 하는 두려움의 실체를, 자신의 그 단단하고 확신에 찬 사랑이 분노와 집착과 허무함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목도한다. 그는 그녀를 생각과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부부에게 닥친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부부의 세계의 균형을 유지해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깨닫게 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기에르 굴릭센
저자 : 기에르 굴릭센
1963년생 노르웨이 문학가이자 편집자. 1986년 소설 《어둠의 입Mørkets munn》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인, 소설가, 극작가, 아동문학가, 에세이스트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그뿐만 아니라 주로 현대문학 작품들을 출간하는 옥토버 출판사(Forlaget Oktober)의 편집장으로, 브라게상(노르웨이 최고 문학상) 등을 수상한 유명 소설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Karl Ove Knausgaard)의 작품을 도맡은 베테랑 편집자이기도 하다.
여자는 수동적이고 남자는 능동적인 고지식하고 불평등한 과거의 남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들의 관계와 사랑을 주제 삼아 여러 작품을 써왔으며, 도발적이면서도 우아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강력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현대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써 내려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인 아스케하우그(Aschehoug)에서 매년 우수한 작품에 수여하는 문학상(Aschehoug Prize)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소설 《20일(Tjuendedagen)》, 《단순화(Forenkling)》, 《구부러진 무릎(Bøyde knær)》 등이 있다.

역자 : 정윤희
서울여대 영어영문학과 박사 과정을 마치고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영화제, 서울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참여했다. 소니픽쳐스, 디즈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와 CJ엔터테인먼트 등에서 50여 편의 영화를 번역하고 KBS, EBS, 온스타일, MGM 등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200여 편의 영상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동국대, 세종대, 중앙대, 숭실사이버대, EBS, IMBC에서 영미 문학과 번역 그리고 통역을 강의했다. 현재 하노이국립인문사회대학에 재직하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고아 이야기》 《비밀의 정원》(1~2권),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거울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의 끝나지 않은 모험》 《월든》 《메리 포핀스》 《정글북》 《지킬 박사와 하이드》 《렛 잇 스노우》 《오즈의 마법사》 《힐 하우스의 수상한 여자들: 코트니 밀러 산토 장편소설》 《제로의 기적: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 스토리》 《앨리스와 앨리스: 같은 시간을 두 번 산 소녀의 이야기》 등을 번역했다.

역자 소개

  • 역자 : 정윤희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영화제, 서울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참여했다. 소니 픽처스, 디즈니 픽처스, 워너 브러더스와 CJ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50여 편의 개봉관 영화를 번역했으며, 그 외에도 KBS, EBS, 온스타일, MGM 등을 통해 2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번역했다. 동국대학교, 세종대학교, 중앙대학교, 숭실사이버대학교, EBS, IMBC에서 영미문학과 번역 그리고 통역을 강의했으며, 하노이 국립 인문사회대학교에 재직하며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여러 작가의 좋은 작품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번역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 《정글북》, 《렛 잇 스노우》, 《지킬 박사와 하이드》, 《록스 호텔》, 《메리 포핀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비밀의 정원1, 2》 등이 있으며,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워리어스 웨이’를 번역했다.

책 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더는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었다. 물론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고, 우리가 함께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단계는 오래전에 지나버렸다. 이미 우리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둘이나 있었고, 내가 첫 번째 결혼을 통해 얻은 딸아이까지 있었으니 그 정도면 자식은 충분했다. 무엇보다 아내는 자기 일을 더 하고 싶어 했다. 달리기와 자전거를 타는 일도 더 열심히 하고 싶어 했고, 암벽등반도 배우고 싶어 했다. 온종일 돌봐줘야만 하는 신생아가 없는 부모, 그들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이점을 온전히 누리고 싶어 했다_26쪽

우리 부부는 다른 건 몰라도 결혼 생활만큼은 자부심이 대단한 편이었다. 남들은 모르는 기쁨을 우리만 경험한 듯 막 자랑하고 싶어 한달까. 마치 갓 태어난 아이를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나서 유모차를 끌고 돌아다니는 부모들처럼 말이다._32쪽

한때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더는 연인도, 부부도 아닌 두 사람 사이에서 과격한 논쟁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아이 엄마와 나는 서로에게서 벗어나려고 죽어라 다툼을 벌였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토로하기에 바빴으며, 그 배신과 실망감에 관해 토론을 거듭했다. 그리고 정확한 이유가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 배신과 실망을 불러온 온갖 이유에 대해서 각자 변명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_78쪽

딱 한 가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때때로 그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에 대해 생각했다. 티미와 함께 지내는 내내, 열 번 아니 스무 번 정도 그 생각이 차가운 협곡처럼 나를 꿰뚫고 지나갔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협박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저 먼 길의 끝에서. 나도 언젠가 마음의 상처를 입겠지. 그런 가슴 아픈 생각이 드는 날에는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나는 평소에 기도 같은 건 믿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똑같은 소원을 열심히 빌던 때처럼 진지하게 소원을 빌었고, 두 손을 모은 채로 한 번도 입 밖에 꺼낸 적이 없었던 소원을 읊조렸다. 티미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누구도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않게 해달라고._84쪽

우리에게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것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서서히 괜찮은 이야기로 바뀔 것이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면 우리 둘의 사랑이 인생에서 딱 한 번 찾아오는 유일한 사랑으로 보일 날이 올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눈에만 그렇겠지만 결국은 다른 모든 이들도 인정하게 되겠지.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서로에게 완벽한 반쪽,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그럴 것이다. 그 남자나 그 여자가 나의 하나뿐인 반쪽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수십 년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로 가능할까? 우리는 지금과 또 다른 삶, 또 다른 상대가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알고 있었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풍족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가능성을 원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 하나만 믿고 서로 함께하기 위해서 어렵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 점에 있어서만큼은 서로 동의했으며, 이전 상대들에게 했던 끔찍한 짓을 서로에게는 절대 할 수 없었다._93~94쪽

한 번은 만약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된다면, 나랑 함께 살았던 것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내가 느끼는 두려움을 소리 높여 말했고,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전부 내 입으로 토해냈다. 티미는 고통스럽고도 분노에 가득 찬 그리고 가슴 아픈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주방에 서서 식기세척기 안을 비우고 찬장 문을 쾅쾅 닫으면서 온갖 말들을 퍼부었다. 그리고 곧바로 자유롭게 살라고 원하는 건 뭐든 해도 좋다고 말했다. 나의 아내이자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만 변하지 않는다면, 누구랑 무슨 짓을 해도 이해하겠노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상기된 얼굴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눈을 번뜩이며 그녀 앞에 서 있었다. 그 순간 티미가 가장 바라고 또 원하는 것은 바로 평화로움이었다._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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