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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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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카슨 저 | 민승남 역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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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3275 / 208쪽 134 x 216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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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캐나다 출신의 시인, 에세이스트, 번역가, 고전학자이다. 1950년 6월 21일 온타리오 주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접한 그리스 고전에 강하게 매료되어 대학에서 그리스어를 전공하고 이후 30년간 맥길, 프린스턴 대학 등에서 고전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동시에 고전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작품을 발표하여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파피루스의 파편으로 남은 이야기를 현대의 시어로 재창작하거나 신화 속 등장인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일련의 작품들로 맥아더 펠로우십과 구겐하임 펠로우십 등을 받았고, 2001년에는 여성 최초의 T. S. 엘리엇 상 수상자가 되었다.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지루함이고, 지루함을 피하는 것이 인생의 과업”이라 말한 앤 카슨은 머스 커닝햄 무용단, 행위예술가 로리 앤더슨, 록 가수 루 리드, 시각예술가 킴 아노 등 타 분야 저명한 거장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으며, 201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역자 소개

196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E.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애니 프루의 《시핑 뉴스》,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존 어빙의 《사이더 하우스》, 조이스 캐럴 오츠의 《멀베이니 가족》, 앤 타일러의 《아마추어 메리지》, 스티븐 갤러웨이의 《상승》,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단편선》, 에인 랜드의 《아틀라스 1,2,3》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새드가 몸부림치다가 소파에서 떨어진다. 젠장. 낮이 눈부시게 열린다. _46쪽

아빠와 나 그리고 스팸 내가 그 얘기 한 적 있나? G는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먹기 위해 도로에서 벗어나 차를 세웠다. 바람 때문에 차 문이 떨어져나가겠어 젠장 밖으로 나가려고 애쓰다가 새드가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차 안에 머문다. 도로지도 표지를 뒤로 접어 스팸을 자른다. G가 새드에게 스팸이 군대 생각이 나게 하느냐고 묻는다. 새드는 아니라고 집 생각이 나게 한다고 말한다. 우린 집 근처에 있는 진흙탕 호수라기보다 늪에 가까운 곳에서 메기를 잡곤 했지 어느 날 낚시를 하러 갔는데 내가 낚싯줄에 미끼를 달다가 배 고물 너머로 스팸 캔을 빠뜨린 거야—그거 우리 점심이다 아빠가 말했어 그는 나한테 호수에 뛰어들어서 스팸을 건져 오라고 시키고도 남을 사람이지. 농담이지. 농담 아냐 난 스팸 캔이 반짝거리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 나는 물에 들어가서 스팸 캔을 건져 가지고 나왔고 신사 숙녀 여러분 그래서 내가 오늘날 동성애자가 된 겁니다! G는 웃음을 터뜨린다. 새드는 스팸 한 조각을 더 자르고 바깥의 바람을 내다본다. _55~56쪽

네 자서전은 어떻게 됐어 새드가 말한다 옛날에 늘 그걸 만지작거렸잖아. 포기했어 G가 말한다. 내 삶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기 시작한다. _59쪽

집에서는 그들 모두 답답하게 막힌 연극과 잘못된 얼굴들에 갇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 침대 위의 조그만 어머니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진짜로 어떻게 지내니? 그녀가 말한다. 힘들어요 그가 말한다. 도움은 받고 있니? 조금은요 그가 말한다. 더 나은 도움을 받아 그녀가 마지막 남은 목소리로 말하고 그는 하마터면 절을 할 뻔한다. 예 부인 그가 말한다 그리고 잠시 자신이 그렇게 할 거라고 믿는다. 그녀는 눈을 감는다. G가 문가에서 그 대화를 지켜보고 있다. 나가는 길 알아? 그가 새드에게 말한다. 그들은 퇴장한다. _182~183쪽

있잖아 우리 아빠가 우리 집 모퉁이에 스톱모션 카메라를 설치한 적이 있어 우리가 거기 없을 때 바람도 보고 고양이들이 오가는 것도 보려고/너희 아빠는 불타는 뇌를 가진 그런 분 같아/오 그랬지/그러고 보니//생각나는 게 있네/뭔데/내가 우는 동안//그녀는 노래를 부르네 내가 귀 기울이면 그녀는//노래를 그치네 시의 한 구절이야/쩐다/쩐다고 했어/응/이다 너 진짜 웃겨/내가 그런가/오늘 레이스에서 원 플러스 원 행사하는 날이지/그럼 좋겠는데 _189~190쪽

그의 어머니가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고 수년간 왕래도 없었지만 누군가 전화를 연결해주었다. 그리하여 어머니와 딸이 따로 떨어진 도시에서 따로 떨어진 밤에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둘 다 천식을 앓았고 너무 감격해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어머니 숨소리를 들었어 나는 그게 뭔지 알았지 그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는 시선을 들었다. 그는 비에 대해 거의 잊고 있었다. 지붕에 짐을 내려놓고 홈통으로 흩어져 내려가는 비. 장례식 이후 계속 내리는 비 파괴하는 우당탕거리는 당혹스러운 레테의 주먹질 비의 무리. 아무런 지시가 없는 비. _192~193쪽

운은 꼭 필요하다. 희망은 의문이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그녀는 한 남자가 자신의 집 마당에 속옷 바람으로 서서 비를 올려다보고 있는 걸 본다. 그래, 모든 날이 걸작일 수는 없다. 이 날은 출항한다 멀리 더 멀리. _197~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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