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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982 / 124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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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최동희 시인의 첫 시집 『풀밭의 철학』이 천년의시 0089번으로 출간되었다. 1996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첫 시집은 결핍으로부터 생겨난 상흔의 기록이자 생활에서 터득한 지혜와 생존법을 서정적 문체로 유려하게 풀어낸 한 권의 일기장이기도 하다.
해설을 쓴 문종필 문학평론가가 “최동희 시인의 첫 시집은 ‘부끄러움’ 속에서 탄생했으며, 부끄러움을 밀고 나가는 과정 속에서 ‘나’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우리’를 극복하게 만든다”라고 말한 것처럼, 최동희의 시는 기본적으로 자기 성찰에서 출발한다. 시집을 관통하는 부끄러움의 정서는 자기 성찰에서 파생된 결과이다. 이 부끄러움의 정서는 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가령 대상과의 거리 조절에 관여하기도 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언어를 밀며 앞으로 나아가는 화자의 길을 밝혀 주기도 한다. 해설에 따르면 이는 “‘벽’을 허물고, ‘경계’를 지우고, ‘편견’을 무력화”시키는 주된 정서이다.
표4를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하여 “최동희의 첫 시집에는, 오랜 기억 속에서 반짝이던 말과 생각들이 비로소 형식을 입고 나온 듯한, 시인 자신의 고백과 다짐과 치유의 과정이 깊이 녹아있다”고 평했다. 이처럼 최동희 시인의 첫 시집은 은밀한 내적 고백이자 생활에 밀착하여 끌어올린 언어의 물줄기이다. 우리는 시인이 끌어올린 투명한 언어 앞에서 맨얼굴로 부끄러움과 조우하게 된다.
시인의 말
드디어 묵은 시간을 체 친다
체를 고르는 일부터 쉽지 않다
촘촘하게 거를지
엉성하게 밭칠지
튼튼한 쳇불은 나를 압도한다
속절없이 체를 통과하는 날들과
엉거주춤 그대로 있는 기억들
어느 것을 남기고
어느 것을 보내야 하는가
온종일 체질을 하며
이리 흔들리고 저리 움직이는 마음
겨우 체질을 끝내고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조미료는 아예 넣지 않아
맛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저 군내만 없기를 바랄 뿐
시를 쓸 때마다 빚을 지는 기분이었다
언어와
사랑하는 남편과 딸, 존경하는 부모님
학교 식구
그리고 달섬
당신들께 감사를 담아 첫 시집을 바칩니다
2018년 가을
최동희
풀밭의 철학
아무리 봐도 잡초 하나 없다
잡초 한 뿌리 거두지 않는 땅엔
함부로 발을 딛기가 어렵다
볕 자락을 마르고 바람 조각도 재서
꼭 필요한 만큼만 부려
한 치의 틈도 없을 게 분명하다
나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고 싶다
나보다 먼저 자라는 잡초들 틈에서
애써 키 재기 하지 않고
그냥 그네들과 어우러져
때로 섣부른 볕에 잔뿌리로 뒹굴기도 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맨살을 부딪치기도 하면서
한결 엉성해진 풀밭에
잡초들의 자유가 푸르다
시인의 말
제1부
줄다리기 13
나누기 나머지 14
즐겨찾기 16
평행선의 공포 18
사랑 그리기 20
물수제비에서 배우다 21
기울기 22
그림자 스트리킹 23
마트에 가는 이유 24
스마트폰도 힘이 들어 26
이름 28
피카소의 「우는 여인」 30
귀천 유감 31
거꾸로 숫자 세기 32
‘-들’의 슬픔 34
제2부
오수獒樹의 현실 39
봄 조심 40
경고 42
길 위의 커피 한 잔 44
어느 날 종로3가에서 46
얼룩의 비애 48
겸상을 차리다 50
다저녁때 풍경 셋 52
100세 시대의 애환 54
가시 56
부끄러움에 대하여 57
어떤 그림 58
세대 차이 60
약점 62
겨울 채비 64
제3부
유혹 67
말 68
반성 70
제비꽃 72
풀밭의 철학 73
풀을 뽑으며 74
변명 76
버킷 리스트 78
요즈음 나 79
눈치 80
거미 81
마트료시카를 위하여 82
참새에게 하는 변명 84
냄새와 향기 사이 85
양심의 형식 86
제4부
탈출 그 후 89
껍질은 부끄럽다 90
천혜향을 먹으며 91
섬 92
전주 홍련 94
밤길 96
바람 속에서 97
바위 이야기 98
경건한 죽음 100
담쟁이덩굴이 있는 집 101
나무의 밤 102
바다 풍경화 104
여백과의 동행 106
스마트 풍경 하나 108
과녁, 거리에 대한 설렘 109
해설
문종필 풀 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