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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죽음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 | 양윤옥 역 | 민음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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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9361 / 136쪽 113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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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문고 속 또 하나의 우주,
쏜살 문고로 만나는 대문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 세계


“뻔뻔하고 대담한 작가. 만약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 문학상을 탔을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사상가, 비평가)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없는 일본 문학은 꽃이 없는 정원일 뿐이다.”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문학 연구가, 번역가)

“그저 탄식할 뿐! 다니자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소설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

“다니자키는 천재다!” 미시마 유키오(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국민 작가’라 할 만하다. 나는 그처럼 문장력이 뛰어난 작가를 사랑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

2016년 여름, ‘쏜살 문고’의 첫 권이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서른세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 년여의 시간 동안, 소규모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의 상생을 도모한 ‘쏜살 문고×동네 서점 프로젝트’(2017~2018), 책의 물성을 실험한 ‘쏜살 문고 워터프루프북’(2018)에 이르기까지 문고판 도서의 활성화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참신한 도전을 이어 왔다. 올 2018년에는 ‘문고 속의 문고’를 기치로 하여, 지금껏 좀처럼 시도된 바 없는 ‘문고판 작가 선집’을 착실히 꾸려 세상에 선보인다.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필두로, 미시마 유키오, 가라타니 고진 등 일본 문학의 주요 인사들이 앞다투어 상찬한 작가이자 단 한 사람의 작품 세계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문체와 주제, 형식을 넘나들며 현대 문학의 지평을 확장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데뷔작에서부터 말년의 대표작, 엄선해 엮은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준비한, 전체 열 권 규모의 ‘작가 선집’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그리고 세계적 규모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비하면 다소 생소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니자키는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 문학상을 탔으리라.”라는 세간의 평가대로, 당대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였을 뿐 아니라, 실제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여섯 차례 넘게 지명되는 등 비평 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이룩한 문학가였다. 이러한 대외적 평가 말고도,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여러모로 주목해 볼 만한 작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 불리며, 다방면(중학생 시절에 쓴 비평문으로 벌써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과목에 두각을 드러냈다고 한다.)에 재능을 보였다. 특히나 언어 감각이 탁월했던 다니자키는 거미가 긴긴 실을 자아내듯 극도로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써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의 천부적인 문재(文才)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층 정려(精麗)해져, 한어와 아어(雅語, 일본 고전 문학에 쓰인 고급한 언어), 시의성 있는 속어와 다양한 방언에 이르기까지 한 작품을 쓰면서도 마치 여러 작가가 머리를 맞댄 것처럼 거침없이 넘나들었다. 그뿐 아니라, 주제 면에서도 수천 가지 빛깔로 분광하는 스펙트럼처럼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 줬다. 한평생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페티시즘과 같은 자신의 주요 관심사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역사 소설, 풍자 소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일본 고전 설화, 낭만적인 로맨스와 메타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파격적인 형식까지 시도하며 놀랍도록 변화무쌍한 행보를 이어 나갔다.

쏜살 문고_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 작품 목록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 박연정 외 옮김
금빛 죽음 다니자키 준이치로 | 양윤옥 옮김
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춘미 옮김
여뀌 먹는 벌레(근간, 2018년 12월 출간) 다니자키 준이치로 | 임다함 옮김
요시노 구즈 다니자키 준이치로 | 엄인경 옮김
무주공 비화(근간, 2018년 12월 출간) 다니자키 준이치로 | 류정훈 옮김
?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박연정 외 옮김
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효순 옮김
미친 노인의 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효순 옮김
음예 예찬(근간, 2018년 12월 출간)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보경 옮김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금빛 죽음

어느 가을날 저녁나절의 일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잠시 뒤에 나는 늘 하던 대로 문학담이나 다퉈 볼까 하고 그의 집에 갔는데 바야흐로 그는 한창 연습 중이었는지 사람을 시켜 그대로 나를 체조장 쪽으로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아, 실례했네. 자네도 잠깐 운동 좀 해 보는 게 어때?”
그는 쾌청한 푸른 하늘을 등지고 철봉에 올라앉아 매우 유쾌한 듯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항상 교복 차림이 눈에 익었던 나는 화려한 녹청색 운동복을 몸에 딱 맞게 입고 거의 반나체 상태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도 아름답고 요염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날 밤 그는 나를 붙잡고 예술과 체육의 관계를 도도하게 논하여 들려주었습니다. 모든 문학과 모든 예술은 모두 다 인간의 육체미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육체를 경시하는 국민은 결국 위대한 예술을 낳을 수 없다. 육체적 훈련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천재도 결코 참된 예술가가 될 자격이 없다, 라고까지 극언을 했습니다.
“육체보다 사상이 먼저야. 위대한 사상이 없어서는 위대한 예술도 태어나지 않는 거야.”
나는 그런 말을 하면서 오카무라의 논리에 반대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금빛 죽음」에서

