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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바다로

원제 : 十八歳・海へ

나카가미 겐지 저 | 김난주 역 | 무소의뿔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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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686522 / 260쪽 125 x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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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나카가미 겐지의 소설집! 나카가미 겐지는 일찍 세상을 떠나 그 작품 세계를 완전히 꽃피우지는 못했지만, 살아 있는 동안 압도적이고 강력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74년, 사생아로 태어난 주인공의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와 고향의 강렬한 토속성을 소재로 쓴 「곶」을 발표, 이듬해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그는 문단의 이단아이자 아이돌 같은 존재로 부상한다. 『18세, 바다로』는 그 이전, 그가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고향을 떠나 도쿄에 올라왔음에도 입시는 치르지 않고 문학과 재즈와 술에 탐닉하는 한편,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고뇌를 부둥켜안은 상태에서 동인지와 문학지에 시와 에세이를 발표하던 시절에 쓴 단편들을 묶은 소설집이다. 그야말로 작가의 문학 세계의 태동을 알리는 초기 작품들이기에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들인 것이다.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천재적인 작가 나카가미 겐지의 강렬하고 아름다운 세계 1976년 「곶」으로 전후 세대 최초로 아쿠타가와상 수상 1977년 『고목탄』으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예술선장 신인상 수상 「18세」 1965년에 발표된 비틀스의 ‘미쉘’ 가사로 시작되는 이 단편은, ‘미쉘’의 가사와는 달리 조금도 조화롭지 못하다. 현재의 나른함과 과거 어린 시절의 위태로움과 죽음에의 공포가 교차하는가 하면, 모순과 거짓말로 치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향한 저항의 외침과 ‘무슨 짓을 해봐야, 착하게 굴어봐야 소용없다’는 젊음의 무력감으로 낮게 가라앉아 있다. 「JAZZ」 끝없이 빠져드는 늪 같은 재즈에 몸을 맡기고 건강한 몽상에 젖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린, 산문시에 가까운 작품이다. 재즈의 선율을 따라 미친 듯이 춤추는 언어는 이해해야 할 것이 아니라 감응해야 하는 것으로 존재한다. 「다카오와 미쓰코」 유일하게 스토리가 있는 작품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수면제에 절어 사는 다카오는 돈이 떨어지자 미쓰코와 ‘동반자살미수업’이란 일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 그러나 그 끝은 말 그대로 ‘동반자살’이었다. 작품 안에서 제시되는 ‘블랙 유머’ 같은 아이러니한 죽음이 화자인 젊은 보스를 짓누른다. 「사랑 같은」 스물한 살 대학생의 일상에 파고든 강박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황금 손가락’으로 구현된다. 학교가 데모에 휩싸여 학생으로서의 일상은 무너졌는데, 굳이 문 닫힌 학교에 오가면서 일상의 굳건함을 믿으려는 주인공의 사유가 장황하게 연출되다, 그토록 강박적으로 수용하려 했던 ‘황금 손가락’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낱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전의 해학성에 화자는 눈물까지 흘리며 킬킬 웃는다. 「불만족」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배경으로 정처 없이 걸어가는 나의 독백과 다른 나인 ‘나’와의 대화로 구성된다. 나는 ‘나’를 주인공으로 해학적이고, 비 내리는 아침 같은 하얀 색채를 지닌, 저항으로 가득한 소설을 쓰려는가? 하고 자문하지만, 빗소리에 섞여 ‘언어는 무의미하다’는 중얼거림이 낮게 깔린다. 「잠의 나날」 불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 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 축제는 어엿한 사내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 같은, 남자들의 축제다. ‘충분히 분별력 있는 어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년도 아닌 스물세 살’의 나는 고향을 떠나기 전에 제 손으로 목숨을 끊은 형의 죽음을 재연하면서, 형을 증오하고 그의 죽음에 안도했던 열두 살 당시의 거짓 없는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열여덟 살 때의 자신을 반추한다. 「바다로」 바다 앞에 무릎 꿇은 나는, 원점이며 피이며 광기이며 유일한 타자인 바다, 나 자신인 바다와의 거대한 합일을 이루고 정화된다. 작가의 내발적인 힘과 시대 사조와의 다툼이, 이 「바다로」라는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다툼의 소리가 순수하게 울리는 점이 「바다로」의 매력일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나카가미 겐지
저자 : 나카가미 겐지 中上健次
1946∼1992.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와카야마현에서 태어나 복잡한 가정에서 자랐다. 《문예수도》 동인으로 생계를 꾸려가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6년 「곶」으로 제74회 아쿠타가와상을, 1977년 『고목탄』으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예술선장 신인상을 받았다. 작품으로 장편 『땅의 끝, 지상의 시간』 『봉선화』 『기적』 『찬가』, 소설집 『열아홉 살의 지도』 『화장』 『중력의 도시』 『천년의 유락』 등이 있다.
나카가미 겐지는 「서울 이야기」라는 중편소설을 쓸 만큼 한국에 각별히 관심이 있어 6개월가량 한국에 머물며 글을 쓰기도 했고, 윤흥길의 작품에 반해 그의 소설을 일본과 해외에 소개하기도 했다.
『18세, 바다로』는 나카가미 겐지가 열여덟 살에서 스물세 살 때까지 쓴 ‘너무도 잔혹한 젊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다카오와 미쓰코>는 1979년 <18세, 바다로>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역자 : 김난주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아주 긴 변명』 『인어가 잠든 집』 『태엽 감는 새 연대기1,2,3』 『서커스 나이트』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반짝반짝 빛나는』 『키친』 『냉정과 열정 사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난주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아주 긴 변명』 『인어가 잠든 집』 『태엽 감는 새 연대기1,2,3』 『서커스 나이트』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반짝반짝 빛나는』 『키친』 『냉정과 열정 사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우리는 살아 있어
저 푸른 잎 속에
우리에게는 한없는 내일이 있어
이 멋진 젊은 날
너도 나도 젊어
아아 우리는 내일을 향해
이 아찔한 청춘을 살아가자
- p.13 「18세」


