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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

이종건 저 | yeondoo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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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196790 / 144쪽 14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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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저자는 영혼이 쪼그라든 부박한 시대를 견디기 위해 혹은 진실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순수했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생각을 추스르며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을 썼다.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일부를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내 영혼의 집은 좁아 당신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집을 넓게 해주소서. 집이 폐허 상태입니다. 당신이 복구해주소서. 당신의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는 것이 집에 많습니다.”

‘영혼의 집’이라는 말이 마음에 탁 걸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 우리의 생활 세계는 ‘영혼’이라는 말이, 그에 따라 ‘영혼’에 대한 생각이 오래전에 종적을 감췄다고 저자는 말한다. 군사 독재 시대와 함께 이른바 정신의 지도자들이 모두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의식의 공백을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이론이 채워버린 탓이라고 덧붙인다.

출판사 리뷰

가난한 영혼을 위해 우아한 정신을 위해 저자 이종건은 원고를 탈고하며 또다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은 예전보다 훨씬 어지럽고 더 곤란한 형국이다, 그런데 세상이 평화와 기쁨으로 머물 때가 언제 잠시라도 있던가? 단 한 번이나마 진실하고, 정의롭고, 아름다웠던 적이 있던가? 우리는 탐진치에 묶여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 마음에 맞지 않는 경계에 부딪쳐 내는 미움과 화, 그리고 사리를 판단하지 못해 저지르는 어리석음으로부터 충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까닭을 답변으로 대신한다. 저자는 일찍이 영혼이 부재한 시대에 ‘영혼의 집’을 짓기 위해 스토이시즘을 염두에 뒀다. 스토이시즘은 번잡한 속세에서 영혼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지혜다. 대부분 아파테이아를 ‘금욕과 냉정’으로 오인하는 스토이시즘은 사람의 모든 사태를 우리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과 통제를 벗어난 부분으로 나눈다. 그리고 전자에 속하는 의식을 이성적으로 명철하게 유지함으로써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사태들을 고요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종건은 이 책의 말미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물질주의와 피상적 오락에 중독된 스마트폰 좀비를 양산하는 우리의 생활 세계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우리 내면에 구금된 영혼을 챙겨 살피는 데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 방책으로 시적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늘 현실의 다급한 경제 문제로 압박받지만, 그보다 더 절박하고 절실한 것은 하루하루 인간답게 살고 인간답게 죽는 것이라며 거기에 시적 태도는 가히 필수적이라고 마무리한다.

저자 소개

조지아 공과대학교 건축 대학에서 역사/이론/비평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경기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5년 건축 비평지 《건축평단》을 창간하여 편집인 겸 주간을 맡고 있다. 『텅 빈 충만』, 『문제들』, 『건축 없는 국가』 등 여러 권의 건축 비평서를 냈으며, 에세이 『인생거울』과 『건축사건』, 장편소설 『건축의 덫』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차이들: 현대 건축의 지형들』, 『건축 텍토닉과 기술 니힐리즘』 등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시공간과 삶의 환경을 숙고하고자 건축과 철학, 문학 그리고 정치, 사회를 넘나드는 다양한 글쓰기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종건의 생활+세계 짓기 시리즈’ 1권 『시적 공간』, 2권 『살아 있는 시간』, 3권 『깊은 이미지』를 세상에 내놓았다. 

책 속에서

집은 우리가 거주하는 장소이자 공간이다. 그렇다면 거주란 무엇이며, 장소와 공간이란 또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조금 뒤에 찾아보기로 하고, 우리는 왜 집이 필요한지 잠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인간적으로 사는 데 집이 왜 필요한가? 그리고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15쪽)

소로와 법정, 그리고 피아노와 르코르뷔지에가 작은 집을 열망한 것은, 그들은 그러한 형식의 집으로써만 자신들이 살고자 하는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집은 그렇게 삶의 양식과 맞물린다. (20쪽)

집은 왜 닻이 아니라 돛이어야 하는가? (25쪽)

여러 형태의 힘들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는 무척 강고하다. (36쪽)

시적 의식은 사물 존재를 붙잡기 위해 애쓴다. 의미로 투명하게 된, 일상의 도구로 전락한 사물의 존재를 복구하려 애쓴다. (49쪽)

20세기의 탁월한 문학 비평가 프라이에 따르면 서구 문화에는 다섯 단계의 허구가 있다. (80쪽)

일상은 현실적인 것들로 북적인다. 할 일은 많고, 갈 길 또한 멀다. 우리는 늘 현실에 함몰돼 세계의 신비한 광경을 놓친다. 하얀 눈이 떨어지는 어둡고 적막한 저녁, 문득 걸음을 멈추고 숲을 본다. 어둡고 아름답지만, 홀로 지켜보는 광경은 더 깊다. (108쪽)

고도를 기다리는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헛된 일임을 감지하면서도 왜 그리 기다림에 매달리는가? (113쪽)

영혼의 집은 무엇보다도 진정한 존재의 신비를 경험하는 장소이자 공간이다. (123쪽)

목차

프롤로그 가난한 영혼의 집

1부 집
집이 없는 사람들
집은 무엇인가?
집과 거주는 어떤 관계인가?
집은 장소인가 공간인가?
집은 왜 돛이어야 하는가?

2부 세계의 비밀
의미는 실존의 근거다.
우리를 구성하는 세계와 세계들
진정한 세계의 핵심은 신비다
신비는 성스러움의 사태다
다른 의식은 다른 앎을 낳는다

3부 실재의 진상
존재는 즉자며 의미는 대자다
진리는 공작의 산물이다
즉자적 대자가 절대정신이다
인간은 우주적 존재다

4부 위대한 허구
우리의 내면을 압박하는 현실
현실의 폭력에 맞서는 내면의 폭력
줄곧 하강해 온 허구의 중심
은총이 찾아드는 영혼
우아함이라는 영혼의 몸짓

5부 영혼의 집
무시간에 머물기
사물 만나기
목적 없이 기다리기
공허 마주하기
무시간이 현상할 공간 짓기

에필로그 다시 정신으로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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