■ 편집자의 말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두 번째 권은 『금빛 죽음』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기나긴 문학 역정 중에도 주제나 장르 면에서 이색작(異色作)이 두드러지는 다이쇼 시기(1912~1926)의 작품을 골라 엮었다. 이 시기 이후에 발표한 『치인의 사랑』으로 부동의 지위를 확립한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에로티시즘의 작가, 이어서 일본 고전을 깊숙이 탐구한 순문학 작가로 명성을 떨치지만, 실상 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 문학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넘쳐흐르는 부와 밀물처럼 불어닥친 서구 문화의 홍수 속에서 현대 문명의 성장을 구가하였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다이쇼 시대의 다니자키 문학은 신문물에 대한 경이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나 영화에 매료되었던 다니자키는 『금빛 죽음』에 수록된 작품들 속에서 영화적 미장센을 활자화해 보고자 자신의 문학적 감각을 곤두세운다.
「인어의 탄식」(1917)은 근세 중국을 배경으로, 막대한 부와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미모의 귀공자가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네덜란드인에게 영묘한 인어를 사들이면서 빚어지는 환상적인 사건을 줄거리로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만화경처럼 화려한 문체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묘한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작가의 다이쇼 시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서양 문물에 대한 추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마술사」(1917)는 일견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니자키의 그로테스크한 취미를 엿볼 수 있는 기괴한 환상 문학이다. 성별도, 인종도, 그 무엇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마술사에게 영혼을 빼앗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 또한 다이쇼 시기에 다니자키가 선보인 문학적 특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끝으로 이 책의 표제작 「금빛 죽음」(1914)은 다니자키 스스로 부정했던(자신의 전집에서 제외시켰던)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화자인 ‘나’와 친구 오카무라는 오랜 친구로, 두 사람 다 예술에 큰 뜻을 품고 있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은 오카무라는 학업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며 전대미문의 예술 작품을 실현하고자 분투한다. 이 과정을 시종일관 관찰하는 화자는, 오카무라의 대담한 미학을 독자에게 들려주며 그들의 논쟁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그리스적 육체미를 신봉하고, 오로지 아름다운 것만이 옳고 진실하다고 부르짖는 오카무라가 보여 줄 최고의 예술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울려 퍼지는 장중한 논박을 통해 우리들은 다니자키 미학의 핵심을 살필 수 있다.

저자 소개

1886년 도쿄 니혼바시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으나 부친의 사업 실패로 입주 가정교사로 일하는 등 어렵게 학업을 이어나갔다. 1908년 명문 도쿄대학에 진학했으나 학비를 대지 못해 퇴학당한 후, 1910년 《신사조》에 <문신>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거미 문신을 한 뒤 갑자기 몸이 변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이 단편으로 일본 '탐미주의'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다니자키는, 이후 여체에 대한 탐닉, 사도-마조히즘과 결합된 에로티시즘 등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1915년 열 살 연하의 이시카와 지요코와 결혼, 후일 친구인 시인 사토 하루오에게 아내를 양도하겠다는 합의문을 <아사히신문>에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1925년 출간된 《미친 사랑》은 다니자키 전기 문학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나오미는 당시 내연의 관계였던 처제 세이코를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적인 미모를 지닌 열다섯 살 소녀 나오미를 데려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길러 아내로 삼으려고 했던 주인공이 결국 육체적, 정신적으로 그녀에게 예속되어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출간 이후 ‘인습적 정조 관념에 매이지 않는 신여성의 관능적 연애’를 뜻하는 ‘나오미즘’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1935년 세 번째 부인 모리타 마쓰코와 결혼한 후, 그녀의 영향으로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했으며 이에 따라 작품세계 역시 고전적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그가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큰 기여를 했고 1948년 출간한 《세설》로 마이니치문화상, 아사히문화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고혈압으로 인한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열쇠》(1956), 《미친 노인 일기》(1962) 등 후기 역작들을 꾸준히 발표했고, 1949년에는 제8회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1964년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의 명예회원이 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한 다니자키는 1958년 펄 벅에 의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이후 1965년, 79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네 차례에 걸쳐 후보에 올랐다. 