오월의 비가 학교 탱자나무 울타리의 어린 이파리를 적시고 있다. 탱자나무의 여린 가시가 우산 끝에 걸렸다. 부드러운 황록색 이파리가 내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에 파르르 몸을 떤다. 손을 내밀어 천이 찢어지지 않게 가시를 떼어내자, 이파리와 나뭇가지에 머물러 있던 빗방울이 내 손목으로 주르륵 흘렀다.
- p.27 「18세」

 

드럼은 몇 억 광년 전의 관대함을 칭송한다. 매머드가 들판을 위풍당당하게 걷던 시대는 좋았다. 벽에 기대어 두 명의 이름을 새겼다. 베이스가 벽 너머에서 붕붕 피를 보내고 있다.

- p.51 「Jazz」

빛이 거리를 뒤덮고 있다. 인간이라는 생물의 한탄 부호가,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절대 무한은 저 비트족에서 발생했다.
비 개인 낮, 보도가 빛의 띠를 만들며 빛난다. 떨어지지 않은 고엽이 빗방울을 머금고 바람에 흔들린다. 멀리서 전철이 지나갔다. JAZZ의 울림을 희미하게 남기고, 나는 인파 속을, 역을 향해 걸었다.
- p.56 「Jazz」

우쭐거리며 말하는 다카오를 빤히 쳐다보고, 그리고 ‘톰’의 벽에 걸린 피그미족 제사용 가면의 눈을 쳐다보고, 바지 주머니에 조용히 숨어 있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미쓰코가 성냥을 긋는다. 손가락 끝을 파르르 떤다. 성냥에 붙은 불을 쳐다보면서, 나는 다카오와 그녀의 동반자살미수업이라는 사업의 내용을 상상하느라 불 붙이는 걸 깜박하고 말았다.
- p.68 「다카오와 미쓰코」

“이거, 블랙 유머라고 해야 하나.”
나는 병실 앞에 멀거니 멈춰 서고 말았다. 만약 이것이 그로테스크한 유머라면, 그 동반 자살도 이 그로테스크한 유머를 이끌어내기 위해 면밀하게 계획된 일이었어야 한다.

