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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시리즈 : 국시꼬랭이 동네 [50]

이춘희 저 | 사파리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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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576900 / 52쪽 270 x 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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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옛 아이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감싸 안았던 책보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때 당연히 책보를 맸다. 자투리 천으로 만들다 보니 아이들마다 책보의 모양새가 오늘날 가방만큼이나 다양했다. 네모난 보자기에 책과 도시락을 돌돌 말아서 여자아이는 허리에, 남자아이는 어깨에 둘러맸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 아이들이 하나둘 책가방을 들기 시작하면서 책보를 든 아이들에게 책가방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점차 늘면서 책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는 오늘날의 아이들, 최첨단의 근사한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 요즘의 아이들로서는 상상조차 쉽지 않은 지난 일이 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보자기를 복을 부르거나 싸 두는 도구로 여겨 널리 사용해 왔다. 홑보, 겹보, 솜보, 수보 등 다양한 보자기 종류가 있지만, 가정에서 흔히 만들었던 보자기는 조각보였고 옛 아이들은 조각보를 책보로 사용했다. 쓰다 남은 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보. 모든 게 귀하던 시절, 옛사람들은 옷 등을 만들고 남은 천 조각을 따로 모아 두었다가 필요한 때 적당한 색과 크기의 조각을 찾아 활용했다. 보잘것없고 쓸모 없어 보이던 자투리 천은 해진 옷에 덧대어져 새로운 옷이 되기도 하고 그럴듯한 보자기가 되어 여러모로 쓰이기도 했다.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조각보를 정성껏 만들면 복이 온다고 믿어서 바느질 한 땀 한 땀에 온 정성과 마음을 다했다.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옛 조각보들을 보면 하나의 훌륭한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이처럼 우리네 조각보에는 작은 자투리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던 조상들의 절약 정신과 가족을 생각하는 깊은 마음과 정성, 생활의 지혜와 아름다움의 미학까지 담겨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부제 아래 한국의 자투리 문화를 담아 온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가 19번째 이야기로 책보를 선택한 것은 크게는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온 우리의 보자기 문화를, 작게는 조각보가 담고 있는 정서와 책보의 정취를 담아내기 위함이었다. 책보는 보자기를 옷핀이나 끈으로 묶고 다녀야 했기에 오늘날의 책가방에 비해 볼품없다고 여길 수 있다. 책보를 매고 마구 달리다가 풀어져 책과 도시락이 떨어지는 일도 많았고, 번번이 김칫국이 흘러 시뻘겋게 젖기도 했다. 그러나 책보는 우리 옛 아이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감싸 안은 보자기이자 우리 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다. 책보는 어깨에 두르면 망토가, 머리에 두르면 모자가, 허리에 두르면 치마가 되었다.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는 책보로 많은 놀이도 했다. 국시꼬랭이 동네 19권 《책보》는 책보에 담긴 옛 아이들의 생활과 웃음, 우정 등을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했다. 정성과 사랑을 감싸 안은 아련한 추억, 《책보》 《책보》는 옛날은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우리 생활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보자기를 소재로 옥이와 다희 그리고 할머니의 정성과 사랑을 따뜻하게 그린 창작 그림책이다. 새로 산 책가방을 자랑하는 다희의 동심과 책가방이 부럽지만 책보와 할머니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옥이의 감정이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이 시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김동성 작가가 섬세하면서도 잔잔하게 그려 놓은 동양화가 일품이다. 1960~70년대의 마을과 집, 학교 가는 길의 풍경은 마치 그 시절 그 마을 이곳저곳을 직접 둘러보는 듯 생생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 준다. ‘작가가 들려주는 우리 문화 더 잘 알기’를 통해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우리나라 보자기와 책보가 소박하면서도 정성과 사랑이 있던 옛 생활모습과 옛 문화였음을 알려 준다. 뿐만 아니라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전 권의 글을 써 온 이춘희 작가는 이 책의 발간을 위해 한 땀 한 땀 바느질하여 직접 책보를 만들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어린이들이 보다 책보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작가가 만든 책보로 책보 싸고 매는 방법과 책보로 했던 여러 놀이를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아 놓았다. 혹자는 책보를 흘러가 버린 고리타분한, 별것 아닌 문화로 여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 문화, 그 가운데서도 자칫 흘려 버리고 잊어버릴 수 있는 우리 문화의 작은 조각을 찾아 만든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오늘날 아이들은 옛 아이들과 만나고 엄마 아빠는 잊고 지냈던 보자기와 책가방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기 바란다. 더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느끼고 이야기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잊혀 가는 옛 시절의 놀이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그때 그 시절의 우리의 모습 또한 언젠가는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값진 유물이 될 것이기에. 무엇이든 감싸고 넉넉히 끌어안는 우리나라 보자기처럼 이 책이 아이와 엄마, 아빠의 수많은 이야기를 감싸 안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

