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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말라니까 글쎄

이종문 저 | 시인동네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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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964535 / 224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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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이 세상 모든 그리움 산 밑에 모여 산다 산으로 떠난 사람 산을 내려오는 것도 산 밑에 그리움들이 모여 살기 때문이다 오디 빛 어둠 속에 유자 빛 등불 걸린 창호지 저편에서 딸깍대는 수저 소리 그 소리 들리는 사립, 기대서는 것이다 -「하산」(下山) 전문 일 없는 그 일 말고는 다시는 더 일 없는 날 지척엔 감을 곳 없는 비 온 뒤 호박넝쿨 제 몸을 칭칭 감는데 드는 시간 재어 본다 넝쿨손 그 앞에다 내 손가락 세워놓고 감을까 안 감을까 먼 산을 보는 동안 넝쿨손 내 손을 감아 간지러워 못 살겠네 간지러워 못 살 일 생겨 일 없는 줄 몰랐더니 내 새끼손 칭칭 감아 이것 참 큰일 났네 이것 참 큰일이 났네, 집에 못 가 큰일 났네 -「큰 일」 전문 저 높은 비행기구름, 그 하얀 철봉 잡고 우주를 한 서너 바퀴 아 냅다 빙빙 돌다 들입다 낮달 나라에 쿵- 뛰어내려 볼까 하지만 차마 도저히 그러지를 못하겠어 계수나무 그늘 아래 소꿉장난하던 토끼 놀라서 기절을 하면 이거 정말 큰일이야 -「이거 정말 큰일이야」 전문 가 앉는 가지마다 꽃이 다시 무너져서 천지간 꽃들이 죄다 엉겁결에 지는 봄날 -「봄날」 부분

저자 소개

  • 저자 : 이종문
저자 : 이종문
1955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계명대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공부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저녁밥 찾는 소리』 『봄날도 환한 봄날』 『정말 꿈틀, 하지 뭐니』 『묵 값은 내가 낼게』 『아버지가 서 계시네』 『그때 생각나서 웃네』, 산문집 『나무의 주인』이 있다. 「고려전기 한문학 연구」 『한문고전의 실증적 탐색』 『인각사 삼국유사의 탄생』 『한문학 연구의 이모저모』 『모원당 회화나무』등 한문학 관련 다수의 논저들을 집필하였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대구시조문학상, 한국시조작품상, 유심작품상, 올해의 시조집상,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역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2월 계명대 사범대 한문교육과에서 물러나게 된다.

머리말

그동안 간행했던 시집 속의 작품 중 일부를 가려, 집 위에다 다시 집을 짓는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말았다. 원래 작품에서 행과 연을 바꾸거나 약간 수정한 것도 있으므로 혹시 인용할 필요가 있다면 이 책의 것을 취해주기 바란다. 시조(時調)의 정형미학을 바탕에 깔고 웃음과 눈물이 뜨겁게 뒤범벅된 찡한 시들을 써보고 싶었는데, 꿈만 가당찮게 높았던 것 같다.

2020년 1월 영무헌(迎舞軒)에서
이종문

 

책 속에서


이 세상 모든 그리움 산 밑에 모여 산다

산으로 떠난 사람 산을 내려오는 것도

산 밑에 그리움들이 모여 살기 때문이다

오디 빛 어둠 속에 유자 빛 등불 걸린

창호지 저편에서 딸깍대는 수저 소리

그 소리 들리는 사립, 기대서는 것이다


—「하산」(下山) 전문

 

일 없는 그 일 말고는 다시는 더 일 없는 날

지척엔 감을 곳 없는 비 온 뒤 호박넝쿨 제 몸을 칭칭 감는데 드는 시간 재어 본다 넝쿨손 그 앞에다 내 손가락 세워놓고 감을까 안 감을까 먼 산을 보는 동안 넝쿨손 내 손을 감아 간지러워 못 살겠네 간지러워 못 살 일 생겨 일 없는 줄 몰랐더니 내 새끼손 칭칭 감아 이것 참 큰일 났네

이것 참 큰일이 났네, 집에 못 가 큰일 났네

—「큰 일」 전문

 

 

저 높은 비행기구름, 그 하얀 철봉 잡고

우주를 한 서너 바퀴 아 냅다 빙빙 돌다

들입다 낮달 나라에 쿵— 뛰어내려 볼까

하지만 차마 도저히 그러지를 못하겠어

계수나무 그늘 아래 소꿉장난하던 토끼

놀라서 기절을 하면 이거 정말 큰일이야

—「이거 정말 큰일이야」 전문

 

