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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불의 딸들

야 지야시 저 | 민승남 역 | 열린책들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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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미국에 노예로 팔려 온 에시의 후손들은 남부의 농장에서, 탄광에서, 할렘에서 지옥을 체험하고, 아프리카에 남은 에피아의 후손들 또한 가난과 전쟁에 시달리며 산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끈질긴 생명력과 뜨거운 열정이 있었고, 고난의 가족사는 아름다운 문체와 우아한 묘사가 더해져 감동적인 희망의 대서사시가 된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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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20979 / 45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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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가나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300년의 역사 속 한 여성에서 시작되는 7세대 14인의 운명적인 이야기 서아프리카 황금해안의 판틀랜드에서 마메가 딸 에피아를 낳으면서 이 긴 역사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밤에 마을 숲에서 맹렬한 불길이 치솟고, 아기의 가족에게 목숨 줄이나 다름없는 얌 일곱 그루가 불에 타버린다. 이 일곱 그루의 얌은 일곱 세대에 걸쳐 펼쳐질 가족의 비극을 상징한다. 1760년대 초 아프리카의 에피아로부터 시작된 이 저주받은 가족사는 250여 년 후 미국의 마조리에게까지 이어진다. 오랜 세월 저주의 불길에 시달려야 했던 이 가족에게는 무슨 죄가 있었을까? 의미심장하게도 그 죄는 〈노예〉에 관한 것이었다. 한편 마메의 둘째 딸이자 에피아의 동생 에시의 자손들 역시 그 불길의 저주를 피할 수 없었다. 판틀랜드에서 불을 지르고 도망친 마메는 아샨티국의 작은 마을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에시를 낳는다. 에시는 마을에서 가장 용감한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를 둔 예쁜 딸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자라지만 마을에 전쟁이 터지고 적의 포로로 잡히면서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 그녀는 케이프코스트 성 지하 감옥에 갇혀 노예선에 실려 가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며, 처참한 지하 감옥은 그녀 앞에 펼쳐질 노예의 삶을 예고해 준다. 마메라는 한 여성의 비밀스러운 가족사에서 시작된 처참한 두 여자아이의 인생 그리고 계속하여 이어지는 그 후손들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의 의미〉를 오랫동안 진지하게 고민해 온 가나계 미국인 젊은 작가의 치열한 뿌리 찾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를 만든 것은 과거이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던 젊은 작가는 과거 조상들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아프리카와 미국에서의 일곱 세대에 걸친 열네 명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밤불의 딸들』이라는 서사적·역사적 소설을 탄생시켰다. 저주받은 가족사라는 설정이 암시하듯 열네 명의 인물들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다. 미국에 노예로 팔려 온 에시의 후손들은 남부의 농장에서, 탄광에서, 할렘에서 지옥을 체험하고, 아프리카에 남은 에피아의 후손들 또한 가난과 전쟁에 시달리며 산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끈질긴 생명력과 뜨거운 열정이 있었고, 고난의 가족사는 아름다운 문체와 우아한 묘사가 더해져 감동적인 희망의 대서사시가 된다.

저자 소개

 Yaa Gyasi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1989년 가나에서 태어났고, 두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17세 때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 Song of Solomon』에서 영향을 받아 작가의 꿈을 품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2009년 성인이 되어 처음 간 가나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밤불의 딸들 Homegoing』을 쓰기 시작했다. 
2015년 집필을 마치자마자 억대 선인세로 크노프 출판사와 계약이 되어 화제가 되었고, 2016년에 발표되자마자 전미비평가협회가 데뷔작에게 주는 최우수상인 존 레너드상을 받았다. 그때 지야시의 나이는 26세였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유수의 매체에서 문학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동시에 확인받았으며, 펜/헤밍웨이 문학상(2017), 아메리칸 북어워드(2017)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았다. 또한 2017년 문학 잡지 『그랜타 Granta』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로도 선정되었다. 2020년,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장편 『트랜센던트 킹덤Transcendent Kingdom』을 발표해 놀라운 후속작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그해 빌섹 재단이 문학의 창조적 장래성에 대해 수여하는 빌섹 문학상을 수상했다.
데뷔작 『밤불의 딸들』은 3백여 년의 시간 동안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의 세 대륙에서 7세대에 걸쳐 펼쳐지는 광활한 이야기로, 성별, 연령, 성격이 다른 총 14인의 이야기가 격동의 역사와 함께 엮여 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처절하게 담겨 있어 미국의 모던 클래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역자 소개

196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E.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애니 프루의 《시핑 뉴스》,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존 어빙의 《사이더 하우스》, 조이스 캐럴 오츠의 《멀베이니 가족》, 앤 타일러의 《아마추어 메리지》, 스티븐 갤러웨이의 《상승》,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단편선》, 에인 랜드의 《아틀라스 1,2,3》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스스로 침묵을 실천하고 에피아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바바였다. 다른 어머니들은 모두 딸을 데리고 축복을 받으러 가는데 바바는 왜 자기를 데려가지 않는지 에피아가 묻자 바바는 그녀를 때렸다. 에피아는 말이나 질문을 하지 않을 때만, 스스로 움츠릴 때만 바바에게서 사랑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아비쿠 역시 그러기를 원하는지도 몰랐다.
본문 23면