- p.76 「다카오와 미쓰코」

‘손가락’과의 기묘한 사랑을 품은 나의 일상에서는 어떤 변화도 찾을 수 없다. ‘손가락’이 개입하는 것은 내 생활의 일부이지, 나의 일상은 아니었다. 나는 어떤 불안한 예감 때문에 나의 일상을 세부까지 속속들이 점검하며 생각했다.
- p.101 「사랑 같은」

‘손가락’은 내 방의 벽장 속에 얌전히 웅크리고 있었다. 나는 ‘손가락’을 방에서 내쫓을 방법을 생각했다. 나는 소리 나지 않게, ‘손가락’이 놀라지 않게 책상 대신 사용하고 있는 고타쓰 안에 두 다리를 들이민 채, 나 자신이 원숭이 같다고 생각했다.
- p.121 「사랑 같은」

‘나’의 말, 연기다 관찰이다 해석이다 하는 말이, 탱자나무의 가시처럼 날카로운 돌기가 되어 내 몸에 꽂힌다. 나는 서 있다. ‘나’가 쥐어뜯은 수국 꽃잎이 비에 선명하게 젖어 있다. 구두 속이 질척질척하다. 비가 내리고 있다.
- p.150 「불만족」

나는 걷기 시작한다, 내 다리는 마치 나와 ‘나’의 마음인 것처럼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띤 채 걷기 시작한다. ‘나’는 내 발소리에 고양이처럼 살며시 보조를 맞춘다.
비 내리는 아침, 물컹물컹하고 무거운 타르 같은 비가 내리는 아침, 나와 ‘나’는 다시 침묵한 채, 우산도 쓰지 않고, 노래도 흥얼거리지 않고, 또 걷기 시작한다.
- p.151 「불만족」

고통스럽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왜일까? 기억 속의 그때와 똑같이, 아침 햇살이 안채의 양철 처마에 반사되어 공부방 안에 있는 나의 눈을 찌른다. 욕지기 같은 아침, 내 몸의 피부에 생긴 빨간 두드러기 같은 아침, 불 축제는 남자들의 축제, 불 축제는 이 고장 남자들이 몸에 붙은 액운을 떨어내기 위해 해마다 여는 축제다, 불 축제의 아침이다.
- p.188 「잠의 나날」

축제 날이다. 그래서 나는 이 도시를 찾았다. 뭘 하려고? 나는 드러누운 채, 귓구멍 안에 혀를 들이밀고 간질이는 파도 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잠이 오는 걸까? 두 눈을 살며시 감자 내 눈구멍에 하얗게 타오르는 어둠이 생겼다. 온몸을 빛에 드러낸 나는, 마치 해변으로 밀려 올라온 익사체 같았다. 분신자살을 기도한 남자처럼 내 몸에서 하얀 불길이 솟아오른다.
- p.199 「잠의 나날」

옅은 회색 하늘이 내 몸에 오돌토돌한 돌기를 만든다. 질척질척한 황토색 길을 간다. 딱정벌레처럼 초록색으로 빛나는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마치 감기 걸린 고양이의 오한 같은 자잘한 진동이 생긴다.
도로 한가운데 팬 구덩이에 빗물이 고여, 빛이 보이지 않는 일그러진 하늘이 비치고 있다.
- p.207 「바다로」

나는 걷고 있다. 내 안의 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과거 나를 집어삼켰던 바다, 나를 압도하고, 목 졸라 죽였던 그 바다를 향해 나는 걷고 있다. 바다, 너는 삼월의 반짝반짝 빛났던 자신감과 긍지에 찬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피부를 짓찢고 깨물어 죽였다. 나는 걷기 시작한다. 내 안의 바다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 p.215 「바다로」

 

목차

18세
JAZZ
다카오와 미쓰코
사랑 같은
불만족
잠의 나날
바다로
해설 - 한 시대의 언어와 그 표현·쓰시마 유코
옮긴이의 말 - 젊은 날의 핏빛 초상·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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