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91196520403 / 215쪽 129 x 188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최인서
-
정유정
-
스즈키 유이
-
앨런 레비
- 19,800
- 16,200
- 15,300
- 18,900
출판사 리뷰
답재남을 아시나요? 그게 뭔데?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그런 것도 재주라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발 빠른 재주를 가져도 모자란 세상에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가 있다. 고구마 백 개는 삼켰을 법한 사나이는 책 표지 속 얼굴만큼이나 쓸데없이 해맑다. 눈치코치 따위 개나 줘버렸을 지도 모를 남자는 어쩌다가 이따위 재주를 갖게 된 걸까. 착한 것도 흠이 되나요? 열심히 사는 것도 민폐라면서요? 소설은 대중적이지 못하지만 유쾌하다. 불친절하고 냉소적이지만 솔직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하다.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인물들은 무턱대고 열심히 살거나, 쓸데없이 올바르거나, 시도 때도 없이 착하다. 그래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흠을 남긴다. 요즘을 살아가기에 부적합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집합소 같은 소설이다. 차마 끝내지 못하고 마무리된 소설의 끝자락에서 작가는 과연 무슨 말을 남기고 싶었을까? 저자는 독자에게 되묻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독자들은 따지고 싶다. 진짜 그걸 몰라서 묻는 거냐고. 비록 쳇바퀴 인생일지라도 언젠간 높이 뛰어보고 싶은 게 인생 아니겠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을 때가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들은 이미 저만치 가버리고 없다. 쳇바퀴를 열심히 굴리면서 자신이 정작 쳇바퀴를 굴리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 언젠가는 높이 뛰어오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구름판 위에서 열심히 발을 동동 굴렀는데 결국은 쳇바퀴를 한 번 더 굴렸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좌절한다. 그리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살아서 뭐하냐고 물으며 좌절한다. 그럼 도약하지 못하는 수많은 인생은 어쩌란 말인가. 다 죽으라는 말인가. 소설 속 주인공들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자신의 삶이 무너져 내릴까봐 두려워 쩔쩔맨다. 자신의 처지에 실망하고 꾸짖고 학대하다 망가뜨리기도 한다. 자신이 죽어라 달려온 그 길은 결코 ‘수고했다’ 한마디로 동정 받고 끝날 길이 아니니까. 그러면 자신이 버티고 서 있던 삶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만, 한때 드라마에서 유행한 대사가 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웃픈 대사가 소설은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에 맴돈다. 등장인물들은 소설 속에서 누군가의 비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지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은 둘 중 하나라고.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열심히 살아가거나, 그런 누군가를 비웃고 있거나. 세상은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한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것만큼 자신에게 뿌듯한 삶도 없지 않을까. 그것은 누군가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에게 행복은 절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소설이라니. 그것도 단편이래. 작가가 누군데? 듣보잡 참신하고 센스 돋는 에세이들이 즐비한 출판 시장에 뜬금없이 무명작가의 단편소설집이 등장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거나, 대중들로부터 독점적 인기를 검증받았거나, 권위 있는 문학상도 받았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작가는 그저 비정규직 글쓰기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짬짬이 쓴 소설들을 책으로 엮었을 뿐이다. 무엇 하나 눈에 띌 게 없다는 점이 오히려 눈길을 끄는 소설이라니. 세상물정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작가는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와 어딘가 모르게 닮은 듯도 하다.
순진하기는. 원장은 일단 지르고 보는 거야. 그러고 싶음 그래도 되고, 안 그러고 싶음 안 그래도 돼. 그게 갑이라는 거야.
-어퍼컷 036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여자가 있는데 나보다 경력이 짧은데도 실장이다. 왜긴 왜야, 인 서울 4년제 출신이니까 그렇지. 우리 병원장이 스펙을 그렇게 밝혀. 진짜 재수 없지 않냐. 아, 요즘에 진짜 일할 맛 안 난다. 걔가 나한테 뭐라고 한 적도 없어. 그냥 잘 부탁한다고만 했지. 근데 그게 더 재수 없는 거 있지.
-권태로 빚은 청춘 069
학교 땐 잘 몰랐는데 나이 먹고 보니까 성진이 형 같은 사람도 없는 것 같아. 사실 성진이 형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었잖아. 조 짜서 과제할 때나 찾았지. 너무 열심히 하는 것도 민폐라는 걸 가르쳐 준 형이었는데, 알고 보니 내 입 하나 덜기도 바쁜 세상에 후배까지 챙겨주는 사람이었다니.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098
음, 그러니까……. 살인사건이에요. 내 아들이 내 동생, 그러니까 지 삼촌을 죽였거든요. 동생이 근무하는 병원 주차장에서 칼로 배를, 열, 열, 일곱 번 찔렀어요. 네,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아들은 현장에서, 잡혀갔어요. 지금 경찰서에 있는데 곧 검찰로 넘어갈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아주 고약한 독백 140
씨발, 전 때릴 생각 없었어요. 그런데 그년이, 아니 걔가 갑자기 예전에 미안한 표정을 짓는 거예요. 너무 어이가 없으면서 쪽팔리더라고요. 내 마음 갈기갈기 짓밟아 놓고 짓던 표정이었는데, 지금도 그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니까 이성을 잃었던 것 같아요. 그때처럼 볼품없고 저 좋아서 벌벌 기는 놈이 아닌데, 걔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봤어요.
-그를 죽인 목격자들 188
프롤로그
어퍼컷
권태로 빚는 청춘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아주 고약한 독백
그를 죽인 목격자들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