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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하루키와 음악

백영옥, 황덕호, 정일서 외 저 | 그책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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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각기 다른 네 명의 저자가 펼쳐 보이는 나와 하루키와 음악이야기. 재즈부터 팝송, 그리고 클래식까지 하루키 작품 속 보석처럼 빛나는 음악의 향연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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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040677 / 372쪽 14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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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책과 음악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열쇠였다” _무라카미 하루키 각기 다른 네 명의 저자가 펼쳐 보이는 나와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 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표적인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으로 대변되는 작가지만,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는 ‘작가’라는 칭호보다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애호가’라는 수식어가 먼저 붙는, 대표적인 음악광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음악을 그저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작품 속에 대거 끌어들인다. 팝송이나 재즈 등 곡명에서 차용해 소설이... “책과 음악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열쇠였다” _무라카미 하루키 각기 다른 네 명의 저자가 펼쳐 보이는 나와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 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표적인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으로 대변되는 작가지만,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는 ‘작가’라는 칭호보다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애호가’라는 수식어가 먼저 붙는, 대표적인 음악광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음악을 그저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작품 속에 대거 끌어들인다. 팝송이나 재즈 등 곡명에서 차용해 소설이나 에세이의 제목을 짓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틀즈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노르웨이의 숲》이 그렇고, 듀크 엘링턴의 명곡인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을 살짝 비틀어 제목을 만든 에세이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또한 그러하다. 단순히 제목을 짓는 것뿐 아니라 소설에서는 마치 영화의 OST처럼 각 작품에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고, 주인공들의 기억과 더불어 흐르고 있으며, 음악을 소재로 한 에세이도 무수히 많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하루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라든지,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이라든지, 에세이 등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면모, 스타일을 분석하는 책 들이 소개된 적은 있지만 정작 하루키의 분신과도 같은 음악이 그 자신의 창작물 속에 어떻게 스며들고 반영되었는가에 대해 조명한 기획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이 책의 탄생 배경이다. 스탠더드 재즈의 고전인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에서 가지고 온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이라는 도서명은 어찌 보면 하루키식 작명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이는 또한 본 도서의 콘셉트를 분명히 드러내주는 말이기도 하다. ‘당신’은 저자 네 명일 수도 있고, 이 책을 읽는 바로 ‘당신’일 수도 있다. 나와 하루키의 이야기일 수 있고,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일 수 있으며, 나와 음악 사이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총 네 명의 저자가 이 책의 집필에 참여했다. 소설가 백영옥, 재즈평론가 황덕호, KBS 라디오 PD 정일서,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이 바로 그들이다. 많게든 적게든 하루키의 작품을 오랫동안 읽어 왔으며, 대체로 음악을 동지 삼아 인생을 걸어온 이들의 각기 다른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는 비교해 가며 읽는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하루키 문학과 하루키가 들려주는 음악의 정수를 맛보게 할 기회를 선사한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금 그의 책을 펼치거나 음반을 걸게 될 테니까. 재즈부터 팝송, 그리고 클래식까지 하루키 문학을 가로지르는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 총 네 장으로 구성된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은 재즈부터 팝송, 클래식까지 장르별로 음악을 다루기도 하고, 하루키 작품에 빗대어 저자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먼저 소설가 백영옥은 그간의 소설과 에세이에서 보여준 탄탄하고 자유분방한 필력과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을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하루키 작품은 그녀에게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기에 가치를 부여하고 위안을 얻는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수많은 작가의 책을 뒤로하고 그녀가 하루키 작품을 늘 찾게 되는 이유다. 새로이 찾아온 사랑을 너무 늦게 깨달은 어느 날, 그의 부재를 견디다 못해 그녀는 낯선 섬에 하루키 소설 《양을 쫓는 모험》 속 ‘돌핀 호텔’을 찾아 나선다. 그때에도 습관처럼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다. 그녀는 이를 두고 “익숙한 주인공과 익숙한 환경과 익숙한 주제가 낯선 공간을 편안하게 조율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혹은 ‘천 번 이상 같은 침대에서 잠들어 서로 어느 위치에 누워야 잠이 잘 오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연인’이라는 표현은 어떤가. 그녀에게 하루키는 그런 존재다. 그녀와 하루키 이야기다. 영화 『위플래쉬』를 보면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재즈에 대해 내뱉는 대사 때문에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떠올린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하지메가 경영하는 재즈바는 소설의 주된 공간적 배경이다. 하지메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 시마모토는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이 함께 있을 때면 듀크 엘링턴의 「더 스타 크로스드 러버스」가 테마음악처럼 흐른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저자에게는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좋아지는 희귀한 소설에 속한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욕정’, ‘정념’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소설 속 또 다른 주제라 할 수 있는 ‘악을 행하고 싶지 않아도 악을 행하는’ 것 역시 그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였다. 어느 날 문득 그녀는 자신이 별 이유 없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누군가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절망하는 사람이 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는 인상 깊게 읽은 하루키의 에세이 세 편(《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포트레이트 인 재즈》, 《잡문집》)을 바탕으로 재즈 뮤지션과 음악에 대한 보다 깊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름하여 ‘하루키 씨, 이 재즈 음반은 어떠세요?’ 장이다. 하루키는 대부분의 글에서 해당 글과 관련된 음반을 한두 장씩 추천하는데, 저자도 마찬가지로 재즈에 관한 글을 쓰고, 방송을 하고, 강의를 하는 이력으로 자신이 식구처럼 여기는 재즈 음반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한 번쯤 귀 기울일 만하다. 재즈 강의를 하면서 제일 난감할 때가 입문자들이 재즈의 ‘정의’에 대해 물어올 때라며 운을 떼는 그는 하루키가 그만의 방식으로 재즈를 정의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운’인데,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에서 읽었던 ‘윈턴 마살리스: 뛰어난 뮤지션의 지루한 음악’을 함께 떠올린다. 하루키는 이 글에서 윈턴을 두고 그의 재즈는 너무도 자명하고 명백하여 ‘절박한 영혼의 욕구’ 같은 것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 저자도 여기에 동의를 표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윈턴을 흠이 없는 뛰어난 뮤지션으로 여길 수도 있음을 인지하며 재즈를 놓고 이처럼 다양한 입장이 서로 충돌하는 분위기를 환영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혼란이 늘 위기를 맞고 있는 재즈에 그나마 에너지가 되어 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에서 하루키가 피아니스트 시더 월턴을 ‘최고의 피아니스트’라 칭한 것을 두고는 당혹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저자는 시더 월턴의 음반을 듣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키의 글을 읽은 후 월턴의 진면목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집에 있는 그의 음반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시더!』, 『스펙트럼』, 『섬씽 포 레스터』, 『나이마』 등의 앨범을 들어 나간다. 그럴수록 뭔가가 보이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왜 그가 그간 무명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들여다보게 된다. 뮤지션의 진면목을 찾아 미로를 헤매는 과정에서 다양한 음반을 통해 월턴과 다른 연주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불꽃을 경험한 후에, 저자는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린다. “그는 까다로운 조건에서 꽃을 피우고 향기를 퍼뜨리는 난蘭과 같은 연주자”라고.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 되었다고. 이는 모두 “하루키 씨의 좋은 글 한 편” 덕분이라고. 20년째 라디오 PD 생활을 하고 《365일 팝 음악사》 라는 방대한 저작을 탄생시키기도 한 또 다른 저자 정일서는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 팝송이 어떻게

