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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128562 / 195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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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제주의 새들은 제주어로 울까 어머니도 할머니도 떠나버렸지만 제주어만큼은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려고 지금도 시인은 소년처럼 제주어로 시를 씁니다. 소멸될 위기에 놓인 제주어를 살리려는 마음이 『제주어 마음사전』에 담겨 있습니다. 시인의 감성으로 사라진 기억들을 다시 불러냅니다. ‘가메기’(까마귀)처럼 몰려다니던 시절 짝사랑했던 소녀는 친구에게 애정을 고백하고, 제주도에서 새들은 제주어로 우는지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어디선가 새 우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니 까마귀였다. 그런데 평소 듣는 까마귀 소리가 아니었다. 까악까악 울지 않았다. 그 소리는 “아고게, 아고게.”로 들렸다. ‘아고게’는 ‘아이고나’라는 뜻의 제주어이다. 제주어를 하는 까마귀를 만났다. 우리는 너무 궁금한 나머지 새 박사 김완병 선생님께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 소리는 짝짓기할 때 내는 소리라고 했다. 까마귀가 여러 상황에 따라 내는 소리가 다르다는 걸 그때 알았다. - 「숨비소리」 부분 제주에서 태어남과 죽음이란 제주 할머니들은 평생 물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들은 물속 세상에서 너무나 자유롭지만 육지로 올라오면 순박한 할머니 모습 그대로입니다. 택시 운전을 하는 막내아들을 생각하며 장모님은 택시만 보면 아들 택시가 아닌가 물어봅니다. 딸 넷, 그리고 막내아들. 장모님은 막내아들을 위하고 또 위한다. 그 막내아들인 처남이 최근에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처남이 택시 운전을 한 뒤로 장모님은 처남 택시와 색깔이 같은 택시만 보면 처남이 운전하는 택시를 본 것처럼 반긴다. “아이고, 저 택시 승효 택시 아니냐.” 해녀의 아들인 처남은 오늘 밤에도 서귀포의 밤 속에 들어가 어머니가 물질을 하듯 도시의 밤바다 속을 택시로 헤엄친다. -「할망바당」 부분 물의 순환처럼 한세상 살다 가는 구름들. 물의 순환을 보여 주는 구름. 우리는 구름을 보며 삶의 순환을 느끼게 된다. 물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어 땅과 바다로 내린다. 구름은 하늘 높이 있지만 물의 순환을 생각하면 구름은 우리와 함께 있다. 구름을 보는 시간은 무념무상의 시간이다. -「물보라」 부분 그 소나무나 백 살 할머니만큼이나 직접적으로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별도봉 자살바위다. 정말 누군가 자살한 곳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뛰어내리는 데가 그곳이라는 말이 돌았다. 한번은 호기심에 자살바위 밑을 내려다보았다. 마침 그 바위 밑 바다에는 죽은 물고기가 떠올라 있었다. 나는 또 기겁을 하며 줄행랑을 쳤다. -「숙대낭」 부분 제주도는 마을에서 돼지를 추렴하면 마을 사람 모두에게 고기를 돌린다. 마을 전체가 양푼 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학교가 끝나고 집에 왔을 때 마루 끝에 올려져 있는 돼지고기는 어머니의 살점 같았다. 그런 날이면 아버지가 김치찌개를 끓였다. 김치찌개와 ‘곤밥’ 그것으로 충분했다. 어머니의 따뜻했던 가슴을 만지던 기억이 그때는 잊히지 않고 있었으리라. 따뜻한 ‘곤밥’ 같은 어머니의 가슴. 제주도에서는 식당 이름을 ‘곤밥’으로 짓기도 한다. 요즘은 흔해진 ‘곤밥’이지만, 그 눈처럼 하얀 쌀밥 위로 김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나는 가끔 배고픈 것과 어머니가 그리운 것을 혼동한다. -「곤밥」 부분 제주에서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4?3항쟁 때는 무차별한 민간인 학살로 인해 함께 살을 맞대던 가족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아야 했고, 해녀 할머니들은 물질을 하다 힘이 빠져 할망바당(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죽기도 합니다. 시인은 해마다 태풍이 몰아치는 제주에서,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에서 죽음과 삶의 순환, 우리가 늘 죽음과 함께한다는 사유를 이끌어냅니다. 그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시인도 언젠가는 제주에서 살다 제주에 묻힐 것입니다. 자기가 태어난 땅에서 하늘을 보고 그 하늘 속에서 이 세상을 가늠해보려는 시인. 그에게 필연적으로 주어졌던 제주어를 먹고 자라나 시인이 된 현택훈. 이제 그는 제주어로 태어남과 자람과 죽음, 그리고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접기
나는 제주도 부루기에서 태어났습니다. 감귤밭에 딸린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할머니가 말하는 제주어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제주어는 내 마음속에서 감귤처럼 노랗게 익어갔습니다.
학교가 끝나 집에 가면 엄마는 제주어로 내게 소도리를 했습니다. 엄마는 마치 만담가처럼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줬습니다. 하지만 이제 할머니도 엄마도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제주어는 내 마음에 들어와 집을 지었습니다. 나는 그 집에서 시를 써왔습니다.
시를 쓰면서 제주어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나를 자라게 한 이 제주어를 어떻게 시어로 드러낼 것인가. 백석은 평안도말로 공동체의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 평안도말을 몰라도 그 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어로 시를 보여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일단 나의 제주어 사전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했습니다. 이 단계는 소멸 직전의 단계라고 합니다. 언어는 그 지역의 문화, 역사, 정신 등이 총망라되어 나타납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시를 쓰는 나는 결국 시에서 제주어를 품어야 하는 운명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주어 사전을 들여다보며, 시의 언어를 생각합니다.
오는 일요일에는 오름에 올라 제주의 바람을 맞을 겁니다. 제주의 바람에는 제주어가 들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운이 좋으면 그 바람에서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요. 어떤 바람은 자울락자울락 붑니다. 눈물이 스며 있는 바람, 그 바람의 언어를 맞기 위해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겠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현택훈
1부 우리는 가매기 새끼들이었다
가매기
간세둥이
강셍이
고장
곤밥
곰세기
곱을락
구젱기
귓것
굴룬각시
?당
깅이
ㄱㆍ대
내창
넉둥베기
2부 엄마는 한라산 용강에 묻혔다
?끼리다
달ㅁㆍ루
도댓불
돌킹이
동카름
두리다
ㄸㆍㄹ르다
랑마랑
막은창
모살
몰멩지다
물보라
물웨
버렝이
3부 제주의 새들은 제주어로 울까
베지근ㅎㆍ다
보그락이
본치
부에
벤줄
생이
성
솔라니
숙대낭
숨비소리
아ㄲㆍㅂ다
아시아시날
얼다
엥그리다
오몽ㅎㆍ다
오소록ㅎㆍ다
4부 오늘 밤에 나는 또 누군가의 꿈에 가서
요자기
우치다
웨삼춘
이루후제
조케
창도름
촐람생이
카다
ㅋㆍ찡ㅎㆍ다
타글락타글락
퉤끼
폭낭
할락산
할망바당
허운데기
ㅎㆍ끌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