그날 밤 에피아는 초경을 했는데, 열다섯 번째 생일이 지나고 이틀 만의 일이었다. 그것은 에피아가 예상했던 것처럼 파도의 세찬 돌진이 아니라 오두막 지붕의 한 곳에서 빗물이 똑똑 떨어지듯 조금씩 흘러나왔다. 그녀는 몸을 씻고 바바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바바 곁을 떠나기를 기다렸다.
「바바, 피가 나왔어요.」 그녀가 붉게 물든 야자수 잎을 보여 주며 말했다.
바바가 손으로 그녀의 입을 가렸다. 「나 말고 아는 사람 있니?」
「없어요.」 에피아가 대답했다.
「계속 이대로 있는 거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누가 너한테 이제 여자가 됐는지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해.」
에피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자리를 뜨려고 돌아섰지만 가슴속에서 뜨거운 석탄처럼 의문이 타올랐다. 「왜요?」 이윽고 에피아가 물었다.
바바가 에피아의 입에 손을 넣어 혀를 꺼내 날카로운 손톱으로 혀끝을 꼬집었다.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질문을 해, 응?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다시는 말을 못 하게 만들 거야.」 그녀는 에피아의 혀를 놓아주었고, 그날 밤새 에피아는 입속의 피 맛을 느꼈다.
본문 25면

「네 어머니는 어느 판티 가족의 노예였어. 주인에게 강간당했지. 그 사람도 대인이었고, 대인들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약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응?」 에시가 시선을 돌렸지만 아브로노마는 계속해서 속삭였다. 「넌 네 어머니의 첫 딸이 아냐. 네 위로 하나가 더 있었어. 우리 마을에는 헤어진 자매에 대한 속담이 있어. 그 자매는 서로의 그림자와도 같은 운명이고, 연못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아야하지.」
본문 68면

지하 감옥 바닥에 쌓인 오물이 에시의 발목까지 찼다. 이곳에 이렇게 여자들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에시는 숨을 쉬기도 힘겨웠지만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공간을 약간 만들었다. 그녀 옆의 여자는 지난번 군인들이 준 음식을 먹은 뒤 쉬지 않고 싸대고 있었다. 에시는 자신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던 지하 감옥에서의 첫날을 떠올렸다. 그날 그녀는 똥이 이룬 강에서 어머니가 준 돌을 찾아냈다. 그녀는 돌을 바닥에 묻고 때가 되면 찾으려고 벽에 위치를 표시했다.
「쉬, 쉬, 쉬.」 에시가 그 여자에게 다정하게 속삭였다. 「쉬, 쉬, 쉬.」 그녀는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본문 79면

퀘이는 울고 싶었고 이런 욕구가 당혹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성에 사는 아이들처럼 혼혈아고 다른 혼혈아들처럼 어느 반쪽도, 아버지의 흼도, 어머니의 검음도, 영국도, 황금해안도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음을 알았다.
본문 92면

「다음.」 탄광 감독이 외치자 부보안관이 H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 H는 자신과 함께 쇠사슬에 묶여 기차를 타고 온 열 명의 남자들이 검사받는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다. 그들 중 일부는 남자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H는 열두 살밖에 안 되어 보이는 소년이 기차 한구석에서 떠는 것을 보았다. 소년은 부보안관 일행에게 떠밀려 탄광 감독 앞에 섰을 때 바지에 오줌을 싸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소년의 발치에 고인 물웅덩이로 아이의 몸 전체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소년은 너무 어려서 탄광 감독이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은 그런 채찍을 본 적이 없었을 것이고 부모님의 입을 통해 채찍에 관한 악몽 같은 이야기들만 들었을 터였다. 「큰 놈이오. 안 그렇소?」 부보안관이 H의 어깨가 얼마나 단단한지 탄광 감독에게 보여 주려고 손으로 꽉 쥐면서 말했다. H가 그 방에서 가장 키가 크고 힘도 제일 셌다. 그는 기차를 타고 오는 내내 쇠사슬을 끊고 도망칠 궁리만했다.
본문 239면

윌리는 처음 할렘에서 느낀 기분을 평생 잊지 못할 터였다. 프랫 시티는 광산촌이어서 모든 것이 땅속에 묻힌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할렘은 하늘에 관한 곳이었다. 건물들이 윌리가 지금까지 본 그 어느 것보다 높았고, 많은 건물들이 모여서 긴장된 모습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다. 처음 마셔 본 할렘의 공기는 깨끗했다. 탄가루가 코로 들어와 목구멍에 닿거나 맛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짜릿했다.
본문 305면

마커스는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다가 가끔 다른 공간, 더 많은 가족들을 상상하고는 했다. 그런 상상에 골몰하다 보면 실제로 그들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어떤 때는 아프리카의 오두막에서 가장이 정글도를 들고 있었고, 어떤 때는 야자나무 숲 바깥에 모인 사람들이 머리에 양동이를 이고 가는 젊은 여자를 지켜보았으며, 아이들이 너무 많은 좁아터진 아파트나 쓰러져 가는 작은 농가, 불타는 나무 주위, 교실이 보이기도 했다. 그는 할머니가 기도하며 노래하고, 기도하며 노래하는 동안 그들을 보았고 그 상상 속 인물들이 이 방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고 간절히 바랐다.
본문 430면

목차

1부

에피아
에시
퀘이
네스
제임스
코조
아비나
2부

H
아쿠아
윌리
야우
소니
마조리
마커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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