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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의 공간 장이지 문학평론집

장이지 저 | 현실문화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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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640790 / 376쪽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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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의 소멸, 혹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어느 시인이 강의하는 한 대학의 시창작연습 시간. 시는 소멸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하자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했다. “시는 소멸하면 안 되나요?” 순간 시인은 당황했다. 시인은 저도 모르게 시는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시는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소멸해가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 애도에 휩싸인 기분이었던 것이다. 시인은 시가 과연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위의 이야기는 장이지 시인... 시의 소멸, 혹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어느 시인이 강의하는 한 대학의 시창작연습 시간. 시는 소멸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하자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했다. “시는 소멸하면 안 되나요?” 순간 시인은 당황했다. 시인은 저도 모르게 시는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시는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소멸해가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 애도에 휩싸인 기분이었던 것이다. 시인은 시가 과연 소멸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위의 이야기는 장이지 시인이 대학 강의에서 직접 겪은 일이다. 2000년 등단해 시집 『안국동울음상점』 『연꽃의 입술』을 펴내고 2012년에 김구용시문학상과 바움젊은시인상을 수상한 장이지 시인은, 위와 같은 고민들을 바탕으로 2000년대 시를 해석하고 경향성을 탐색하는 문학 평론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환대의 공간』은 이런 저자의 비평들을 한데 모은 첫 문학 평론집이다. 이 책에는 그간 저자가 기고해온 주제론과 서평, 작가론과 단평, 총론과 정담(인터뷰)이 자유롭게 교차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환대의 공간’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뿐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끼리도 즐겁게 대화하는 장이며, 경계선 없이 이질적인 것들이 용인되는 공간이다. 제목에 걸맞게 저자는 이 책에서 다른 질감의 언어를 구사하는 작가들과 그 작품들을 환대의 언어로 맞이한다. 고도자본주의 사회, 시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저자는 시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점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시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천착해왔다. 현대 사회는 웹?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면서, 자본주의의 고도화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듯 보이지만 실질적인 소통은 점점 더 협소해지고, 다차원적으로 결정되던 ‘가치’가 단일한 척도, 교환의 논리에 의해 수치화된다. 이런 환경에서 시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저자는 시가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해야 하며, 그런 시를 우리가 존중하고 감싸 안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문학 환경의 디지털화, 시는 어떻게 변화했나 저자는 웹?디지털 기반 사회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면서 문학과 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한다. 2000년대 한국시는 언어물신, 알레고리 등을 중심으로, 심층을 파고들기보다는 표층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텍스트는 링크를 통해 ‘하이퍼텍스트’적으로 소비된다. 이야기는 더 이상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 위에 있지 않고, 인터넷의 링킹(linking) 시스템에 의해 비선형적으로 비약한다. 데이터베이스 소비의 시대에 이야기의 지위는 저하되고, 거대 서사의 공유 압력도 낮아지며, 캐릭터는 자율화·상투화된다. 시인조차 모르는 시의 비밀을 발견하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작품들은 주로 2000년대의 시다. 『환대의 공간』에서 저자는 2000년대 현대시의 경향과 특징을 통찰력 있게 조감하는 한편, 김경주, 김중일, 박준, 김안, 김근 등 젊은 시인들에 관한 작가론과 서평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저자는 “평소에 만난 적이 있는 시인이 아니면, 작가론이나 서평은 잘 쓰지 않는 편”이라고 고백하면서, “시인을 직접 만나 시에 대해 오래 이야기하다 보면, 그 시인조차 미처 모르고 있던 시의 비밀을 발견해내는 때”가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비평이 시나 소설과 같은 창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독자성을 띠게 되는 순간은, 문체의 아름다움과 같은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발견’에 의해서 열린다.” 저자가 각 시인에 육박해 들어가 캐어낸, ‘그 시인조차 모르던 시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환대의 공간』을 통해 독자들이 현대 한국시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가지기를 희망해본다.

