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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잊으면 트루먼 커포티 미발표 초기 소설집

트루먼 커포티 저 | 박현주 역 | 시공사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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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93850 / 220쪽 118 x 18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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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사후 30년 만에 발견된 트루먼 커포티의 미발표 유고집
20세기 거장이 되는 ‘소년 커포티’의 경이로운 10대 시절 작품들


“열한 살 무렵, 나는 진짜로 약간 진지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진지한 의미로 말해서, 다른 아이들이 집에 가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뭐든 연습하는 것처럼, 나는 매일 학교에서 집으로 와 세 시간 동안 글을 썼다. 나는 글쓰기에 사로잡혀 있었다.” _트루먼 커포티
전대미문의 걸작 《인 콜드 블러드》로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꾼 작가이자 천재적인 글솜씨와 타고난 스타성으로 40대에 이미 자신의 작품만으로 백만장자에 오른 몇 안 되는 스타 작가 트루먼 커포티.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여 년이 지난 2014년 가을,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커포티의 10대 시절 단편들이 발견되면서 미국 문단이 들썩였다. 한 출판 편집자와 기자가 커포티의 마지막 유작인 《응답받은 기도》의 나머지 부분을 찾던 중 뉴욕공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커포티의 미발표 초기 단편들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스무 살에 데뷔한 커포티가 열다섯 무렵부터 단편을 쓰며 꾸준히 잡지사에 투고했던 일화나 그의 유명한 단편 <차가운 벽>과 <미리엄>이 10대 시절 쓰인 작품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에 그의 ‘미발표 초기 소설’은 문단과 대중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빛을 보게 된 《내가 그대를 잊으면:트루먼 커포티 미발표 초기 소설집》에는 커포티가 열네 살부터 열일곱 살 무렵 완성한 단편 14편이 실려 있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이 짧은 소설집에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예민한 작가적 감수성과 소외된 주변인들을 향한 연민, 이를 표현해내는 아름답고 명징한 문장과 독자를 매혹하는 정교한 상상력 등 훗날 화려하게 꽃피는 커포티 문학의 모든 원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불어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린 천재 작가가 그 재능을 어떻게 수련했는지까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집이다.

“기품 있고 자신만만하며 유쾌하고 거침없는”
어린 천재 예술가의 초상

스무 살 데뷔 후 문단의 총아로 떠오르며 작가 인생의 정점까지 오른 성공, 그리고 희대의 걸작이라는 마지막 작품 이후에 찾아온 전락과 허망한 죽음까지, 작가 커포티의 시작과 끝을 알고 있는 독자에게 이 소설집은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일찌감치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그 정점의 화려한 고독 속에서 굴곡진 삶을 마감했을 때, <뉴욕타임스>에는 다음과 같은 장문의 부고가 실렸다. “트루먼 커포티. 명징하게 빛나는 탁월한 문장으로 전후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 문단의 유명인사였던 그는 10대 시절 쓴 단편 <미리엄>으로 등단한 이래 총 13권의 작품집을 남겼으나 [……] 명성과 부, 그리고 쾌락을 좇는 데 자신의 시간과 재능, 건강을 탕진했다.”
《인 콜드 블러드》, 《티파니에서 아침을》, 《차가운 벽》 등 수백만 독자를 전율시킨 문학적 유산을 남겼음에도 그의 말년은 어쩌면 대중에게 “술주정뱅이에 신랄하고 불성실하며, 어쩌면 가장 슬프게도 더 이상은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로 남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미발표 초기 소설집 《내가 그대를 잊으면》에서 우리는, “자신의 재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 타자기 앞에서 고심했던 젊은 작가, 텔레비전 토크쇼에 나와 웅얼거리던 모습이 아니라 매 페이지마다 적확한 단어를 쓰려고 몰두하던 열의 어린 작가” 커포티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축복받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리고 일찍이 자기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하려 한 어린 천재 작가가 세상에 대해 품었을 꿈을 짐작하는 일은, 커포티의 거의 모든 작품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삶에 오래도록 잔상을 남긴다.