저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났다. ‘빨강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를 좋아하는 유년기를 보냈다. 2006년 단편소설 「고양이 샨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첫 장편소설 『스타일』로 제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생 끝에 오는 건 ‘낙’ 아닌 ‘병’이라 믿으며, 목적 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낯선 서울 변두리를 배회하는 취미가 있다. 2007년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담은『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젊은 날의 방황과 실패의 순간을 다룬 에세이『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2014년에는 통념을 깨며 색다른 인생을 실현하는 남성 명사들을 인터뷰한『다른 남자』를 펴냈다. 김혜수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된 소설『스타일』은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 4개 국어로 번역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그 밖에『다이어트의 여왕』,『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애인의 애인에게』등 도시 남녀의 욕망과 사랑의 외로움을 그린 소설들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는『아주 보통의 연애』가 있다. 조선일보 ‘그 작품 그 도시’, 경향신문 ‘백영옥이 만난 색다른 아저씨’, 중앙SUNDAY S매거진 ‘심야극장’, 매일경제 ‘백영옥의 패스포트’ 등 신문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겨레21, 보그, 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잡지에도 책과 영화 문화에 대한 폭넓은 글을 발표하고 있다. tvN <비밀독서단>, MBC FM4U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 게스트로, 교보문고 북뉴스 <백영옥의 낭독>에 진행자로 출연하며 탐독가로서 좋은 책을 소개하고 낭독하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


 


 

