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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는 유가

원제 : フーガはユーガ

이사카 고타로 저 | 김은모 역 | 현대문학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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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애달프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이사카 월드의 원점 회귀작! 기발한 발상과 데뷔 20년차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전대미문의 쌍둥이 미스터리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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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1649 / 304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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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71년 일본 치바 현에서 태어나 도호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제5회 신초 미스터리클럽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 2003년 『중력 삐에로』, 2004년 『칠드런』과 『그래스호퍼』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또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제25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사신 치바』에 수록된 단편 「사신의 정도」로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였다. 2008년에는 『골든 슬럼버』로 제5회 일본서점대상 및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는 『마왕』, 『사신의 7일』,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출판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이사카 고타로의 『화이트 래빗』, 『후가는 유가』,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1~2권, 후지마루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비롯해 『열대야』, 『시인장의 살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이언스?』, 『변두리 로켓』 시리즈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지퍼를 올리고 안도했을 때 그게 일어났다. 찌릿찌릿한 떨림과 온몸이 얇은 막에 감싸이는 감각, 그리고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의 전환이다.
나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와, 하고 환성을 지를 뻔했다.
화장실에서 후가가 나왔다. 웃음을 억누르지 못한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다가와 “내가 물 내렸어” 하고 말했다.
우리가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서 악수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유가, 굉장해. 우리는 굉장하다고.”
“쌍둥이라서 그런가.” 어린 마음에도 나는 이치나 이유를 찾았다.
“이걸 이용해서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어떻게 한다니?”
“놈을.”
_24~25쪽

폭력을 휘두르고 고함을 지르는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복종하며 스스로를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어머니, 좁고 허름한 집, 늘 똑같은 식사와 똑같은 옷, 둘이 나눠 쓰는 학용품, 게다가 게임도 스마트폰도 없이 하루하루 살다 보면 기분이 암울해질 따름이다. 그런 생활이 기본이었던 우리에게 1년에 하루라고는 하나 남과는 다르게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신적인 구원이었다.
생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전날이 되면 뭘 할지 후가와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했다. 생일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살아올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자각했던 우리의 특수한 생일은 그로부터 열몇 번 찾아왔다. 규칙도 늘었다. 위치가 바뀌면 원래 거기에 있었던 사람으로 행세할 것. 예를 들어 내가 후가가 있는 곳에 갔을 때는 어디까지나 후가로서 행동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안 그러면 성가셔진다. 그리고 거기서 경험한 일은 세세하게 보고할 것.
지금까지 생일에 기묘한 일, 유쾌한 일, 불쾌한 일, 무서운 일을 체험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_38~39쪽

나는 눈을 돌리고 싶은 그 광경에 사족을 못 쓰는, 부도덕한 쾌락에 환장하는 재산가의 아들로 행동해야 하기에 혀로 입술을 핥으며 쇠사슬에 묶인 알몸의 소녀를 바라보는 척했다.
관객들은 박수도 치지 않았다. 이 정적이 더욱 잔혹하게 느껴졌다.
고다마의 숙부가 뭔가 말했다.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어쩌면 내 머리가 몽롱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고다마는 수조 옆에 서서 머리 숙여 인사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알몸으로 서 있는 걸 창피해하거나 두려워하는 낌새도 없었다.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체념했다. 고다마의 인생에서 이게, 이것과 유사한 일이 너무 흔하게 일어났다는 증거다.
_136~137쪽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휘둘러 계속 때렸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팔이 무거워졌다. 기분 나쁜 감촉과 둔탁한 소리가 온몸에 퍼져 나갔다.
“어디 있어? 말할 때까지 때릴 거야.” 나는 숨을 헐떡였다.
거짓말임은 알고 있었다. 말을 해도 주먹질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차.” 남자가 피와 침으로 범벅이 된 입에서 말을 밀어냈다.
“차?” 하루코 씨가 되물었다.
“아마도 트렁크.” 나는 짚이는 곳을 말한 후 “현관에 키 있어요” 하고 덧붙였다. 옛날부터 이 남자는 그 언저리에 자동차 키를 내팽개쳐 두는 습관이 있었다.
하루코 씨는 즉시 현관으로 향했다. 청바지를 제대로 입었는지까지는 모르겠다.
“하루코 씨, 죄송해요. 빨리 가요. 그리고 전부 잊어버려요.” 나는 거의 외치다시피 말했다.
_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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