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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나를 처음 사랑하기 시작하는 나를 만나다

시리즈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1]

백영옥 저 | 아르테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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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0989224 / 248쪽 133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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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내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던 날, 다시 빨강머리 앤을 만났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 출간되고 갓 인쇄된 책을 두 손에 받아들었던 날, 백영옥 작가는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책이 나오기까지의 수고로움 때문이 아니었다. 드디어 더 많은 사람에게 빨강머리 앤의 말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찼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이 출간된 후 수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앤의 말을 들려달라고 요청해왔다. 폐교를 앞둔 지방의 작은 중학교에서, 암 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동에서, TV와 라디오 방송 너머에서, 세상에 치여 마른 화초처럼 시들해진 사람들은 앤의 말을 단비처럼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중에서도 작가의 마음속에 또렷하게 남은 어느 독자의 말 한마디가 있다. “앤이 건넨 말을 읽다가 많이 울었어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다시 살고 싶어졌습니다.”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멋지다고 감탄하는 앤을 통해 힘을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작가는 초록색 지붕집에 도착하기 전 고아였던 앤의 어린 시절 얘기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듣고 싶은 말이 더 많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통과 슬픔이 이 세상에 너무도 많다는 사실 때문에 아무리 다짐을 해도 몇 번씩 무너지는 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을 여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앤.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몇 번이나 경험하면서, 결국 고아원까지 들어가는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길에서 넘어진 순간에도 민들레 사이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웃는 이 아이를 보며 작가는 ‘그런 너를 좋아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앤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어두운 내면의 불안을 잠재우고, 마음이 아플 때 곁에서 나의 눈물을 닦아주는 어린 시절의 친구니까.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집 안에서 무기력하게 누워 있던 시절이 있었어요. 코앞에 있는 부엌에 가는 것조차 힘들어 우유만으로 끼니를 때우던 그때, 제가 유일하게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애니메이션 속 앤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놀랄 정도로 수다쟁이에 상상력이 넘치는 앤을 보면서 잃었던 감정들이 다시 흘러넘치는 걸 느꼈어요. 앤을 보며 나는 다시 듣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앤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두 시간이든 세 시간이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그녀에게 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아픔을 곁에서 조용히 달래주는 존재였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 나온 후, 푸나 보노보노처럼 어린 시절 불안을 잠재우던 수많은 동물 친구들이 등장한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을 통해 우리에게도 다시 그런 친구를 만나게 될 기회가 돌아왔다. 내 안의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까지도 모두 안아주는, 그리하여 처음으로 ‘나’를 사랑하기 시작할 용기를 주는 친구, 빨강머리 앤을.

저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났다. ‘빨강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를 좋아하는 유년기를 보냈다. 2006년 단편소설 「고양이 샨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첫 장편소설 『스타일』로 제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생 끝에 오는 건 ‘낙’ 아닌 ‘병’이라 믿으며, 목적 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낯선 서울 변두리를 배회하는 취미가 있다. 2007년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담은『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젊은 날의 방황과 실패의 순간을 다룬 에세이『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2014년에는 통념을 깨며 색다른 인생을 실현하는 남성 명사들을 인터뷰한『다른 남자』를 펴냈다. 김혜수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된 소설『스타일』은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 4개 국어로 번역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그 밖에『다이어트의 여왕』,『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애인의 애인에게』등 도시 남녀의 욕망과 사랑의 외로움을 그린 소설들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는『아주 보통의 연애』가 있다. 조선일보 ‘그 작품 그 도시’, 경향신문 ‘백영옥이 만난 색다른 아저씨’, 중앙SUNDAY S매거진 ‘심야극장’, 매일경제 ‘백영옥의 패스포트’ 등 신문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겨레21, 보그, 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잡지에도 책과 영화 문화에 대한 폭넓은 글을 발표하고 있다. tvN <비밀독서단>, MBC FM4U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 게스트로, 교보문고 북뉴스 <백영옥의 낭독>에 진행자로 출연하며 탐독가로서 좋은 책을 소개하고 낭독하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


 


 

책 속에서

낙천성은 운 좋게 타고나는 것이지만, 낙관성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애초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낙천성이 아니라, 스트레스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낙관성. 우리가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그것이다. 세상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매 순간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 앤이 내게 온몸으로 보여준 진실이었다.
- 들어가는 말, 9쪽