월간 <객석> 편집장,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 중 ‘류태형의 출발 퀴즈’ 코너를 진행했고, KBS ‘FM 음반 가이드’를 진행했다.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부터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재즈와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KBS 클래식 FM(93.1Mhz)에서 <재즈수첩>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지금껏 재즈음반 전문매장 ‘애프터아워즈’(www.afterhours. co.kr)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그 남자의 재즈일기󰡕, 󰡔당신의 첫 번째 재즈음반 12장󰡕(근간)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빌 에반스 : 재즈의 초상󰡕(피터 페팅거)이 있다.< 

1970년 순천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이때부터 지독한 라디오 키드, 팝송 키드였다. 휘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1995년부터 지금까지 19년째 KBS에서 라디오 PD로 일하고 있다. 무슨 일을 하던 귀에서 헤드폰을 빼는 일이 거의 없는, 방송국에서도 소문난 음악광으로 예나 지금이나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음악 듣는데 쓴다. 
그동안 연출한 프로그램으로는 <황정민의 FM대행진> <남궁연의 뮤직스테이션> <이금희의 가요산책> <김광한의 골든팝스> <전영혁의 음악세계> <이상은의 사랑해요 FM> <신화 이민우의 자유선언> <레코드마니아> <팝스갤러리>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등이 있으며 지금은 KBS2 라디오(Happy FM)에서 <이소라의 메모리즈>를 연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팝 음악사의 라이벌들』(2011년, 돋을새김) 『365일 팝 음악사』(2009년, 개정증보판, 돋을새김) 『KBS FM 월드뮤직 :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2005년, 문학사상, 공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p.88~89
하루키의 문장은 여행 중 멀미를 일으키지 않는다.
문장 속에 달팽이관과 고막 사이를 조이고 여는 이상한 장치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문장과 문장 사이는 자연스럽게 끊어지고, 그 틈을 이용해 바깥 풍경을 놓치는 일 없이 긴 여행 동안 얇은 책 한 권을 전부 다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최고급 안심 스테이크를 소스까지 말끔히 먹어치운 것 같은 포만감을 준다. 책을 팔에 끼고 있으면 토즈 슈즈의 광고카피 같은 편안함이 주변 공기를 고즈넉하게 데운다. 마치 옆에서 작은 커피 메이커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느낌이다.

p.114~115
당시 나는 재즈에 대해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담담히 어린 시절에 겪었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귓가를 적시며 흐르던 빌 에반스Bill Evans의 「왈츠 포 데비Waltz For Debby」가 서정적이라는 느낌만은 기억한다. 그렇게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읽는 내내, 어린 시절 자주 들르던 동네 근처의 ‘바’를 연상시켰다.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는 풍경 말이다. 그곳에서 나는 내 마지막 연인을 만났다.

p.148~149
1963년 1월 쌀쌀했던 어느 날, 효고현 고베에 사는 중학교 3학년 무라카미 하루키는 표를 끊고 어두운 음악당 안으로 들어갔다. 현수막에 쓰여 있는 이름, ‘아트 블레이키 앤드 더 재즈 메신저스’. (……) 이미 재즈 메신저스는 2년 전에 일본을 방문해 공연은 물론이고 TV에까지 출연한 터라, 일본의 재즈팬들은 그들을 다시 본다는 생각에 설레고 있었다. ‘재즈…… 과연 무슨 음악일까. 나도 한번 들어봐야겠어. 그 안에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시시하고 뻔한 게 아닌, 내가 모르는 정말 멋진 신세계.’ 소년은 이렇게 속으로 뇌까리며 알지도 못하는 미지의 음악을 찾아서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p.166
이 음반은 시더 월턴의 유작이다. 그는 201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진가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로서는 그의 부음 소식이 매우 허망했다. 하지만 그나마 하루키 씨의 좋은 글 한 편으로 나는 한 연주자의 진면목을 찾아 미모를 헤맸고, 그 과정 덕분에 시더 월턴을, 그의 까다로움을 하나의 비경祕境처럼 발견하게 되었다. 현재 시더 월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p.223
하루키에게 1960년대가 가버렸다는 것은 높았던 꿈과 이상이 좌절되고 좋았던 시절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의 ‘나’는 “여자아이는 꿈처럼 아름다웠으며, 로큰롤은 영원히 로큰롤이었다”고 1960년대를 회상하고, 《노르웨이의 숲》에서 나오코가 죽은 후 와타나베와 레이코가 함께 부르는 비틀즈의 노래들은 나오코를 위한 진혼곡이자 1960년대를 보내는 애절한 작별인사다.

