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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128654 / 130쪽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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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자서]
우주의 시간은 길고 길어서 우리의 이 삶과 똑같은 삶이 언젠가 꼭 되풀이되는 때도 있을지 모릅니다. 또 그런 일이 한 번만 일어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 시간의 굴레 속에서 지치지 않고 살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차이를 만들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요.
첫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에서 십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것과 조금 달라진 개정판을 두려운 마음으로 내놓습니다. 시는 조금 바뀌었지만, 그래도 이번 생에 만난 사람들과 다음 생에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2020년 3월 제주에서 씀.
[초판본 시인의 말]
나는 시 쓰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좋은 시인은 되지 못할 것이다. 언제나 유행에 뒤떨어지는 시만 쓰고 있다. 게다가 실패작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버젓이 독자들에게 들이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일을 통해서만 나는 배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시보다 삶이 더 중요하다고 언제나 주장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삶에 더 능숙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눌변이고 지나치게 외곬으로만 살아왔다. 모든 면에서 이기는 일보다는 지는 일에 더 익숙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천생 시인’보다는 ‘심지 굳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는 게임에서 더 단단해지는 사람은 졌다고 투덜거리지 않는다.
첫 시집을 독자 여러분께 수줍게 내놓는다. 여기 묶인 시들은 시 자체나 시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기 위안 같은 것도 있지만 자기 연민이 되는 것은 피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독자 여러분에게 말을 걸고 싶다. 그리고 울음의 끝에는 포옹도 있다는 것을 들려드리고 싶다.
2007.11
장이지
1부
구미호 11
엄청난 기대 12
자책하는 자 13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오 15
먹이 17
분자 18
허물 20
2부
소요유 23
백하야선白河夜船 26
안국동울음상점 28
천사 30
꿈에 겐지가 내게 온다 32
날마다 일요일 34
군청群靑 36
이과수폭포 아래서 38
콜라병 기념비 40
모모타로桃太郞 42
연금생활자와 그의 아들 44
3부
권야倦夜 49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52
군함 말리의 우주여행 54
피곤 56
셔벗 랜드, 글쓰기의 영도 58
장마 기분 60
마음이 없는 잠 62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64
누드 냉장고 66
셔벗 랜드, 기억의 오작동 68
셔벗 랜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70
젖은 손 72
4부
흡혈귀의 책 75
TV 채널들 사이를 떠도는 노래 78
용문객잔 82
메종 드 히미코 84
까마귀 86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88
블로그 90
용문객잔의 노래 92
변성기 94
5부
용천역 부근 99
몬스터 몽타주 100
박치기 102
얼굴이라는 기계 104
오래된 미래 107
해바라기 수트라 114
마술사와 눈 117
너구리 저택의 눈 내리는 밤 119
6부
고양이 교실 125
옴마테움 126
담장 위의 소풍 128
천국, 내려오지 않는 130
장 콕도와 나 132
오래된 집을 떠나며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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