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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224143 / 28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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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순수함으로 바라본 꿈과 희망의 메시지,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스스로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여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우연히 강변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역경과 좌절 끝에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려는 남자의 손에 붙잡히게 된다. 남자의 집에 끌려가게 된 허수아비는 자유를 되찾고 싶은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삶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에는 집주인의 마음까지 흔들게 된다.
어린 허수아비의 유머 넘치는 생각과 질문들 그리고 남자의 애틋한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이 누구를 위한 삶인지, 우리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잠깐 동안의 외유를 마치고 다시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을,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가장 진부하지만 가장 중요한 주제인 인간의 삶과 자아의 의미를 인간이 아닌 허수아비의 눈을 통해 신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에서 허수아비가 던지는 질문과 생각들은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흔히 품어왔던 삶과 존재의 의미를 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치 우리가 어른이 되는 사고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우리의 인지와 감성의 보편적인 틀 안에서 그리고 유머와 공감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부조리에 대해 묻고 대답하려 한다. 인간 개개인의 실존은 그들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하지만 그러한 의미를 어디서 어떻게 얻어 낼 것인가?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허수아비 자신과 주인공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 없음에서 의미를 건져내려는 시도를 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현대철학은 인간 실존의 소중함에 대한 강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철학은 삶과 존재의 이유를 밝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인간의 부조리는 피상적으로는 개인과 사회의 부조리라 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의미 없는 세계에서 의미 있는 것을 건져내려는 부조리, 즉 실존적 부조리가 참다운 부조리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책의 중반 ‘댓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의 장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순수와 영원성의 의미가 사실은 댓잎 하나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아프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러한 공감들이 우리 사회를 만들고 우리 자신을 만든다. 그 점에서 주인공이 “우습게도 우리에게는 두 갈래 길밖에 없다. 우리는 남을 따라 남과 함께 사는가, 아니면 남과 달리 남과 함께 사는가의 기로에 서 있을 뿐이다.”라고 독백하는 부분은 우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때로는 슬픈 얘기들이 마음을 잔잔히 적시고 때로는 유머 있는 질투심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면서도, ‘허수아비’는 서서히 인간의 본질적인 면을 탐색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터널 끝 희망과 힐링의 빛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의 끄덕임은 각자의 감수성에 달려 있을 뿐이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그렇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대화의 기회를 제공할 뿐 어느 것도 강요하려는 책이 아니다. 열려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본질이다.
그 사람에 의해 강물에서 건져졌다는 상황을 파악한 순간 나는 그런 의문과 더불어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한 가지 강렬한 욕망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 내 눈앞에 펼쳐졌던 드높은 가을 하늘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는 자유에 대한 소망이었다. 그리고 기대하고 있었던 대로 내 눈으로 직접 바다를 보고 싶다는 갈증과도 같은 욕망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내 스스로의 주인이기를 바랐다.
― 본문 16쪽
어쨌든 나는 그 순간 소원을 빌었다. 꼭 누군가에게 소원을 빌었다기보다는 내 안에 있을지 모르는 혹은 저 멀리 우주에 있을 초월적 존재를 향해 기도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모았다.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두려움에 떠는 인간이 아니라, 욕망을 좇아 필사적으로 분투하는 인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나는 간절히 소망했다.
그렇게 나의 간절한 마음이 어둠 속에 안개처럼 스며들고 있는 사이에도 시간은 시나브로 흘러갔다. 시간을 느끼고 있자니 문득, 어쩌면 시간이야말로 모든 것의 근원이거나 세상의 비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움직이지도 않고 변화하지도 않은 채 한 자리에 그대로 있다 보니 나에게는 시간의 흐름도 큰 의미가 없었다. 시간이 의미를 가지려면 변화가 뒤따라야 할 텐데, 나는 미동도 못하고 대나무에 걸려 있을 뿐이었다.
- 본문 149쪽
매가 갈고리처럼 생긴 부리로 들쥐의 피 묻은 속살을 물고 나를 쳐다보던 모습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매가 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어 잠깐 움찔했지만 이내 내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었다.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매가 허수아비를 잡아먹지는 않을 것이었다. 나는 금방 안도했지만 그 후로도 매가 근처에 날아올 때마다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또 매가 내 머리 위에 앉아 부리보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억세게 내 몸을 파고들 때마다 나는 빨리 참새들이 나타나 내 대신 매의 사냥감이 되어 주기를 애타게 바랐었다.
그렇다 해도 매의 눈빛은 대나무가 말하는 것처럼 소름끼치는 살기를 띠었다기보다는 보석처럼 무심한 눈빛이었다. 노란 눈구멍 속에 빛을 반사하며 박혀 있는 매의 검은 눈동자는 살기보다는 호기심, 호기심보다는 무심(無心)을 가득 채워 나를 바라보곤 했었다. 매의 검은 눈동자는 집주인아저씨처럼 모든 의미를 상실한 공허함을 담지도 못했고 대나무가 말한 모든 의미를 가득 채운 살기를 담지도 못했었다.
- 본문 173쪽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중시되는 이 시대에 인간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우리에게 작지만 소중한 본질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 책에서 그런 본질에 대한 짧은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자아와 존재의 의미에 대한 대화의 기회를….
― 작가의 말 중에서

가을 하늘
으스대는 CCTV를 만나다
애완견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다
늙은 라일락나무
댓잎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
보석 같은 사랑
초대장을 쓰다
보름달
바다를 향해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