p.256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는 ‘나’와 친구의 대화 중에 친구가 마지막에는 사막만이 남는다고, 정말로 살아 있는 것은 사막뿐이라고 말하자 ‘내’가 마음속으로 거기에 동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 역시 짐 모리슨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 중의 하나다. 짐 모리슨은 어려서 가족과 함께 사막을 여행하다 인디언의 죽음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그의 삶과 음악 속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데, 그래서 그의 노래에서는 언제나 황량한 사막의 냄새가 난다. 도어즈의 앨범 『웨이팅 포 더 선Waiting For The Sun』의 재킷 안쪽에는 짐 모리슨이 직접 쓴 「도마뱀 왕의 축사The Celebration Of The Lizard King」라는 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 그는 ‘I am the Lizard King’이라고 선언한다. 이처럼 스스로 도마뱀의 왕을 자처했던 짐 모리슨은 삶과 죽음에 관한 끝없는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언제나 사막으로 향했다. 그래서 사막은 항상 짐 모리슨을 떠올리게 한다.

p.289
연대감을 상실한 공허함, 그 여백은 음악이 침투해 채우기에 좋은 공간이 된다. 음악은 답답한 공간보다는 성당같이 높은 지붕이 있는 공간에서 근사하게 울려 퍼진다. 그러므로 공허함을 탓하지는 말 일이다. 하루키의 작품들은, 상실감과 공허함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안의 음악이 울리기 좋아진다. 하루키의 작품들은 어쿠스틱이 빼어난 음악홀이다.

p.295
하루키는 문학에서 음악의 효용을 말하며 독자들이 읽어나가는 글의 리듬을 중시한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드랜드》란 작품은 거대한 대위법과 같다. 침묵과 적요, 햇빛이 비치지 않는 흑백의 ‘세계의 끝’은 온갖 모험이 컬러풀하게 펼쳐지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바소 콘티누오 위의 합주와도 같다.


 

목차

목차
편집자 노트_정상준 5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하루키를 만나는 여섯 가지 방법에 대하여 ?백영옥
13 무라카미 하루키 29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46 하루키를 좋아하는 남자가 하루키를 싫어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 65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86 토니 다키타니 103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하루키 씨, 이 재즈 음반은 어떠세요? ?황덕호
123 하루키 씨를 쫓아서Chasin’ Mr. Haruki: 글을 시작하면서 130 재즈의 정의 139 빌리 더 원더걸 148 소년, 재즈를 만나다 156 까다로운 피아니스트 167 대체할 수 없는 177 공작새 186
팝송의 숲에서 하루키를 만나다 ?정일서
195 하루키의 팝송 사용법 198 ?제목이 된 노래들 202 ?음악은 기억한다 206 ?풍성한 배경음악 209 ?평범한 일상과 뻔한 팝송, 때로는 극적인 대비 215 ?테마음악 219 가버린 1960년대에 바침 227 1969년 232 1970년대 이후의 음악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 237 우디 거스리와 밥 딜런, 그리고 포크 음악 하루키가 사랑한 뮤지션들 242 ?비틀즈 249 ?브라이언 윌슨과 비치 보이스 253 ?도어즈와 짐 모리슨 257 ?브루스 스프링스틴 262 J-POP과 이노우에 요스이, 그리고…… 268 세상을 보는 하루키의 눈과 못다 한 음악 이야기 274 아주 사적인 에필로그, 음악을 듣는 법
하루키라는 세계의 태엽을 감는 클래식?류태형
281 모든 데뷔작은 걸작이다_《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286 상실과 공허라는 음악홀의 어쿠스틱_《1973년의 핀볼》 290 현대적 공간의 클래식_《양을 쫓는 모험》 295 정과 동의 거대한 대위법_《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300 브람스, 모차르트, 라벨, 드뷔시_《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306 모차르트와 슈베르트_《댄스 댄스 댄스》 311 영원한 그리움의 원천으로서의 음악_《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320 세계의 태엽을 감는 음악_《태엽 감는 새》 326 모차르트 「제비꽃」의 상처와 숙명_《스푸트니크의 연인》 332 슈베르트 소나타의 불완전함, 「대공」 트리오의 아늑함_《해변의 카프카》 343 영국 모음곡의 저편_《어둠의 저편》 348 육체가 기억하는 『신포니에타』_《1Q84》 356 리스트의 여정과 서정_《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364 클래식 음악은 끊임없이 흐른다_《중편 및 단편 소설들》
참고 도서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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