저자 소개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습니다. 안동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방송 구성 작가로 일했습니다. 그동안 쓴 그림책으로 《똥떡》, 《야광귀신》, 《눈 다래끼 팔아요》, 《아카시아 파마》, 《막걸리 심부름》, 《국시꼬랭이》 등이 있고, 저학년을 위한 창작 동화 《나팔귀와 땅콩귀》가 있습니다.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안동대학교 인문대학 민속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민속학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실천민속학회장, 한국구비문학회장, 비교민속학회장,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장,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하고,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이사와 안동문화지킴이 일을 하고 있다.
『민속문화론』, 文學과 知性社, 1986 ; 『설화작품의 현장론적 분석』, 지식산업사, 1991 ; 『한국민속과 오늘의 문화』, 지식산업사, 1994 ; 『한국민속학과 현실인식』, 집문당, 1997 ; 『지역 문화와 문화산업』, 지식산업사, 2000 ; 『지역문화, 그 진단과 처방』, 지식산업사, 2002 ; 『민속문화의 생태학적 인식』, 도서출판 당대, 2002 ; 『민속문화를 읽는 열쇠말』, 민속원, 2004 ; 『민족신화와 건국영웅들』, 민속원, 2006 ; 『마을민속 조사연구 방법』, 민속원, 2007 ;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 지식산업사, 2008 ; 『안동문화의 전통과 창조력』6�6, 민속원, 2010 ; 『마을문화의 인문학적 가치』, 민속원, 2012 등 30여 권의 저서와 편저 및 공저 40여 권, 논문 340여 편을 발표하였다. 저서 가운데 11 책이 문화관광부와 학술원, 출판문화협회 등의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조사 결과 지난 10년(2002∼62012) 동안 역사학분야 논문인용지수 1위를 차지했으며, 월산민속학술상 저술상과 금복문화상(학술부문)을 수상했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한국적인 색채와 뛰어난 감성으로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손꼽힙니다. 《그 여름의 덤더디》에서는 탁이네 가족의 소박한 삶이 전쟁으로 상처받는 과정과 함께, 탁이와 늙은 소 덤더디의 아름다운 소통까지 담담하게 그려 냈습니다. 그린 책으로 《책과 노니는 집》, 《나이팅게일》, 《메아리》, 《푸른 개 장발》 등이 있으며 그림책 《엄마 마중》으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서

햇살이 좋은 어느 봄날 아침이었어요.
옥이는 마루에 책보를 펼치고
책과 도시락을 포개어 놓았어요.
옥이는 책보를 싸려다가 도시락을 살짝 열어 보았어요.
‘흥, 또 김치 반찬!’
옥이는 도시락을 마루에 내려놓고 집을 나섰어요.


옥이는 다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다희의 책가방을 살짝 만져 보았어요.
“야, 이리 내놔! 내 책가방이야.”
옥이는 다희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다희가 앙칼지게 말하며 책가방을 빼앗았어요.
옥이는 다희가 콕 꼬집고 싶을 만큼 얄미웠어요.


옥이는 바닥에 흩어진 책과 도시락을 주섬주섬 챙겼어요.
오늘따라 헝겊 쪼가리를 이어 붙인 책보가 무척이나
초라해 보였어요.
옥이는 왠지 화가 나 연필로 책보를 박박 그었어요.
그러다 연필심이 바늘땀에 걸려 부러져 버렸어요.


옥이는 책보를 가만히 들여다보았어요.
책보는 할머니가 만들어 준 것이었어요.
곱디고운 색깔의 조각보,
쪽 고른 바늘땀 위로 할머니 얼굴이 떠올랐어요.
옥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할머니는 장롱 위에서 바구니 하나를 내렸어요.
바구니 안에는 할머니가 오랫동안 모아 둔
고운 자투리 헝겊들이 가득했어요.
한 조각, 한 조각, 한 땀, 한 땀.
할머니는 정성껏 책보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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