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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단편집

원제 : 秋の牢獄

쓰네카와 고타로 저 | 이규원 역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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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297886 / 220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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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놀라운 재능을 가진 작가’ 쓰네카와 고타로의 숨은 걸작, 일상 틈에 숨어 있는 기이한 세계가 펼쳐진다! 평범한 하루가 반복된다면 어떨까? 수수께끼 같은 집에 갇혀 세상을 떠돌아야 할 운명이라면? 남들은 갖고 있지 못한 환술 능력을 갖고 있다면? 《가을의 감옥》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을 법한, 그러나 아무도 갈 수 없었던 세계에 우연히 갇혀버린 사람들의 기이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가을의 감옥》은 제12회 일본호러소설대상을 수상한 《야시》 이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으로 쓰네카와 고타로의 강한 개성을 담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세계관의 묘사,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인물들의 등장까지 독자를 사로잡는 흡인력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작품에 못지않다. 이에 절판된 이후에도 중고서점, 커뮤니티 등에서 이 책을 구하기 위한 독자들이 문의가 이어졌고, 쓰네카와 고타로의 ‘비운의 작품’이자 ‘숨은 걸작’으로 불렸다. 이 단편집에 담긴 세 편의 단편은 모두 일본의 전통 민담과 서양 판타지의 고전에서 끌어온 소재에 기반한다. 시간(<가을의 감옥>), 공간(<신의 집>), 환상(<환상은 밤에 자란다>)에 갇힌 사람들의 기구한 운명을 ‘고독’과 ‘허무’라는 주제의식에 실어 시적인 문체로 담아냈다. 또한 섬뜩하고 매혹적인 환상 세계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통해 미래에 대한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와 우울한 내면을 탁월하게 형상화했다. 11월 7일, 집, 환상의 감옥에 갇힌 이들의 잔혹한 운명 비뚤어진 인간의 욕망과 감정의 변화를 풍자적으로 그리다! 세 편의 단편을 담은 《가을의 감옥》의 일관된 주제는 ‘감옥’, 즉 ‘갇힘’이다. 평범했던 일상의 것들이 ‘나’를 가두는 ‘감옥’으로 변하면 순식간에 불안과 공포가 몰려온다. 쓰네카와 고타로는 그 과정에서 발현되는 비뚤어진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풍자한다. 표제작 <가을의 감옥>은 지극히 평범한 하루인 11월 7일을 무한 반복하여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갇힌 시간 속에서 존재론적인 의문과 공포에 시달리는 리플레이어들의 모습은 날짜만 바뀔 뿐, 똑같은 매일을 살아내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묘하게 중첩된다. <신의 집>은 우연히 수수께끼의 집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집을 빠져나가려면 ‘나’ 대신 다른 사람을 가두어야 한다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공간 이동 모티프와 일본 전통의 민속적인 무당집이라는 소재가 성공적으로 어우러져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환상은 밤에 자란다>는 환술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에게 괴물로 터부시되다가 결국에는 종교 집단에 감금되는 이야기다. 남과는 다름이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판타지 같은 환술과 함께 그려냈다. 어느 한 편도 아쉬움이 남지 않는 단편집 《가을의 감옥》. 오랫동안 기다려온 매혹적인 쓰네카와 고타로 월드로 떠나보자.

저자 소개

2005년 데뷔작 <야시>로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제12회 일본호러소설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에게 ‘놀라운 발상 전환의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독자들 사이에서는 환상적인 세계를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라는 호평을 얻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수상작 <야시>와 <바람의 도시>라는 새로운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야시》는 제134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듬해 한국에도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6년 두 번째 작품 《천둥의 계절》로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2007년 《가을의 감옥》으로 제29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2008년 《초제》로 제22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오르며 계속해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2014년, 쓰네카와 고타로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금색기계》를 발표해 제6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며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얻었다. 국내 독자들을 매료시킨 《야시》의 환상적인 세계관과 아름다운 문체를 그대로 엿볼 수 있음은 물론, 인물들의 기묘한 운명을 흡입력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문학, 인문, 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번역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뇌를 단련하다》 《제1권력》 《천황과 도쿄대》 《인 더 풀》 《개인적 체험》 《이유》《내일의 디자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희망이란 내일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달력 위의 날짜가 전부 11월 7일로 덧칠해졌다. 크리스마스도, 설날도, 신학기도, 새싹도, 초여름 산들바람도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세계는 의심할 나위 없이 변질되었다.
이것은 언제 끝나지?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21쪽)

“그 심정, 알아. 나는 류이치야. 11월 7일을 벌써 쉰 번이나 반복하고 있지. 그쪽은?”
“나는 아직 스물다섯 번밖에 안 돼요.” 류이치라는 청년의 얼굴을 보니 봇물 터지듯 갑자기 질문이 쏟아졌다. “근데 이게 다 뭐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왜 내가 리플레이를 하는 거죠?”
“리플레이어.” 류이치는 말했다. (24쪽)

작심하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웬일인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남자는 가면 얼굴을 더욱 가까이 들이대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나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어요. 당신을 기다리면서 말이오.”
나는 몸을 잔뜩 긴장시킨 채, “아, 예” 하고 대답했다. 가는 손가락이 여전히 내 손목을 꼭 쥐고 있었다.
“나는 천수를 넘기고도 여기에 있었단 말이오.”
제발 부탁이니 떠나지 말았으면 좋겠소, 그런 애원이 느껴졌다. (83쪽)

집은 어떤 기운에 둘러싸여 있었고, 결국 나는 갇힌 셈이었다. 그 사실을 다시 확인하자 온몸에 식은땀이 솟았다. 오늘은 주중이라 회사에 가야 하는데. (90쪽)

이 세계는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단다.
언제였던가, 할머니가 말했다.
누구나 환상을 믿고, 환상에 조종되고, 환상의 노예가 되고, 많은 시간을 환상에 바친단다. 짧은 생을 살면서 진짜를 꿰뚫어보는 놈은 한 명도 없단다. (148쪽)

“그런 목숨이 무슨 소용이지?”
“뭐라고요?”
“네 목숨 말이야. 그저 자기 하나만을 위해서 사람들을 속이면서 사는 목숨. 그런 목숨이 과연 필요할까? 10년을 기다렸건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은 제 몸뚱이밖에 모르는 속 좁고 하잘것없는 계집애로군. 결국 이 세상에는 이제 아무런 빛도 남지 않았던 거야.” (215쪽)

목차

가을의 감옥
신의 집
환상은 밤에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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