저자 소개

1924년 9월 30일 뉴올리언스에서 트루먼 스트렉퍼스 퍼슨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네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앨라배마 주 먼로빌의 친척집에 맡겨졌고, 이곳에서 커포티가 어린 시절의 진실한 친구로 표현하는 사촌 ‘숙’과 소꿉친구 하퍼 리(《앵무새 죽이기》의 작가)를 만났다. 이때의 기억은 첫 장편을 비롯한 초기 단편들에서 자주 묘사되고 있다. 아홉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쿠바인 사업가인 새아버지의 성을 따라 ‘트루먼 커포티’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문예지 《뉴요커》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나, 사소한 실수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심기를 건드려 해고당했다. 그러나 몇 달 뒤 단편 <미리엄>이 잡지 《마드무아젤》에 실리고 이후 다른 작품들이 연달아 유명 잡지에 발표되면서, 한때 사환이던 스무 살 무렵의 청년은 순식간에 ‘전후 세대 미국 문단을 이끌어갈 총아’로 떠올랐다. 1948년 단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로 ‘오 헨리 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출간한 첫 장편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은 독특한 성장소설로 주목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시적 언어로 그려내 호평을 받은 두 번째 장편 《풀잎 하프》(1951)는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이후,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특이하고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창조해낸 《티파니에서 아침을》(1958)로 “우리 세대 가장 완벽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고, 이 소설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유명세를 더했다. 그리고 1966년, 캔자스 홀컴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살인 사건을 수년간 조사한 끝에 완성한 대작 《인 콜드 블러드》를 발표해,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함과 동시에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꾸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어서 미국 상류사회를 무대로 한 또 한 편의 논픽션 소설 《응답받은 기도》를 기획했으나, 자신들의 은밀한 비밀이 드러나는 것에 격노한 ‘부자 친구들’의 반대로 이 작품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은 채 커포티 사후에야 출간되었다. 문학사에 기록될 주옥같은 작품들과 스타 작가로서의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늘 삶의 공허와 고독을 떨치지 못했던 커포티는, 오랜 기간 지속된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으로 1984년 8월 2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와 동대학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했다. 전문 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과 《죽음본능》,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과 《경계에 선 아이들》,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 존 르카레의 《영원한 친구》,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와 《차가운 벽》, 켄 브루언의 《런던 대로》, 찰스 부코스키의 《여자들》, 조 힐의 《뿔》,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도로시 L. 세이어즈의 《시체는 누구?》, 《증인이 너무 많다》, 《맹독》,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수잔 최의《요주의 인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집 《로맨스 약국》이 있다.


 

책 속에서

벨 양은 자신의 동백나무 아래 마당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의 주름이 모두 매끈하게 펴졌고, 환한 꽃들이 온통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벨 양은 너무나 작고 정말로 젊어 보였다. 머리카락에는 작은 눈송이가 점점이 흩어졌고, 꽃송이 하나가 뺨에 딱 붙어 있었다. 벨 양은 이제까지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체였다.
모두가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모르겠다는 둥 운운했지만, 나는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이야말로 벨 양을 비웃고 농담을 해댔던 사람들이었으니까. _60~61쪽 <벨 랜킨 양>

정상에 거의 다다르자, 그녀는 더는 가고 싶지 않았다. 진짜로 작별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그를 가질 수 있는지도. 그녀는 그를 기다리기 위해 좀 더 걸어가서 길 옆 부드러운 저녁 잔디 위에 앉았다.
“내가 바라는 건,” 그레이스는 어둡지만 달이 가득 채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가 나를 잊지 않는 거야. 내가 바랄 권리가 있는 건 그것뿐이겠지.” _71~72쪽 <내가 그대를 잊으면>

그린 부인은 커튼을 반으로 가르고 밖을 내다보았다. 하늘에서는 색이 빠져나갔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빗방울이 유리를 따라 구슬처럼 구르며 리튼하우스 부인의 으스스한 반사상을 일그러뜨렸다. 그 모습을 향해 그린 부인은 다음 말을 던졌다. “불쌍한 남자 같으니.” _192쪽 <비슷한 사람들>

목차

길이 갈라지는 자리/ 밀 스토어/ 힐다/ 벨 랜킨 양/ 내가 그대를 잊으면/ 불꽃 속의 나방/ 늪의 공포/ 익숙한 이방인/ 루이즈/ 이것은 제이미를 위한 거예요/ 루시/ 서쪽으로 가는 차들/ 비슷한 사람들/ 세계가 시작되는 곳/ 역자 해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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