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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090333 / 204쪽 146 x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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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그가 혀로 내 언 몸을 구석구석 핥아주면
내 모든 세포와 촉이 일어서 노래를 한다오.
나는 순히 스러져 내 전부를 내어준다오”
출판사 리뷰
동動과 정靜
거의 내가 잡고 다녔더니, 자기 남편은 운전을 못하느냐고 누군가 작은 소리로 물은 적도 있다. 좋아하는 음식도 반대이고, 연속극 취향은 물론 취미도 다르다.
둘이 어떻게 끌렸을까. 젊은 날, 동동거리는 처녀와 슬로우 맨 총각이 만나 스파크가 튀었다. 세상을 몰라 실수가 많고 엉성한 내가 험한 세상 별 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건, 주도면밀周到綿密한 남편덕분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우리 부부는 취미생활을 성격과 상반적인 걸 택했다는 거다. 느린 그는 빨리 움직여야만 하는 테니스를 즐기고, 급한 나는 천천히 생각해야 하는 글 쓰는 일에 빠져서 산다. 그렇게 아주 다른 두 우주가 만나, 움직임 속에서 취미는 고요하게, 고요 속에서 많이 움직이는 취미를 택하여 균형을 이루면서 36년째 무탈하게 살고 있다.
세상은 공평으로 가득하다. 학식이 많으나 근심하기도 하고, 지식이 없으나 평안히 살기도 한다. 가난하나 존경받는 이가 있고, 부자임에도 인정받지 못하여 불행한 이가 있다. 잘나고도 친구가 없어 외로운 이가 있고 내세울 건 없지만 주변에 사람이 많아 늘 행복한 이가 있다. 또한 환희의 축배를 드는 날이 있는가 하면, 감당 할 수 없는 슬픔으로 남모르게 속울음을 하며 아파하는 날도 있다.
세상이 살아볼만 한 건,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한곳으로만 치우친 대로 영원한 건 없더라는 것이다. 이도 저도 영원히 다 가진 이를 본 적이 없다. 모든 것들은 지나간다는 공평함이 있다. 이것이가면 저것으로 채워진다. 목련이 떨어지면 꽃 대신 비가 내려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고, 가슴이 허전할 때 하늘을 보면 그리운 얼굴을 닮은 달이 있다. 신록이 가면 단풍이 시나브로 물들고, 그 단풍이 너무 짧아 아쉽다하면 낙엽이 땅에 깔린다.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나면 소복이 눈이 쌓인다.
미국 서부 인디언 성지 ‘모뉴먼트 밸리’에 갔을 때였다. 사람들은 흔히 사막을 보고 버려진 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비가 극도로 적어 건조하므로 사막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신묘막측神妙莫測한 풍경이 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성처럼 아름다운 별천지를 대하자 말을 잊고 말았었다. 슬픈 인디언들의 역사처럼 저주의 슬픔만이 흐르던 대지가 지금은 세계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땅으로 바뀌었다. 때가 되면 고난이 축복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변한다는 걸 그곳에서 깨닫고 숙연해졌었다.
바람은 지나간다.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지나려니 하고 견디다 보면, 태풍이 바다를 뒤집듯 내안의 썩은 찌꺼기들을 뒤집어 결국 앞으로 나가게 한다. 이별의 고통을 경험한 이에겐 다시 찾아온 사랑은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듯, 어둠이 있기에 빛이 소중하고, 아픔이 있기에 치유를 은혜로 여긴다. 공평이라는 진리는 우리로 하여금 삶이 죽을 만큼 힘들어도 살아볼 용기를 준다. 지금 잘 나가도
너무 자고自高하지 말고, 지금 힘들어도 너무 낙심하지도 말자. 대신 채우는 세상, 동動과 정靜 세상, 다시 말해 세상은 동動과 정靜의 균형이고, 균형은 곧 세상이다.
(p54~55)
“보인다…
별빛처럼 청아하고, 은빛 날개를 가진
‘리처드 바크’의 조나단이 보인다.
들린다…
사토에 살결이 쓸려가는 듯,
내 안의 허물을 벗어내는 소리가 들린다.”
서 문 5
남자의 강 15
이끼의 노래 20
꿈길에서 꽃길에서 23
달빛 젖은 중앙탑 27
대상포진 문답問答 31
해변의 춤신神들 35
아들은 목욕 중 41
갈매기 문답問答 46
마음놀이 50
동動과 정靜 53
사랑, 그 꽃 같은 소망 56
그런 페널티 없을까 60
두 번째 입은 웨딩드레스 67
소나무 문답問答 71
카오스의 끝에서 75
꽃잔디의 꿈 78
연蓮을 먹는 사람들 82
사랑할 능력이 없었던 인간 86
애프터웨딩 93
인연因緣 만들기 97
방석 100
총알을 줍는 것처럼 103
그 섬에서의 한나절 106
어머님 외출 109
가보지 않은 그곳에서 115
연애하는 까닭에 119
가만한 것들 123
서로 다운 세상 127
꿈결의 종소리 131
첼로 줄을 갈며 135
노예의 독백 141
춘향이 성깔 144
지구를 도는 달처럼 148
지음知音 152
혼자 객쩍다 156
그리움의 끝 160
출렁출렁 164
그리고…
다시 부르는 나의 노래
엇박자 노래 171
잉어 175
아름다움의 절정絶頂 179
음악처럼 183
군불 187
간절한 몸짓 190
가을에 보낸 사랑 194
마두금馬頭琴 소리 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