 

가 앉는
가지마다
꽃이 다시 무너져서

천지간
꽃들이 죄다
엉겁결에
지는
봄날

—「봄날」 부분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저녁밥 찾는 소리
밥 17
매화꽃, 떨어져서 18
만추(晩秋) 20
하산(下山) 21
입적(入寂) 22
봄 24
하늘 25
한라산 철쭉 26
그 문(門) 앞 28
반란 29
봄날 30
일 없는 날 32
큰 일 33
그리고 낙엽이 지고 34
무슨 일이 있것노? 36
물그림자 37
그 죄 38
저녁밥 찾는 소리 39
오동꽃 40
인력(引力) 42
입동(立冬) 43
바람 44
석상(石像)의 노래 46
꽃 48

제2부 봄날도 환한 봄날
봄날도 환한 봄날 51
눈 52
열반 54
윤씨농방 안주인 55
소풍 56
어은동(魚隱洞) 58
번개 59
섬 60
황소 62
시인 63
그런 가을 64
밥 65
기차 66
고요 68
성냥개비 69
어처구니 70
돌이 하나 들어가서 71
수정사 쇠북소리 72
편지 73
이런 봄날, 수양버들 74
죄라도 좀 지어볼까 76
손 78

제3부 정말 꿈틀, 하지 뭐니
고요 81
수박 82
효자가 될라 카머 83
아지매 김끝남 씨 84
왈츠 85
겨드랑이 털이 알지 86
봄날 88
밥 도 89
밥 90
김꽁치를 생각함 92
근황(近況) 93
돌중이나 되었다면 94
수박 96
만추 97
그 배를 생각함 98
시법(詩法) 100
대낮 101
민들레꽃 102
아내의 독립 선언 104
정말 꿈틀, 하지 뭐니 105
소 106
산 107
발로 꺼서 미안하다 108
피고, 지다. 110
어떤 폐기처분 112

제4부 묵 값은 내가 낼게
이거 정말 큰일이야 115
묵 값은 내가 낼게 116
나의 이력서 118
봄날 120
폐가 122
젠장 123
꼭 껴안아 주지 그래 124
내 인끼가 최골낀데 126
사람이다 아이가 127
그냥 한강 128
살구꽃 환한 봄날 129
수박을 노크할 때 130
숟가락 키스 131
저녁놀 다비(茶毘) 132
대체 이게 누구야 134
영천 임고 복숭아 136
낙엽 137
아무리 우겨 봐도 138
미쳤다고 부쳐주나 140
시인의 얼굴 141
오호 잘 가게나 친구 142
유턴 144
묵 한 그릇 하러 오소 146
막내딸이 서 있었다 148

제5부 아버지가 서 계시네
이럴 때는 우는 기다 151
새로 부르는 서동 노래 152
깨가 쏟아지게 살게 153
계엄군을 투입하라 154
저만치 156
눈이라도 감고 죽게 157
킬링트리(Killing tree) 158
숨을 쉰다는 것 160
산의 품에 폭 안겼다 161
봄날 162
니가 와그카노 니가? 164
느낌표를 찍을 일이 165
무심코 166
아예 중이 됐지 뭐야 167
아버지가 서 계시네 168
깨고 나니 의자 위데 170
우주의 중심 171
야호 172
웃지 말라니까 글쎄 174
그 나무가 자살했다 175
하관(下棺) 176
하늘 178

제6부 그때 생각나서 웃네
그때 생각나서 웃네 181
… …나는……, 가께 … … 182
뻐꾹 뻐꾹 운다지만 184
모기 185
봄날 186
참 단란한 오후 한때 188
눈 떠보면 꿈이야 189
당신 190
느그 엄마 안 죽었다 192
숟가락은 속도 좋다 194
일획(一劃) 195
둥근달을 함께 보면 196
계란을 깰 때마다 197
난리가 났답니다 198
백로 199
가을밤 200
대못 202
좀 편하게 자야겠다 203
말복 204
여자가 되어 봤다 205
이제는 아는 사이 206
합장으로 묻어줄게 207
달밤 208
우리 동네 호박넝쿨 209
이제 곧 퇴임 하면 210

시인의 산문
그러므로 지금 나는 가슴이 뛴다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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