 

역자 소개

  • 역자 : 양윤옥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 번역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을 수상하였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사쿠라기 시노의 『빙평선』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머리말

■ 편집자의 말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두 번째 권은 『금빛 죽음』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기나긴 문학 역정 중에도 주제나 장르 면에서 이색작(異色作)이 두드러지는 다이쇼 시기(1912~1926)의 작품을 골라 엮었다. 이 시기 이후에 발표한 『치인의 사랑』으로 부동의 지위를 확립한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에로티시즘의 작가, 이어서 일본 고전을 깊숙이 탐구한 순문학 작가로 명성을 떨치지만, 실상 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 문학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넘쳐흐르는 부와 밀물처럼 불어닥친 서구 문화의 홍수 속에서 현대 문명의 성장을 구가하였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다이쇼 시대의 다니자키 문학은 신문물에 대한 경이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나 영화에 매료되었던 다니자키는 『금빛 죽음』에 수록된 작품들 속에서 영화적 미장센을 활자화해 보고자 자신의 문학적 감각을 곤두세운다.
「인어의 탄식」(1917)은 근세 중국을 배경으로, 막대한 부와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미모의 귀공자가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네덜란드인에게 영묘한 인어를 사들이면서 빚어지는 환상적인 사건을 줄거리로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만화경처럼 화려한 문체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묘한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작가의 다이쇼 시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서양 문물에 대한 추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마술사」(1917)는 일견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니자키의 그로테스크한 취미를 엿볼 수 있는 기괴한 환상 문학이다. 성별도, 인종도, 그 무엇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마술사에게 영혼을 빼앗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 또한 다이쇼 시기에 다니자키가 선보인 문학적 특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끝으로 이 책의 표제작 「금빛 죽음」(1914)은 다니자키 스스로 부정했던(자신의 전집에서 제외시켰던)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화자인 ‘나’와 친구 오카무라는 오랜 친구로, 두 사람 다 예술에 큰 뜻을 품고 있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은 오카무라는 학업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며 전대미문의 예술 작품을 실현하고자 분투한다. 이 과정을 시종일관 관찰하는 화자는, 오카무라의 대담한 미학을 독자에게 들려주며 그들의 논쟁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그리스적 육체미를 신봉하고, 오로지 아름다운 것만이 옳고 진실하다고 부르짖는 오카무라가 보여 줄 최고의 예술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울려 퍼지는 장중한 논박을 통해 우리들은 다니자키 미학의 핵심을 살필 수 있다.

책 속에서

어느 가을날 저녁나절의 일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잠시 뒤에 나는 늘 하던 대로 문학담이나 다퉈 볼까 하고 그의 집에 갔는데 바야흐로 그는 한창 연습 중이었는지 사람을 시켜 그대로 나를 체조장 쪽으로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아, 실례했네. 자네도 잠깐 운동 좀 해 보는 게 어때?”
그는 쾌청한 푸른 하늘을 등지고 철봉에 올라앉아 매우 유쾌한 듯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항상 교복 차림이 눈에 익었던 나는 화려한 녹청색 운동복을 몸에 딱 맞게 입고 거의 반나체 상태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도 아름답고 요염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날 밤 그는 나를 붙잡고 예술과 체육의 관계를 도도하게 논하여 들려주었습니다. 모든 문학과 모든 예술은 모두 다 인간의 육체미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육체를 경시하는 국민은 결국 위대한 예술을 낳을 수 없다. 육체적 훈련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천재도 결코 참된 예술가가 될 자격이 없다, 라고까지 극언을 했습니다.
“육체보다 사상이 먼저야. 위대한 사상이 없어서는 위대한 예술도 태어나지 않는 거야.”
나는 그런 말을 하면서 오카무라의 논리에 반대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금빛 죽음」에서

목차

인어의 탄식
마술사
금빛 죽음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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