저자 소개

2000년 『현대문학』 시 부문 신인추천으로 등단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집으로 『안국동울음상점』(2007), 『연꽃의 입술』(2011), 『라플란드 우체국』(근간), 연구서로 박사학위논문을 개고한 『한국 초현실주의 시의 계보』(2011), 번역서로 아즈마 히로키의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2012), 편저로 『이수복 시전집』(2009) 등이 있다. 『연꽃의 입술』로 2012년 제2회 김구용시문학상을 수상했다. 계간 『리토피아』 『포지션』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시 동인 ‘불편’의 멤버다.
웹 기반 사회로의 진전, 지구화, 신자유주의의 팽창, 출판상업주의의 심화 등 시적 환경의 변화를 시 비평의 영역에 끌어들였다. 언어물신, 알레고리 등을 중심으로 2000년대 한국시의 향방을 탐색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책 속에서

좋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좋은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묻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문학적 수월성’이라는 다분히 형식주의적인 개념으로 귀결되고 만다. 세상에는 잘 구성된 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억지로 못 쓴 시’도 그 존재 가치가 없지 않다. 시성(詩性)을 거스르는 반항도 의미가 있다. 그런 것들을 역시 좋은 시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것들도 존재의 의미가 있다.
(…) 기질의 시인이라고 하는 것은 시에 대해서 계속 떠들어대는 사람이다. 피 자체가 잉크가 되어버린 사람! 시로 삶에 맞서는 모험가, 삶과 시로 대결하는 모험가다. 시밖에 모르는 삶! 세사에 얽매이지 않는 삶! 배워서 시를 아는 것이 아니라 선험적으로 감지한 것을 행하는 사람이 기질적인 시인이다. 그들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가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세상에는 이 기질의 시인에 반한 나머지 밤낮 술이나 마시고 자기 시가 최고인 것처럼 착각하는 그냥 단순히 어리석은 시인들도 없지 않다. 그들은 기질의 시인이라고 할 수 없다. 시를 흉내 내려고 하면 안 된다. (32~33쪽)

자본주의는 강하고 시는 소멸을 향해 간다. 고도자본주의 사회에서 시는 존경을 받지 못한다. 시는 존중을 받지 못한다. 화폐의 순환이라고 하는 거대한 고리에 끼어들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를 옹호해야 한다. ‘어떤 시’가 아니라 우선 ‘시’를 옹호해야 한다. 모든 것을 교환의 논리로 환원해버리는 자본주의의 폐단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 용인이야말로 시의 종언을 알리는 타종(打鐘)이다. 시가 어떠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우리가 시에 요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시에 자본주의의 ‘바깥’을 상상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꿈을 깨지 말라고 해야 한다. 그것 이외에는 우리가 시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없다. (…) 나는 미래를 낳는 시를 옹호하고 싶은 것이다. (43쪽)

달변인가 눌변인가를 떠나서 자기와 자기가 속해 있는 세계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도 있을 수 있다. 눌변도 자기와 자기가 속해 있는 세계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시인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눌변 중에서 시인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아닐까.
(…) 세계는 몸짓으로 가득 차 있고, 시인은 그 몸짓들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물론 시인에 대한 정의는 많이 있고 시에 대한 정의도 많이 있지만, 일단 나는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으로 시인을 규정하고 싶다. 시는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은 세계를 이해하는 자이며, 또한 자신의 시를 통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에 가득 찬 몸짓들을 이해하도록 요구하는 사람이다. (63~64쪽)

삶 속에 지나치게 시가 넘칠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지만, 어쩌면 그것은 생활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몰라요. 시가 넘칠 때면 부지런히 쓰면 됩니다. 절제할 필요가 없지요. 그러나 정작 쓰려고 하면 아마도 잘 되지 않을 겁니다. 그것은 시가 지나치게 넘치는 것이 아니라 ‘시 아닌 것’이 지나치게 넘치는 것이에요. 잡념이 많은 것이지요. 그럴 때는 시를 의식하지 말고 일상에 에너지를 나누어 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냥 산책을 하거나 방청소 같은 것을 합니다. (288쪽)

목차

목차
서문
등질공간에서 시의 공공성을 묻다
시적 환경의 변화와, 환경 부적응자의 이상한 옹호 - 고도자본주의 웹 기반 사회에서의 시
영원회귀의 에티카, 혹은 아무튼 씨의 탈주선 - 김중일론
세계관과 상상력?, 덧붙여 시의 언어
게임적 불안, 분기형 미로에서의 결단 - 데이터베이스 소비 시대의 시를 사유한다
하이퍼텍스트 시대의 인간형식과 물질성
정담: 세계의 구조, 가능성의 시 - 김병호×장이지
범용한 것들이 몰려온다 - 2010년 봄의 한국시
외래어 물신은 노래한다 - 유형진, 황병승, 이제니, 박희수의 시를 중심으로
사랑의 소모성, 표상공간 구축 반복(충동) 전말 - 유형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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