눈시울처럼 붉어지는 노을을, 낮꿈처럼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그 순간에 감사하는 앤의 마음은 틀림없는 자기 보호 본능이다. 앤에게만 그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나쁜 일이 생겼으니 틀림없는 액땜이라고 믿는 우리의 여린 마음들도 그렇다.
- 〈5분 후의 삶〉, 56쪽

매일매일이 소중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삶이 겨울은 추워서, 여름은 더워서 싫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을 리 없다. 앤이 행복한 건 딱 그 이유 하나다. 싫어할 이유를 찾는 건 또 얼마나 쉬운가.
- 〈비 오는 날은 비를 느낀다〉, 63쪽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줄 거야.”
고독이 끝나는 건 고독을 알아보는 친구가 생기는 순간이다. 앤이 그에게 찾아온 순간, 에그맨의 고독도 끝난다. 끝내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알아본 것이다.
- 〈고독을 알아보는 고독〉, 86쪽

개와 고양이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더 우리답게 만드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한다. ‘되고 싶은 나’가 되지 않아도,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내’가 아니어도 그저 내 옆에 있어주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그 생명체에 ‘반려’라는 말을 붙인다.
- 〈고양이는 나를 비웃지 않을 거예요〉, 91쪽

시간이 흐를수록 무심함이란 단어에서 풍기던 부정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타인의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으려는 어른의 조심성이 느껴지는 날이 온다. 참견, 잔소리 같은 뜨거운 단어를 건너 뛰어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느긋하게 바라보는 어른의 무심한 시선 말이다.
-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 149쪽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 〈섣불리 위로하지 말 것〉, 183쪽

마침내 앤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초록색 지붕집 마당에 핀 금잔화 앞에서 열세 살 아이처럼 방방 뛰었다. 발바닥에 스프링을 장착한 10대처럼 구름까지 힘껏 튀어 올랐다. 내 안의 소녀가 뛰쳐나와 초록색 지붕집을 빙글빙글 도는 순간, 국적이 다른 앤들이 내 옆에서 함께 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침내, 드디어, 결국은 이곳까지 왔다는 안도감이 이곳의 사람들을 묶어주고 있었다.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빨강머리가 존재한다. 마음속 프린스에드워드섬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드디어, 결국은 이곳에 도착했다는 마음들이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있었다. 어린 앤도 그랬다.
- 〈내 심장이 열세 살 때처럼 뛰는 순간〉, 231~232쪽

내 평생의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 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만약 누군가를 평생 사랑할 자격을 얻는다면 그 내밀한 상처를 응시하고 껴안을 때 부여되리라. 이쯤에서 나는 아픈 과거조차 바뀔 수 있다는 걸 있는 힘껏 믿어보고 싶다.
- 〈내 심장이 열세 살 때처럼 뛰는 순간〉, 232쪽

‘다행’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여섯 살짜리 그 아이가 조숙해 보이면 보일수록 어른인 내 마음에는 먹구름이 끼고 비가 내렸다. 하지만 넘어진 풀밭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이 아이의 낙천성에 그만 다시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래, 앤이었다.
앤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런 너라서.
너를 좋아한 나라서.

- 나오는 말, 240~241쪽

 

 

목차

들어가는 말 - 나의 슬픔까지 안아주는 친구, 빨강머리 앤을 다시 만나다

1장. 희망의 종류를 바꾸는 용기

고집스러운 기쁨
어차피 우리는 지금을 살아갈 뿐
나는 그 순간이 늘 두려웠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미룸을 멈출 때
5분 후의 삶
비 오는 날은 비를 느낀다

2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것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친구를 부르다
고독을 알아보는 고독
고양이는 나를 비웃지 않을 거예요
문장 ‘복용’하기
책에는 마침표가 있다

3장. 너와 나 사이의 거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밤하늘 위의 눈보라
설레는 사람이 이긴다
관계에도 통역이 필요하다
당연해 보이는 것들의 비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

4장. 삶에 힘을 주는 적당한 온도

비우는 것으로 나를 지키다
노력이 재능이다
배우는 법을 배우기
섣불리 위로하지 말 것
그냥 좀 쉬어
100년 달력

5장. 당신이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나 그리워할 곳이 필요하다
시간의 무늬
너를 위해서라는 거짓말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내 심장이 열세 살 때처럼 뛰는 순간

나가는 말 - 그래, 앤이라서 다행이었다

책 속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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