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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708062 / 456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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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소중했던 무언가를 위해 시작을 알리는 작품 「나는 아직도 살아 있다」에서 조사관 동군은 우주정거장 ‘사랑’의 우주인들이 한 명만 제외하고 모두 살해당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사랑’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만식을 의심하고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동군은 신체강탈자 칸노인과 대면한다. 생을 영위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생명체의 본위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당신의 과오를 깨끗하게 씻겨 드립니다」는 어릴 적 실수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죄책감에 못 이겨 기억을 지우는 프로그램에 자원하면서 시작되는 여정은 SF소설 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그를 말한다」는 외계 비행선으로 인해 멸망한 지구가 배경이다. SF소설에서 흔히 다뤄지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에서 시작한 이 글은 그러나 희망을 말하고 있다. 온통 잿더미가 된 폐허 속에서도 부녀의 사랑이 새로운 희망을 틔워내는 모습에서 사랑의 가치를 재고하게 된다. 「내 사랑, 편히 주무셔요」에서 메이드로봇 스미스는 불량배 집단에 끌려간 주인을 찾기 위해 복수극을 벌인다. 생전에 삼류 소설가에 생활력이 조금도 없는 무능한 인간이었고, 지금은 시신이 되어버린 주인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스미스의 마음에는 변함없이 애틋한 41dB의 소리가 흐른다. 하시문 작가가 실제 자신의 모습을 많이 투영했다고 밝힌 작품이다. 「말하는 넌 내 총이다」는 저질 농담을 일삼는 권총과 저질 인생을 사는 남자의 역전극이다. 보험사기단에 기생하여 근근이 살아가던 대오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보험사기단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그런 그 앞에 말하는 권총이 나타난다. 졸지에 정의의 총잡이가 된 대오가 과연 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된다. 「아기 돌보는 남자」인 안드로이드 모차르트와 영원한 날씨 소녀 유선의 우정은 ‘이름’으로 구현된다. 두 사람(?)은 서로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같은 대상을 향한 다른 이름은 각각 다른 빛깔과 온도를 담고 있다. ‘비록 안드로이드’지만 유선과의 우정을 잊지 않는 모차르트의 헌신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표제작인 「수지접합 전문가」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들의 가족애를 다룬다. 잘 나가는 수지접합 전문가 기진은 안드로이드에게 납치당해 같은 안드로이드인 세희의 팔다리를 접합해달라는 요구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들이 꺼내놓는 것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건져온 인간의 사지다. 어처구니없어 하던 기진은 그러나 여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어수룩한 안드로이드들에게 정을 느끼게 된다. 과연 기진은 세희의 접합에 성공할 수 있을까? 「드라큘라 씨 너무 과했습니다」에서 간희는 포르드모템을 통해 15세기 루마니아에서 드라큘라를 만나게 된다. 그의 잔악함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간희는 자꾸만 그에게 집착한다. 드라큘라를 만날수록 간희는 피가 낭자한 공포에 중독되어 간다. 그 순간 드라큘라는 15세기가 아닌 현재의 간희 안에 똬리를 튼 것이다. 진정한 공포란 우리 안에 있는 공포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거기서 왔습니다」는 외로운 이들의 이야기이다. 죽은 동생의 복수를 다짐한 항진 앞에 나타난 고위생명체 지그스. 지그스는 항진의 동생 용진이 자신을 구하고 죽었다고 말한다. 외로운 이들이 서로를 구원하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부성애를 다룬 작품이 많다. 「날마다 없어지는 하루」 역시 지구 멸망을 앞둔 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를 다루고 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비는 지구 멸망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마를 죽이러 나선다. 딸을 향한 무한대의 사랑에 자신의 마지막을 건 이비의 최후는 과연 어떨 것인가. 지구와 한 아버지의 최후와 함께 책은 마무리된다.
뒤에서 검은색 중형차 두 대가 따라붙고 있었다. 중형차는 SUV 차를 샌드위치처럼 포개더니 양쪽에서 밀어붙였다. 거듭되는 충격에 SUV 차 안은 추락하는 비행기와 다를 바 없었다. 동군의 몸이 오른쪽으로 거칠게 쏠렸다. 무중력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아마도 이런 기분일 거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p.37
나는 수지접합을 위해 태어난 남자다. 친구들이 몇만 원씩이나 하는 변신 로봇을 가지고 놀 때 나는 침만 흘렸다. 생활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녀석에게 변신로봇은 대단한 사치품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내겐 쓸 만한 장난감이 많았다. 첫째로 근사한 변신 로봇을 구멍가게에서 살 수 있었다. 물론 조잡하고 잘 부러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이다. 일이천 원짜리에 그 이상 무얼 바라랴. 상자 안에 든 사탕이나 초콜릿은 덤이다. p.345
그의 눈이 분노로 이글거렸다. 저 사내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있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만들었으면서 가슴으로 믿는다는 개소리를 하며. 몇 세기 동안 위선적으로 이루어진 암묵적인 약속으로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며. 그리고 용서를 받았을 것이다. p.442
작가의 말
나는 아직도 살아있다
당신의 과오를 깨끗하게 씻겨 드립니다
그를 말한다
내 사랑, 편히 주무셔요
말하는 넌 내 총이다
아기 돌보는 남자
수지접합 전문가
드라큘라 씨 너무 과했습니다
거기서 왔습니다
날마다 없어지는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